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한달안 가시적 통합 틀 만들어야배제론? 누군 넣고 누군 뺄 권리 없어 낮은 지지율? ‘정동영의 정치’ 실종 탓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은 1일 “6월중에 가시적인 대통합의 틀을 만들어야 한다”며 “우선 대통합의 전진기지를 만드는 데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6월의 첫날을 맞아 서울 여의도의 한 호텔을 방문한 정 전 의장을 만나 정계개편에 대한 견해를 들어 보았다. 그는 “말보다 행동에 나서겠다”거나 “정치 전면에 본격적으로 나서겠다”는 말을 서슴없이 했다. 그의 적극적인 발언과 행보는 범여권의 통합 구도에 새로운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열린우리당 의원들이 오는 15일에 탈당하겠다고 했다. 함께 탈당할 생각인가?
“탈당 자체는 목적이 아니다. 새로운 공간을 만드는 것이 목적이다. 대통합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행동하겠다”
-‘지금 필요한 것은 고민이 아니라 행동’이라고 강조하고 있는데?
“지금까지는 솔직히 누가 좀 해줬으면 했다. 열린우리당 현 지도부가 있는데 앞장서기가 자유롭지 않았다. 이제는 시간이 없다. 6월 한달 내에 가시적인 틀거리를 만들어야 한다. 더이상 제3자로 머물 수 없다. 제3지대에 대통합의 전진기지가 만들어져야 한다. 나도 내 역할을 하겠다”
-열린우리당 지도부는 10일께 시민사회 쪽과 창당선언을 한다고 했다.
“지난 2월 전당대회에서 현 지도부가 통합을 반드시 이루겠다고 약속했다. 약속을 지켜야 한다. 그러나 정계개편을 독점하려고 해선 안된다”
-2007년 대선 승리 가능성이 얼마나 있다고 보나?
“현재는 이길 수 있다고 말할 수 없다. 다만, 김대중 전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을 찍었던 이들은 지금 멋진 한판을 기대하고 있다. 그 기대를 담아낼 수 있다면 한판 승부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
-노무현 대통령과 김대중 전 대통령의 생각이 어떻게 다르다고 보나?
“노 대통령은 대통합신당에 회의적이다. 대통합이 안돼도 길이 있다고 본다. 반면, 김대중 전 대통령이나 우리는 통합신당이 안되면 길이 없다고 본다”
-‘친노 직계’도 통합신당에 참여할 수 있다고 보나?
“자신들이 알아서 할 일이다. 그들은 통합신당을 지역주의로 규정했고, 당을 사수하겠다고 했다. 생각을 먼저 바꿔야 한다. 통합신당에 동참하지 않아도 12월쯤에는 같이 할 수 있다고 본다”
-참여정부의 책임있는 인사와 함께 할 수 없다는 박상천 민주당 대표의 ‘배제론’을 어떻게 평가하나?
“그의 주장일 뿐이다. 어떤 사람도 누구를 넣고 뺄 권리가 없다. 판단과 선택은 국민의 몫이다. 대통합의 중심이 박상천 대표가 아니다”
-제3지대에 민주당과 중도개혁통합신당도 합류할 수 있다고 보나?
“지금 범여권은 여러 갈래로 쪼개져 있다. 작은 차이(小)와 작은 이익(小利)에 발이 묶여 있다. 대동(大同)이 필요하다. 대동소이가 ‘명사’가 아닌 ‘동사’가 되어야 한다”
-본인의 지지율이 낮은 원인은 뭐라고 보나?
“나는 이 정부의 공은 공대로, 과는 과대로 떠안고 심판을 받을 것이다. 정치적으로 4대 과오가 있었음을 인정한 바 있다. 대북송금과 대연정을 반대하지 못한 것, 코드인사와 잘못된 대언론 정책에 대해 목소리를 내지 못한 것이다. 그간 ‘정동영의 정치’가 실종되어 있었다”
-‘정동영의 정치’는 어떻게 할 것인가?
“대통합의 전진기지를 만드는 데, 정동영 정치의 핵심이 집중될 것이다”
-올해가 6월 항쟁 20주년이다.
“87년이 없었으면 지금의 모습은 사뭇 달랐을 것이다. 이른바 ‘권력형 386’과 ‘일반 386 세대’는 다르다.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를 만들어낸 이들이 꿈꾸던 세상은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 국민통합을 외치면서도 그것에 가장 실패한 것이 참여정부였다. 이제는 ‘통합의 정부’를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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