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취재본부 / 문미선 기자] 원희룡 제주지사가 광복절 기념식에서 쏘아올린 즉석 연설이 정치권과 세간에 거센 논란을 일으키면서 광복절 행사에 동석했던 기관장들까지 불똥이 튀는 양상이다.

이석문 제주도교육감은 18일 도교육청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광복절 기념식 관련 자신의 입장을 전했다.

이날 이석문 교육감은 경축해야 할 자리에서 독립유공자와 유가족 등 광복회원들께 상처와 아픔을 드렸고 4.3유족께 4.3을 상징하는 동백꽃 배지를 떼고 기념식에 참석하는 과오를 했다며 공식사과했다.

이어 E.H. 카의 역사는 ‘과거와의 끊임없는 대화’라는 명제를 인용하며 “이번을 계기로 아이들이 더욱 활발히 과거와 대화하 수 있는 역사교육의 장을 만들겠다”며 “광복회와 협력해 한국 근현대사 교육 컨텐츠를 교육현장에 보급,활용하고 근현대사 교육을 통해 평화와 인권, 정의, 민주주의의 가치를 아이들 삶으로 발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석문 교육감이 기자회견을 갖고 공식사과에 이른 것은 최근 일련의 광복절 기념사 논란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광복회 김원웅회장이 광복절 경축사에서 밝힌 ‘친일청산’ 기념사를 두고 차기 야권 대권 후보로 거론되는 유력 정치인 원희룡 제주지사가 ‘공·과를 함께 보지못하고 치우친 그릇된 역사관’이라며 비판하면서 친일청산 논란이 정치권으로 비화됐다. 

이어 제주도 요청으로 경축식에 함께 참석했던 제주 주요 기관장들의 ‘4.3 동백꽃 배지’를 탈거한 사려 깊지 못한 행보까지 알려지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전문] 제75주년 광복절 기념식 관련 입장 발표 기자회견문

사랑하고 존경하는 도민 여러분.

강태선 애국지사님을 비롯한 독립유공자들과 유가족, 광복회원과 4.3유족 여러분.

예우를 다해 기억하고 감사를 드려야 할 광복절 기념식에서 상처와 아픔을 드렸습니다.

아울러 광복절을 빼놓고는 이야기할 수 없는, 4.3을 상징하는 ‘동백꽃 뱃지’를 떼고 기념식에 참석한 부끄러운 과오를 보여드렸습니다.

제주의 대표 기관장으로서 상처와 아픔을 드린 데에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역사는 ‘과거와의 끊임없는 대화’라고 합니다.

이번을 계기로 아이들이 더욱 활발히 과거와 대화할 수 있는 역사교육의 장을 만들어 나가겠습니다.

광복회와 협력하여 한국 근현대사 교육 컨텐츠를 학교 현장에 보급, 활용하겠습니다.

4.3을 비롯한 한국 현대사 주요 사건을 광복과 연계해 교육하면서, 평화와 인권, 정의, 민주주의의 가치를 아이들의 삶으로 발현해 나가겠습니다.

아울러 코로나19가 전국으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습니다.

방학과 연휴 기간 동안 수도권 등 타 지역을 방문한 학생 및 교직원을 신속히 파악하고, 의심 증상이 있을 경우 검사와 자율 보호 등을 실시하겠습니다.

교육부 및 의료·방역 당국과 협력을 강화하여 2학기 학교 현장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광복 75주년  8월 18일

제주특별자치도 교육감   이  석  문

영상촬영/편집 / 문미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