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로드 뮤지컬 <청년 장준하>

감성로드 뮤지컬 <청년 장준하>는 그 기획 자체만으로도 이미 세인들의 눈길을 끌며, 때로는 '경악'을 불러 일으킬 만한 것임에 틀림없다. 어떻게 장준하라는, 아직까지도 논란의 불씨 속에 놓여있는 정치적 인물의 삶을 '무대극'의 형식 속에 불러 들이고, 더군다나 '뮤지컬'의 형식으로 풀어낼 수 있단 말인가? 물론, 실체를 벗겨놓고 보면, 그닥 논란적일 만한 부분도 없고, 그저 장준하의 독립운동 활약상을 주로 다루는 '역사극'의 형식이긴 하지만, '장준하가 팔릴 수 있다'는 상업적 계산은 여전히 큰 부담감으로 남게 된다. 자, 그럼 이제 이들은 장준하를 '어떻게' 팔려 하는가? <청년 장준하>는 역사극이 지닐 수 있는 고정적 패턴, 정극의 단단한 구조에서 탈피하려 모든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 먼저, <청년 장준하>는 근래 들어 국내 연극계에서 유행하고 있는 '영상기법의 차용'을 통해 '다큐멘터리적 연극' 형식을 취하고 있음을 언급해야 할 듯. 이는 다큐멘터리라는 엄격한 형식과 뮤지컬의 자유분방한 형식이 맞닿아 이루어진, 전혀 예기치 못한 화학작용을 기대하고 있는 듯한 모습인데, 이런 '화학작용'은 비단 형식상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닌, 극 전체를 아우르는 음악 형식에도 고스란히 배어들어가 있다. 뮤지컬 음악계의 기린아 송시현과 국악의 현대화에 앞장 서고 있는 김대성이 만나 풀어낸 '배경음악의 크로스'는 형식의 크로스와 함께 <청년 장준하>를 '크로스-장르'극의 첨병격으로 밀어세우고 있는 것. 2003년 뮤지컬 대상 남우조연상에 빛나는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의 조승룡이 타이틀 롤을 맡았고, 영화 <꽃섬>으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임유진이 장준하의 부인인 김희숙 역을, 그리고 뮤지컬 <바람의 나라>에 참여한 바 있는 박완규가 '해설자'의 역할을 맡아 <청년 장준하>가 내비치는 '다큐멘터리적 성격'을 부각시켜 줄 예정이다. 기묘하게도 '장준하기념사업회'에서 직접 지원에 나선 작품이기도 하다. (장소: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일시: 2004.08.18∼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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