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이 쏘아올린 판도라 상자, 권력의 썰물과 함께 ‘활짝 열리고 있다’
조국이 쏘아올린 판도라 상자, 권력의 썰물과 함께 ‘활짝 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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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의 내리막길? 울산시장 선거 개입, 유재수 구속 등 줄줄이 대형사건 발생
임기반환점 돌자 권력형 비리 드러나 ... “물이 빠지면 누가 벌거벗고 있는 지 드러난다”
문재인 대통령의 ‘끼리끼리 인사’가 참사의 원인 – 자기 사람 감싸기로 일관하다가 말썽
“봇물 터지는 게 아니라 댐이 무너지는 것” 언론까지 돌아서며 '권력형 게이트‘로 발전

2019년을 한 달 남은 시점. 유재수 구속, 울산시장 선거 개입, 우리들병원 등으로 온 나라가 시끄럽다. 이번 사건들은 한결 같이 한 방향을 가리킨다. 문재인 대통령이 있는 권력의 핵심 청와대다.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시간을 되짚어보자.

시작은 조국(曺國)이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9월9일 “명백한 위법행위가 확인되지 않았는데도 의혹만으로 임명하지 않는다면 나쁜 선례가 될 것이다”‘며 조국을 법무장관에 임명했다. 조국은 9월10일 현충원을 찾아 “국민으로부터 받은 권한 국민에게 돌려드리기 위하여 법무부 혁신과 검찰개혁을 완수하는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라고 멋들어지게 썼다.

조국 임명은 많은 국민들의 반발을 불러왔다. 광화문에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당시 이상으로 많은 국민들이 몰려와 ‘조국 아웃, 문재인 아웃’을 외쳤다. 조국은 취임 36일 만인 10월16일 사퇴했다.

조국 사퇴는 모든 걸 뒤덮고 있던 권력의 덮개가 걷힌 것을 의미했다. 시간도 문재인 정부의 임기반환점과 거의 맞물려 있었다. 권력이 이제 내리막길에 접어든 시점이고 ‘조국 사퇴’는 그 신호였던 셈이다.

“물이 빠지면 누가 벌거벗고 수영하고 있는지 안다.”는 말이 있다. 권력에 누수 현상이 생기자 여기저기서 의혹이 사실로 확인되고 있다. 권력 주변에 있던 많은 사람들이 어떻게든 살아야한다는 생존 본능 속에서 ‘그동안은 침묵했지만 이제는 말할 수 있다’로 태도를 바꾸기 때문이다.

유재수의 비위 의혹은 그동안 말이 참 많았다. 금융위원회의 핵심인 금융정책국장을 지낸 인사였는데도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수석전문위원, 부산시 경제부시장으로 영전을 거듭했다. 권력의 생리를 잘 아는 사람들은 당연히 ‘힘센 사람이 봐주고 있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제 보니 ‘유재수 감찰 중단’의 핵심에 조국이 등장했다.

김기현 전 울산시장의 수사첩보를 경찰에 넘긴 곳도 청와대 민정수석실이었다. 박형철 반부패비서관은 “백원우 민정비서관이 가져온 첩보를 공문(公文)처리 않고 경찰에 보냈는데 유일한 사례여서 똑똑히 기억한다”고 검찰에 진술했다. 경찰은 수사 기밀인 압수 수색계획까지 수사상황을 여러 차례 보고했고 노영민 청와대 비서실장까지 해당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은 야당 울산시장이 공천을 받은 그날 압수수색을 했다. 그 결과 문재인 대통령과 ‘30년 절친’이자 대통령이 “당신의 당선이 내 가장 큰 소원”이라고 말했던 인사가 당선됐다. 이건 전형적인 국기 문란이 아닐 수 없다.

우리들병원 특혜 대출 문제는 그동안 언론에서 심심찮게 기사화됐다. 우리들병원 의혹은 이상호 회장이 2012년 9월 대선을 앞두고 국책 산업은행에서 1400억 원을 대출받은 데서 시작됐다. 산업은행은 대출이 까다롭기로 유명하며 일반 병원이 해당 은행에서 거액을 대출받는 경우는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출액수도 우리들병원의 부동산 감정가액 973억 원을 훌쩍 뛰어 넘는다. 우리들병원 특혜 대출에는 문재인 정부의 실세 이름들이 여럿 등장한다. 앞으로 줄줄이 사실이 밝혀질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수많은 서민들을 울린 부산저축은행 사건, 권력 실세가 등장하는 인사 청탁 등 앞으로 나올 사건들도 연이어 대기 중이다.

문재인 정부는 출범하면서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며,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다’고 외쳤다. 그렇지만 권력의 속성은 그렇게 작용하지 않는다. 제 편을 우대하고 감싸며, 상대방은 홀대하고 내치는 게 권력의 작동원리다. 문재인 대통령부터 조국 임명과정에서 ‘자기 편 감싸기’의 극단적 사례를 보여줬다.

필자의 지인은 이런 의견을 제시해왔다.

“지금 상황은 "봇물 터지듯 한다."가 아니라 "댐이 무너지는 것"이 더 정확한 것 같아요. 정권에 우호적이던 언론까지 펜대를 거꾸로 잡고 있네요. 손을 쓸 수 없는 단계로 들어가는 것 같습니다.”

‘권력형 게이트’가 여기저기 터지는 상황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옆에서 지켜봤던 김종인 씨가 언론에 대고 한 마디 했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이 문제 자체를 모르는 게 문제다”라고 말했다. 김종인 씨는 이 말을 ‘국정 현안을 잘 모른다’는 의미로 사용한 것 같지만 필자는 생각이 약간 다르다.

문재인 대통령이 가장 몰랐던 문제는 ‘인사 문제’였다고 보는 게 옳다.

무엇보다도 국민의 신뢰를 받고 능력을 인정받은 인물을 우선해애 했는데, 능력과 인품보다는 자기 사람만 쓰며 ‘끼리끼리 문화’를 조성했다. 노무현 정부 때 청와대 정책실장을 지낸 김병준 교수는 “민정수석실 특성상 믿는 사람을 쓰는 경향은 있지만 지금 청와대는 과거 함께 일했던 사람만 또 쓰는 분위기가 유독 강하다”고 말했다. 이렇게 자기 사람만 쓰다 보니 시스템에 의한 업무가 잘 이뤄지지 않게 된다. (외교팀, 경제팀은 언급하기도 민망할 수준이다)

박근혜 정부에서 초대 민정수석을 지낸 곽상도 자유한국당 의원도 “민정수석실은 대한민국의 거의 모든 정보가 집결되는 곳이다. 정치인과 고위공직자 신변부터 주요 사업 동향까지 정보를 손안에 쥐고 있어 공직기강의 검(劒)이 될 수도, 거대 부패집단이 될 수도 있다”고 언론에서 지적했다. 막강한 힘이 있으니 검은 유혹이 다양한 경로로 들어오게 되고 거기에 넘어가기 쉽다는 얘기다.

문재인 대통령 스스로가 민정수석 출신인데다 유독 자기 사람 쓰는 데 집착한다. 그게 민정수석을 지냈으며 ‘가족 비리의 대명사’가 되어 ‘조국스럽다’는 신조어를 만든 조국 법무장관을 끝까지 챙긴 이유다. 거기서부터 문재인 정부의 내리막길이 시작된다고 보는 게 합리적인 추론이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조국 임명부터 100일도 지나지 않았는데 이렇게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아득히 먼 일처럼 느껴지는데... 조국의 법무장관 임명과 사퇴는 문재인 정부의 최대 악수이자 패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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