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바른미래당이 손학규 대표를 지지하는 당권파 출신인 채이배 정책위의장의 지도부 입성으로 21일 오신환 원내대표 하에서 열린 첫 원내대책회의에서부터 극심한 파열음이 일어났다.

먼저 손 대표가 일방적으로 임명한 채 정책위의장이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한 데 대해 하태경 의원이 “동료 의원에게 인정받지 못하고 원내대표에게 승인받지 못한 불명예스러운 임명”이라며 “우리 내부의 아픔을 가장 빠르게 치유하는 것은 손 대표를 하루 빨리 사퇴시키는 것”이라고 발언하면서 신경전이 격화됐는데, 뒤이어 이동섭 원내수석부대표도 “정책위의장은 원내대표랑 호흡하는 자리인데 전혀 협의하지 않고 임명한 것은 문제가 있다”며 “선출직 최고위원 100%가 반대하는 임명은 비민주적”이라고 하 의원을 거들고 나섰다.

특히 이 원내수석은 손 대표를 겨냥 “손 대표는 선출직 최고위원의 의사를 듣고 협의해야지 당을 이런 식으로 운영하는 것은 상당히 잘못됐다. 손 대표가 민주적으로 했으면 좋겠다”고 일침을 가했는데, 지상욱 의원은 아예 “손 대표의 농단으로 당이 백척간두에 섰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러면서 지 의원은 “손 대표가 민주평화당과 합치는 문제에 대해 평화당은 물론 청와대도 물밑 논의를 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사실이라면 야당 파괴하는 행위에 청와대와 야당 대표가 공모하는 범죄행위”라며 “이제 원내지도부가 중심을 잡고 이 험난한 파도를 넘어야 한다”고 오신환 원내대표에 한껏 힘을 실어줬다.

이에 채 의장은 “면전에서 면박과 창피를 주며 마음을 불편하게 하는 데 실망했다. 당원이 뽑고 임기가 보장된 당 대표를 물러나라고 하는 것은 반민주적인 행태”라고 즉각 반박한 데 이어 정책위의장직에 대해서도 “당 대표가 임명하는 자리로 원내대표의 승인을 요구하는 자리도 아니다”라고 정면으로 맞섰다.

또 채 의장은 각종 현안과 정책 측면에 있어서도 원내지도부 내 다른 인사들과 시각차를 내비쳤는데, “북한의 식량난이 7~9월 가장 심각하다는 점에서 정부의 조속한 식량지원을 촉구한다”고 주장한 데 이어 “이번 추가경정예산에서 재난과 안전에 관한 추경만 진행하는 것으로 공식 제안한다”고 밝혔으나 오 원내대표는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채 의장이 원내대책회의 사전 회의 때 자리에 없어서, 분리 추경 부분을 깊이 있게 논의하지 않았고 북한 식량지원 문제도 비공개 회의에서 여러 의원들이 다른 생각들을 제시했다”고 온도차를 드러냈다.

이 뿐 아니라 오 원내대표는 자신이 정책위의장 임명에 동의했다는 채 의장 발언에 대해서도 “사실이 아니다.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은 예산 및 정책에 대해 깊이 있게 논의해야 하기 때문에 엇박자가 나선 안 된다”며 “(임명) 무효 안건을 포함해 최고위에 이미 안건 지정을 요청했다”고 분명히 선을 긋는 입장을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