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몰은 이제 연간 임대료만 116억원인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되었다. 주변 스포츠센타, CGV극장, 음식점, 쇼핑센타 등이 밀집되어 있어 하루 유동인구만도 2만명에 달한다. 상암 월드컵경기장은 2002년 월드컵 대회를 유치했던 20개(한국 10개, 일본 10개) 경기장 중 사후활용에 가장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02년 27억원의 적자(7월부터 수입 발생)를 기록했지만, 2003년에는 62억원의 순이익을 낸 데 이어 올 8월 현재 135억원의 매출을 달성해 2년 연속 흑자를 바라보고 있다. 2004년 매출목표가 142억원임을 감안하면 벌써 95%나 달성한 셈이다. 다른 지방경기장들이 월드컵 이후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허덕이고 있는 모습에 비춰볼때 상암월드컵경기장의 성과는 상당히 눈부시다. 지하철6호선 바로연결 등 주변여건 좋아 월드컵경기장 관리사업소 최준원 운영부장은 “잠실 올림픽운동장처럼 시민으로부터 외면당하는 경기장이 되면 안되겠다는 생각에 설계초기부터 관람석 스탠드 밑에다 쇼핑센터를 넣을 수 있도록 빈공간을 남겨놓았다”며 “월드컵대회 전부터 전담 태스크포스팀(TFT)이 짜여져 자료수집 및 운영사업자 선정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현재 월드컵몰에는 8개 시설 7개 업체가 총 2만5000평(8만2950㎡)을 차지하고 있다. 대형할인점ㆍ1층 스포츠센터(1만8750평)는 한국까르푸가 연간 92억원의 임대료를 내고 운영하고 있다. 그 외 영화관(3480평), 사우나(970평), 예식장(1200평)과 예식장 부대시설(200평), 식·음료점1(180평), 식·음료점2(240평), 은행(30평) 등이 입주해 있다. 이들 업체는 병원이나 약국, 한의원, 의류매장, 화장품숍 등에 다시 시설을 재임대했다. 때문에 이곳은 말 그대로 원스톱 쇼핑이 가능한 강북 최대의 쇼핑ㆍ엔터테인먼트 공간이 되었다. 운영팀 김영진 관리과장은 “시설 임대는 시너지 효과를 고려해 2002년 월드컵대회 기간 중에 추진했고, 1주년 기념일에 맞춰 2003년 5월 23일 월드컵몰을 개장했다”며 “MD(매장구성설계) 용역을 추진해 당초 스포츠용품 전문점, 우체국, 문화센터 등을 짓는 대신 예식장, 사우나, 식음료시설 등으로 업종을 재선정했다”고 말했다. 개점 초기만 해도 일부 회의적인 시각이 많았다. 할인점 입찰 예상가도 40억∼50억원에 불과했다. 하지만 매장 오픈 결과는 대부분 ‘대성공’이라는 평가를 내렸다. 초기에는 까르푸 매장 한곳의 하루 매출만 21억원이 나오기까지 했다. 현재 까르푸 평균 매출은 평일 4억∼5억원, 주말 6억∼7억원에 이른다. 아시아 지역 27개 까르푸 매장 중 최상위 매출을 올린다고 한다. 까르푸 관계자는 “영화관, 수영장, 사우나 등의 엔터테인먼트 시설, 주변 공원 등 다양한 휴식 문화공간을 보유하고 있어 유동인구가 많다”며 “마포는 물론 영등포, 강남, 일산신도시 주민들도 이곳을 찾는다”고 말했다. 지하철 6호선과 바로 연결돼 교통이 편리한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총 10개 상영관을 갖춘 1800석 규모의 멀티플렉스 극장 ‘CGV 상암’ 또한 뜨거운 인기를 얻고 있다. 유일하게 항공기 퍼스트클래스 좌석을 옮겨놓은 ‘골드클래스’를 운영하고 있는 ‘CGV 상암’은 최근 인기 드라마인 SBS ‘파리의 연인’의 촬영장소로 사용돼 젊은이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김영진 과장은 “처음에는 반신반의하던 업체들이 매출이 오르면서 관리사업소에 무척 고마워하고 있다”고 말했다. 상암 월드컵경기장의 수익에 큰 몫을 차지하는 또 다른 축은 바로 주경기장과 보조경기장이다. 우선 관리사업소에서는 주경기장을 축구경기뿐만 아니라 ‘문화공간’으로 과감히 할애했다. 2003년 축구경기 유치실적을 보면 한ㆍ일 정기전 등 A매치와 피스컵대회, 올스타전 등 8건 11경기에 총 24억여원의 수입을 올렸다. 축구경기가 없는 기간을 이용해 빈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초대형 오페라 ‘투란도트’, 조수미의 평화콘서트, 신영옥과 호세카레라스의 빅콘서트(Big Concert), 추억의 7080콘서트 등을 유치한 결과 행사수입금이 11억2000만원에 이른다. 특히 장이모 감독이 연출한 오페라 ‘투란도트’(5월 8∼11일)의 경우, 국내 오페라 사상 최대 규모의 무대를 선보여 화제를 낳았다. 입장권 최고가가 50만원에 이르고, 나흘간 총 11만명의 관객을 동원하는 등 이후 야외공연 붐을 이루는 계기를 마련했다. 정인준 소장은 “동절기, 하절기, 잔디 관리 등으로 인해 365일 중 사용 가능한 기간이 210일밖에 안된다. 한 번 행사를 마친 후 잔디 회복에 7일 걸린다. FC서울이 1년 중 24경기를 이곳에서 개최하기 때문에 그날은 제외해야 한다. 모든 변수를 고려하고 가능한 날짜를 이용해 행사를 유치하는 데 따르는 어려움이 있다”고 밝혔다. 보조경기장 활용 또한 활발하다. 최준원 운영부장은 “2003년 하반기 보조경기장 신청 문의가 265건에 이를 정도로 인기가 폭발적이었는데, 이 중 70건만 접수했다”며 “보조경기장도 주경기장과 똑같은 사계절 잔디가 깔려 있어 축구동호회나 조기축구회의 대관신청이 많다”고 말했다. 관리사업소 측에서는 잔디 훼손을 막기 위해 토ㆍ일요일 2시간씩 두 번, 총 4회에 걸쳐서 보조경기장을 개방한다. 물론 보조경기장은 수익보다는 ‘시민을 위한 공간’을 제공한다는 취지에서 임대가격이 저렴하다. 유소년 축구는 2시간 기준 7만∼10만원, 일반 생활축구는 2시간 기준 36만4000원이다. 최준원 운영부장은 “상암구장의 잔디는 ‘켄터키블루그래스(Kentucky Bluegrass)’라는 미국종으로 가늘고 부드럽다”며 “잔디 관리를 위해 샘플을 채취, 삼육대 잔디토양연구소에 의뢰해 정기적으로 점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아직 주차시설 부족으로 주변이 혼잡할 때가 많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는 앞으로도 계속 개선해야 할 부분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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