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상, “지금 정치 대화·타협 실종됐다” 개탄

문희상 국회의장. ⓒ국회 제공

[시사포커스 / 박고은 기자] 문희상 국회의장은 18일 김대중-오부치 선언을 강조하며 한일 갈등 해법을 제시했다.

문 의장은 이날 서울 국립현충원에서 열린 김대중 전 대통령 10주기 추도식에 참석해 “김대중 전 대통령은 1998년 김대중-오부치 선언을 통해 양국관계 해법과 미래비전을 제시했다”며 “당시 일본의회 연설을 통해 ‘한일 두 나라가 과거를 직시하면서 미래지향적 관계를 만들어나갈 때’라고 역설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일 양국의 과거, 현재, 미래를 꿰뚫은 놀라운 통찰력과 혜안이 아닐 수 없다”면서 “안타깝게도 20년이 지난 지금 양국관계가 큰 벽에 서고 말았다”고 했다.

문 의장은 “그렇지만 분명하고 확실한 건 대한민국 국력은 강하고 국민의 저력은 더욱 강하다는 것”이라며 “우리 국민은 능동적이고 당당하게 이 어려움을 헤쳐나갈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문 의장은 정치권에 대화와 타협을 주문했다.

문 의장은 “당신께선 ‘서생적 문제의식과 상인적 현실감각’의 조화를 정치인에게 필요한 능력이라고 하셨다”며 “‘최선이 아니면 차선, 최악을 피하려는 차악’을 선택할 줄 아는 자세를 갖춰야 한다고 하셨다”고 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지금의 정치는 대화와 타협이 실종됐다”며 “민족 대도약의 기회를 맞아 국론을 모아야 할 정치권은 서로를 탓하며 반목과 갈등의 골만 깊어가고 있다. 10주기를 추모하는 오늘, 더더욱 대통령님의 빈자리가 그립다”고 밝혔다.

문 의장은 “대통령님의 생애는 진정한 용서와 화해를 통해 국민통합의 길을 걸어온 여정이었다”며 “당신을 탄압했던 세력과 결코 타협하지 않았지만 훗날 그들을 용서하기까지 하셨다”고 했다.

그는 “1997년 12월, 대통령님께서는 평화적이고 수평적인 정권교체를 이뤄내 민주화를 완성했다”며 “산업화 세력을 포용하고 힘을 모아 연합정부 형태로 국정을 이끌었고 국가 최고 지도자로서 진보와 보수라는 이분법을 배척했으며, 진영을 가리지 않고 인재를 등용했다”고 말했다.

문 의장은 “이러한 통합과 화해의 정치는 국민의 단결과 단합으로 이어졌다”며 “유례없이 짧은 시간 안에 IMF 국난을 극복하고, 국민과 함께 일어설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되었다”고 평가했다.

덧붙여 “‘자유가 들꽃처럼 만발하고 정의가 강물처럼 흐르며 통일의 희망이 무지개처럼 피어오르는 나라’ 저를 정치의 길로 이끌었던 대통령님의 말씀을 따라 정치 인생의 마지막까지 혼신의 힘을 다할 것”이라며 “저와 우리 국민과 대한민국은 대통령님을 결코 잊지 못 할 것이다. 사무치게 그립고 보고 싶다. 부디 편히 쉬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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