정치는 대화와 타협인데 매사에 ‘독고다이 스타일’로 일관
험한 말과 막말로 인해 ‘대표적인 비호감 정치인’으로 자리 매김
자기편으로부터 배척받는 두 사람은 ‘겨울 추위’에 고생할 듯

2021년 새해에 정치권에서 가장 ‘껄끄러워하는 인물’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추미애 법무장관과 엮이기를 싫어하며, 국민의힘은 홍준표 의원을 멀리하고 싶어 한다. 그 결과물이 추미애 법무장관의 후임 지명이며, 홍준표 의원의 ‘복당 불허’이다.

왜 이런 일이 발생한 걸까? 결론부터 얘기하면 두 정치인의 ‘독고다이 스타일의 정치’가 지금 이러한 현상을 초래했다고 할 수 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지난해 1월2일 임명된 이후 줄곧 ‘윤석열 검찰총장 찍어내기’에 몰두하면서 논란의 중심인물이 되었다. 윤석열 참모의 좌천 인사(1월8일), 채널A 사건 관련 수사지휘권 발동(7월2일), 헌정 사상 첫 검찰총장 직무배제와 징계청구(11월24일) 등이 추 장관의 대표적인 업적(?)들이다.

추미애 장관의 노력은 두 차례의 법원 판결을 통해 철저하게 실패했다. 그 결과는 윤석열 검찰총장은 대선 여론조사 1위의 인물이 되었고, 검찰 조직은 난파선으로 불릴 정도로 엉망이 됐다.

추미애 법무장관은 지난해 7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아들 서모 씨의 군 휴가 특혜 의혹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소설 쓰시네”라고 발언해 파장을 일으켰다. 아들 군복무에 대한 ‘엄마 찬스’는 젊은이들의 거센 반발을 일으켰다.

추 장관은 지금 후임 장관이 지명된 상태에서 어정쩡하게 장관직을 수행중이다. 청와대는 추 장관이 사의를 표명했다고 했지만 공식적으로 사표 수리 여부를 밝히지 않은 상태다. 과거에는 사의 표명을 하면 바로 사직서를 수리하고 ‘차관 대행체제’를 가동하는 게 일반적이었는데 지금은 뭔가 다른 분위기가 엿보인다.

언론 보도를 종합하면 추 장관은 지난해 12월16일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정직 2개월 징계 처분을 재가 받으려고 청와대를 들렀을 때 대통령으로부터 사의 표명을 권고 받았다고 한다. 그렇지만 추 장관은 자신이 직접 사의를 발표하지 않았다. 그런 차원에서 추미애 장관이 ‘본인의 사의 표명이 아니라 사실상 경질됐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추미애 장관은 7일 “대통령에게 사의를 밝혔고, 대통령은 후임 장관 인선 시까지 업무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마무리해달라는 당부의 말씀이 있었다.”고 추측성 보도의 자제를 촉구했다. 그렇지만 최근 추 장관의 행보를 볼 때 정치적으로 입지가 매우 좁아진 것은 분명해 보인다.

국민의힘은 7일 김태호 의원의 복당을 허용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홍준표 의원의 복당은 허용하지 않았는데 이에 대해 “그건 뭐 여태까지 복당 하겠다는 생각도 안하고 신청도 안한 분인데 그런 분까지 구태여 우리가 스스로 얘기할 필요는 없는 거 아니야?”고 일축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싫어하는 홍준표 의원의 복당을 막은 것이다.

홍준표 의원의 과거 이력을 보면 흥미로운 대목이 나온다. 그는 2009년 이명박(MB) 대통령이 취임 1주년을 맞아 구상한 개각에서 법무부장관 물망에 올랐다. MB로부터 내락을 받기 직전에 홍 의원은 사석에서 “(법무장관이 되면) 대한민국을 세탁기에 넣고 돌리고 싶다”는 말을 했다.

그 말을 들은 MB 측근들은 MB에게 “홍준표가 장관이 되면 대통령 친인척과 측근들도 가만두지 않을 것”이라고 말렸다. 일부 인사가 홍준표의 법무장관 임명을 건의하자 MB는 “당신들이 통제를 할 수 있겠느냐”고 물었고, MB 측근들은 “그건 각하가 하셔야지요”라고 대답했다. MB는 그 말을 듣더니 “홍준표는 나도 통제 못해요”라고 말했고 결국 법무장관 임명은 없던 일이 되었다.

홍준표 본인도 나중에 사석에서 "세탁기 발언을 그때 하는 게 아니었는데"라면서 법무장관 무산에 아쉬움을 표시하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이 꺼려하는 추미애 법무장관과 국민의힘이 멀리하고 싶어 하는 홍준표의 공통된 이미지는 ‘통제불능의 인물’이라는 것. 두 사람은 정치 경력을 쌓으면서 소위 ‘독고다이(스스로 결정하여 홀로 일을 처리하거나 그런 사람을 속되게 이르는 말)’로 일관했다.

정치는 흔히 대화와 타협이라고 얘기된다. ‘밀당(밀고 당기기)’을 잘 해야한다는 의미다. 그런 측면에서 ‘독고다이 정치인’은 사실 정치의 속성에 맞지 않고, 결국 정치권에서 배척되기 마련이다.

추미애와 홍준표가 오늘날 정치적으로 입지를 구축하지 못한 것은 자신들의 독고다이 정치 스타일 때문이라고 하는 게 맞다. 정치인은 누가 키우는 게 아니라 자기 스스로 커야 한다는 말을 감안할 때 두 사람의 현 입지는 ‘자업자득’의 성격이 강한 셈이다.

추미애와 홍준표의 올 겨울은 자신들의 정치 인생에서 가장 추운 겨울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두 사람의 스타일이 변하지 않는 한 날씨는 풀려도 두 사람의 겨울은 꽤 길어질게 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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