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도 이르면 2~3년 내에 자회사를 설립하거나 계열사를 통해 저가 항공사를 운영할 방침이다.

대한항공은 몇 년 전부터 태스크포스팀을 구성해 저가 항공사 설립 타당성과 진출 방안을 검토해 왔다. 대한항공은 신규 자회사를 설립하는 방식 보다 기존의 계열사를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며 이 경우 부정기 항공운송사업 경험을 보유하고 있는 한국공항(Air Korea)을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김영호 대한항공 여객담당 사장은 “항공 시장 환경의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저가 항공사 설립을 추진하게 됐다”며 “세계 최고 수준의 정비 능력을 갖고 있는 대한항공의 축적된 기술과 효율적인 기재 운영으로 차별화된 질 좋은 저가 항공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한항공이 운영하게 될 저가 항공사는 국내선 외에 중·단거리 국제선까지 운항하고, B737 급의 고효율 중소형 제트기를 활용해 저원가-저운임으로 시장수요를 창출해 나가는 전형적인 저가 항공사 모델을 채택할 예정이다.

대한항공은 글로벌 이미지를 유지하면서 고급 상용수요를 맡고, 신설되는 저가 항공사는 관광노선 중심으로 운영토록 하는 상호 보완적 역할 분담을 통해 WIN-WIN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저가 항공사는 미국과 유럽에서 전체의 20% 달하는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고, 중국과 동남아에서도 최근 급속히 세력을 확대하고 있다. 저가 항공사의 수가 크게 증가하고 있는 것은 항공운송사업의 환경이 바뀌고 있기 때문.

과거에는 항공사 설립이 정부의 엄격한 규제대상이었으나, 규제 완화와 오픈스카이(Open Sky) 정책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진입 장벽이 크게 낮아 졌다. 여기에 일부 고소득층 중심이었던 수요 기반이 가족단위의 관광여행, 해외연수 등으로 점차 넓어지면서 추가로 개발할 수 있는 잠재수요가 대폭 확대되고 있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은 이러한 시장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낮은 운임으로 양질의 수송서비스를 제공, 고객 유치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또, 최근 중국과 동남아 지역의 저가 항공사들이 한국시장을 계속 잠식해 나가고 있는 현상을 더 이상 좌시하지 않겠다는 의지도 포함돼 있다.

그간 대한항공은 일부 저가 항공사를 중심으로 덤핑 판매와 시장교란이 횡행하고 부실한 관광상품이 남발돼 여행객들의 피해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바로잡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해 왔다.

전 세계적으로 제대로 된 저가항공사가 몇 안 되는 현실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정비능력을 자랑하는 대한항공이 축적된 경험과 효율적 기재 운영으로 차별화를 꾀할 경우 저가 항공사 시장 판도가 급변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한편, 향후 2~3년 후 경부고속철도가 완전 개통되면 경부축 중심의 항공수요가 고속철도로 이동하면서 국내선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항공은 국내선에서 발생하는 항공기 여력을 활용하기 위한 새로운 시장 확보와 비즈니스 모델 개발이 필요하다고 판단했으며 저가 항공사 설립은 이러한 측면까지 고려한 다목적 포석의 일환이다.

이미 화물부문에서 세계 1위에 올라 있으며, 2010년까지 글로벌 리딩 캐리어(Global Leading Carrier)로 성장해 나가겠다고 하는 대한항공이 저가 항공사 설립을 통해 새로운 도약을 이루어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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