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도 ‘엽기 살인’ 뒤숭숭

연쇄살인마 유영철 사건 때문에 온 나라가 뒤숭숭한 가운데 미국에서도 최근 엽기적인 살인사건에 대한 재판에 온 미국인들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임신 8개월째인 아내 레이시를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는 비료 판매상 스콧 피터슨(32)의 재판이 바로 그것. 그는 2002년 크리스마스 이브 때 아내를 때려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으나 자신은 사랑하는 아내가 해변산책을 나갔다가 실종됐다고 경찰에 신고했다. 레이시의 시신은 2003년 4월 샌프란시스코 만 해변에서 발견됐으며 당시 태아가 몸 밖으로 빠져나온 상태였다. 문제는 남편 스콧 피터슨이 시신을 어떻게 목격자 없이 해변가로 옮겼느냐는 것. 살해 사건이 일어났던 당시 아내 말고 다른 애인이 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지는 등 여러 주변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지만 이를 증명할 만한 증거가 나오지 않아 경찰은 수사에 애를 먹었다. 오랜 노력 끝에 경찰은 지난 7월 7일 열렸던 재판에서 새로운 증거를 제시했다. 스콧 피터슨은 아내를 죽인 후 자신의 트럭에 있는 공구박스에 시신을 담아 바다에 버렸다는 것. 그리 크지 않은 공구박스에 임신한 여성이 들어갈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서 비슷한 체격의 여성을 통해 현장검증도 거쳤다. 공구박스에는 살해 당시 레이시(155cm.69.3kg)와 비슷한 체격(임신 9개월.159cm.71.2kg)을 가진 킴 풀브라이트란 여성이 들어갈 만한 공간이 있었다. 스콧 피터슨 사건을 기소한 검찰은 이 증거를 매우 강력한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한 검사는 “이 증거를 통해 배심원들이 검사의 말이 사실이라는 것을 확신할 것”이라고 말했고 재판을 지켜본 사람들은 “죽은 레이시처럼 조그만 박스에 웅크린 킴의 모습을 통해 배심원들이 레이시에 대한 동정심이 더욱 부각됐다”고 전했다. 한편 검찰과 경찰의 주장이 받아들여질 경우 스콧 피터슨은 캘리포니아 주 대법원이 지난 4월 6일 임산부를 죽였을 경우 2건의 살인행위로 봐야 한다고 판결한 법안에 따라 2건의 살인죄로 사형을 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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