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명여대 앞 성범죄노출 위험수위

서울 숙명여대 앞 청파동에서 하숙을 하고 있는 24세의 정모씨는 최근 부쩍 귀가시간이 일러졌다. 정씨의 귀가를 재촉하는 것은 골목어귀에서 여성들을 기다리고 있는 변태성욕자인 일명 ‘바바리맨’의 출현이다. 지난달 하숙집 앞 골목에서 아랫도리를 드러낸 바바리맨과 마주치고 기겁을 한 뒤부터 정씨는 해가 지기 전 서둘러 집으로 돌아오는 버릇이 생겼다.

이런 가운데 인근에서 하숙을 하는 한 여대생이 방안에 급습한 괴한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는 흉흉한 소문까지 떠돌자 정씨는 이사마저 고려하고 있다. 정씨는 “혹시 누가 따라 들어올까 집에 들어 올 때면 몇 번씩이나 뒤 돌아 본다”고 하소연했다. 이처럼 두려움에 떠는 것은 비단 정씨만이 아니다. 최근 들어 부쩍 더 기승을 부리는 숙명여대 인근 파렴치한들로 인해 인근에 거주하는 여대생과 주민들이 공포에 떨고 있다.

지난해 9월 숙명여대에 재학 중인 박모(22)씨는 학교와 그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이틀 연속 끔찍한 일을 겪었다. 처음 봉변을 당한 때는 9월 11일 오후 4시 30분경. 수업을 마치고 학교에서 남영역으로 내려가는 길에서 주택가로 빠지는 골목에서 벌어졌다. 그리 늦은 시간은 아니었지만 스산한 기운마저 감도는 외진 골목에서 박씨는 옷을 벗은 채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백인남성과 마주쳤던 것. 여고에 다닐 때도 바바리맨을 만난 적이 없던 박씨는 너무 당황해 소리도 지르지 못하고 황급히 골목길을 빠져나왔다.

그러나 박씨의 끔찍한 경험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다음날 2시 50분 경 비슷한 장소에서 박씨는 바지를 벗고 자신을 향해 음흉한 웃음을 보이는 40대 후반의 남성을 또 한번 맞딱뜨렸다. 전날의 공포스런 기억이 채 가시기도 전에 또 다시 변을 당한 박씨는 치를 떨며 도망치듯 골목을 벗어났다. 박씨는 “벌건 대낮에 그런 일이 벌어질 거라고 누가 상상이나 하겠느냐”며 분통을 터트렸다.

‘변태골목’에 바바리맨 우글우글

박씨처럼 숙명여대 근처 골목에서 변태성욕자를 마주 한 사람들이 속속 생기고 있다. 숙명여대 홈페이지 게시판에도 하루가 멀다 하고 ‘변태를 마주쳤다’는 글이 올라오고 있다. 여고나 여대 근방에 속칭 바바리맨이 출몰하는 것은 새삼스런 일은 아니다. 그러나 숙대근처의 경우 상황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

변태가 자주 출몰하는 골목길은 ‘변태골목’이란 이름까지 붙을 정도다. 변태성욕자가 많은 만큼 그 유형도 가지각색. 골목길에 숨어 있다가 갑자기 나타나는 은둔형, 도망을 쳐도 끊임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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