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고개 드는 ‘이회창 대안론’ 집중추적

손학규 없는 한나라당···이·박 진흙탕 싸움 재연조짐 확산
제3의 후보로 검증 끝난 이회창 나서나?···창 측은 ‘손사래’


한나라당의 ‘3월 위기설’은 진짜였다. 손학규 전 경기지사가 전격 탈당함에 따라 한나라당은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의 2파전으로 압축될 가능성이 커졌다.

손 전 지사를 포함한 군소 대권주자들의 눈치를 보며 피 터지는 전쟁을 피해왔던 빅2의 싸움이 폭풍처럼 몰아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민심을 등에 업고 있는 이 전 시장과 당심에서 우위를 보이고 있는 박 전 대표간의 경선빅뱅은 한치 앞도 바라볼 수 없게 됐다. 만약 이들이 검증 등의 사안을 두고 감정싸움이 재연된다면 진흙탕 싸움으로 진전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서로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입을 확률 또한 높아지게 된다.

여기서 오르내리는 이름이 하나 있다. 이회창 전 총재의 대안론이 계속해서 제기되고 있다는 것. 이미 작년 말부터 계속된 설이긴 하나, 손 전 지사가 탈당하고 당에 남은 빅2간의 혈전이 계속돼 국민의 외면을 받게 된다면 이 전 총재가 직접 나설 수도 있다는 것.

구원투수 이회창의 삼수 도전, 정말 설로만 남을 것인지 짚어보자.

한나라당 경선준비위원회는 지난 18일 마지막 전체회의를 갖고 ‘8월21일(대선 투표일 120일 전) 이전에, 20만 명(전체 유권자의 0.4% 수준)의 선거인단으로 당 대선후보를 선출한다’는 경선규정 개정안을 결정했다.

빅2의 분열과 막내의 이탈
결국 일요일인 오는 8월 19일에 경선을 실시할 것으로 보인다. 어찌됐든 손 전 지사가 탈당을 감행한 것은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빅2간의 이 같은 결정으로 경선규정 개정안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물론 손 전 지사의 탈당은 한나라당으로선 악재다. 그가 탈당을 했든 안했든, 이 전 시장과 박 전 대표의 검증공방 등이 재연될 것은 확실하기 때문이다.

이미 손 전 지사가 탈당하자마자 박 전 대표 측은 이 전 시장을 압박하기 시작했다. 박 전 대표의 측근인 유승민 의원은 지난 22일 이 전 시장 비서 출신인 김유찬 씨의 ‘위증교사’ 주장과 관련, 새로 구성될 검증위에서 재검증을 주장했기 때문이다.

이 전 시장도 한나라당이 계층과 지역을 뛰어넘는 개혁적인 정당으로 거듭나야한다고 강조하면서 “보수도 변해야 할 것”이라고 박 전 대표를 겨냥하기도 했다.

보수색이 짙어질 것이란 지적에 대해 이 전 시장이 ‘중도’ 색채 강화를, 박전대표는 ‘도덕성’을 차별화의 무기로 삼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특히 박 전 대표의 도덕성 강조는 이 전 시장에 대한 검증 문제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는 것이 중론이다.

일각에서는 이 둘의 감정싸움이 손 전 지사의 탈당감행처럼 경선 전 이탈도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또 경선 후에도 이긴 후보와 진 후보의 악감정으로 향후 ‘범여권 대 한나라당’ 구도에도 도움을 줄 수 없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 더욱 무게를 더하는 형국이다.

만약 이들의 진흙탕 싸움이 계속된다면 국민들의 눈은 과거 검증이 끝난 이 전 총재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빅2의 분열과 막내의 이탈로 한나라당이 가라않기 전에 이 전 총재가 구원투수로 나온 다는 것.

지난 21일 정봉주 열린우리당 의원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중 누가 대선후보가 되든 한나라당에선 결국 이 전 총재가 제3후보로 나올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그의 말에 따르면 빅2의 진흙탕 싸움이 계속돼 지지율이 동반하락하게 되고 손 전 지사 등의 범여권 대권주자들에게 밀리게 되면 지지자들은 ‘제3후보론’을 거론하게 될 것이란 것. 그리고 그 ‘제3의 후보’가 바로 이 전 총재라는 것이다.

정 의원은 이어 “이 전 시장이 후보가 되면 박 전 대표를 지지했던 의원들 중 초선의원은 손 전 지사 쪽으로 중진들은 이 전 시장 측으로 갈 것”이라며 “그러나 나머지 의원들은 살아남기 위해 이 전 시장을 흔들 것이다”라고 예측했다.

한나라당 제3의 후보는 昌?
정 의원의 말대로 라면 이 전 시장의 지지율은 빠질 수밖에 없고 한나라당 지지자들은 이 전 총재를 옹립하려 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물론 이 전 총재 측은 “말도 안 되는 시나리오”라며 일축했지만, 이회창이라는 이름이 자꾸 오르내리는 것은 한나라당으로서는 달갑지만은 않을 것이다.

저작권자 © 시사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