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선관위원장이 지켜야할 가장 중요한 일은 정치적인 중립을 지키는 일
-그간의 관례를 깨고 대법관 퇴임 후에도 선관위원장을 계속하겠다고 한다
-대법관에서 물러난 자연인 권순일은 선관위원장을 계속하기 위해서 연임 로비를 하며 다녔다

[시사포커스/정유진기자] 안철수 국민의 당 대표는 퇴임한 권순일 전 대법관을 향해 중앙선관위원장이 지켜야할 가장 중요한 일은 정치적인 중립을 지키는 일이라며 대법관 임기가 끝나면 선관위원장도 그만 두는 관례대로 중앙선관위원장에서도 물러나와 한다고 주장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7일 퇴임한 권순일 대법관은 중앙선관위원장도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사포커스DB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7일 퇴임한 권순일 대법관은 중앙선관위원장도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사포커스DB

안철수 대표는 8일 페이스북에 <권순일 중앙선거관리위원장께>라는 글을 올렸다. 안 대표는 "축구에서 심판이 일방적으로 상대팀에게 유리한 편파판정을 할 때,  우리는 이런 심판을 ‘상대편 12번째 선수’라고 한다"면서 "권순일 중앙선관위원장이 딱 그렇다"고 꼬집었다.

안 대표는 "중앙선관위원장이 지켜야할 가장 중요한 일은 정치적인 중립을 지키는 일"이라며 "그래야 민주주의의 근간인 선거를 공정하게 관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권위원장은 총선 전날, 문재인 대통령이 현금살포에 버금가는 노골적인 금권선거 지시를 했을 때 경고 한마디 하지 않는 등 여러 번에 걸쳐 정부 편을 들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런 권위원장이 이제는 그간의 관례를 깨고 대법관 퇴임 후에도 선관위원장을 계속하겠다고 한다"면서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에 잘 어울리는 선관위원장"이라고 비난했다.  안철수 대표는 "그 동안 선관위의 정치적 중립이 그나마 가능했던 것은 대법관이 선관위원장을 겸임했기 때문이다"고 분석했다.

그는 "대법관에게 선관위원장이라는 영예를 더해 주는 것은 개인적인 영달을 추구하라는 것이 아니라, 공정한 선거라는 헌법 가치의 수호자가 되라는 뜻"이라면서 "삼권분립 하에서 행정부와 입법부로부터 자유로운 사법부의 대법관이라면, 어느 편에도 치우침 없이 선거를 공정하게 관리할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대법관 임기가 끝난 후에도 선관위원장을 계속한다면 더 이상 행정부와 입법부의 영향에서 자유롭기 힘들기 때문에, 심지어 군사정권하에서도 대법관 임기가 끝나면 선관위원장도 그만 두는 관례가 자리 잡은 것"이라고 진단했다.

안철수 대표는 "그러나 보도에 따르면 대법관에서 물러난 자연인 권순일은 선관위원장을 계속하기 위해서 연임 로비를 하며 다녔다고 한다"면서 "이런 사람이 직을 유지한다면 공정하게 선거를 관리할 거라고 믿는 국민은 아무도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안대표는 "이미 문재인 대통령은 자신의 대선캠프 특보를 선관위 상임위원에 임명함으로써 선관위의 정치적 중립성을 심각하게 훼손했다"면서 "그런데 만일 문 대통령이 권위원장을 연임시킨다면, 이것은 공정과 정의에 대한 사망 선고이자 민주주의의 핵심인 선거를 뿌리째 흔드는 반민주적인 처사가 될 것"이라고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선거법 패스트트랙 강행으로 이미 게임의 룰을 바꾼 여당이, 심판의 거취마저 이런 식으로 처리한다면 선거는 반칙이 판을 쳐도 심판은 보이지 않는, 해보나 마나 한 경기가 될 것"이라며 "판관 포청천까지는 바라지도 않는다"고 적었다.

그는 "그러나 뻔히 보이는 반칙에는 휘슬을 불 수 있는, 최소한의 양심과 도덕성을 갖춘 선관위원장을 바라는 게 그렇게 큰 욕심이냐?"고 반문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권순일 위원장은 선배 위원장들이 떳떳하게 지켜왔던 자랑스러운 전통을 이어가야 한다"면서 "국가 의전서열 5위에 걸맞는 아름답고 당당한 뒷모습을 보여 주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안 대표는 "이미 얻을 것 얻고 오를 데까지 오른 성공한 인생이지 않습니까?"라며 "무엇을 더 바라서 추한 모습을 보이려 하십니까? 더 이상 추한 모습을 보인다면 국민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국민의 힘 최형두 원내대변인도 "역대 18명의 선관위원장 가운데 대법관 임기를 마친 뒤에도 위원장 직책을 계속한 사람은 없었다"며 "임박한 선거도 없는 상황이므로 권 위원장이 물러나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조선일보는 7일 대법관 임기를 마치고 퇴임한 권순일 중앙선관위원장이 국민의힘 지도부에 "이달 말까지만 위원장직을 하고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권순일 위원장의 중앙선관위원장 임기는 법적으로 3년이상 남아 있다. 그는 박근혜 정부 당시인 2014년 대법관에 임명됐고 2017년 12월 김명수 대법원장이 선관위원에 지명했다. 

선관위는 오는 21일 전체회의를 열어 사무총장(장관급)과 사무차장(차관)에 대한 인사를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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