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권행보 신호탄 올린 김혁규 전 경남지사 밀착취재

남북 잇는 ‘햇볕정책’ 계승으로 경제공동체 건설하고
동서 잇는 ‘환 황해권’ 구상으로 대권도전 나선다?



또 한명의 잠룡이 승천을 준비하고 있다. 구 범여권의 대표적 영남주자인 김혁규 열린우리당 의원이 목포를 찾은 것.

물론 단순한 방문은 아니었다. 표면적으로는 목포대 특강과 자신의 지지모임인 ‘Happy Korea’ 서남권 본부 발대식 참석이었지만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고향인 목포에서 ‘대권의지’를 적극적으로 표명하는 자리이기도 했다.

물론 그냥 오진 않았다. 동서화합의 가교자 역할을 자임하는 그는 ‘환 황해권 경제협력체 구상’이라는 선물을 갖고 온 것.

그는 이날 목포대에서 ‘남북경제공동체 실현시대, 목포는 환 황해권 중심축’이라는 특강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의 지적을 추켜세우며 영호남을 잇는 경제발전 구상을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한나라당 유력 대권주자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한반도 대운하’ 구상에 맞불을 놓은 것으로 해석하기도 했다.


김 의원이 이날 강조한 것은 두 가지로 요약된다. 하나는 ‘남북경제공동체’ 건설이고 다른 하나는 목포와 부산을 연결하는 ‘남부권경제권’ 건설이다.

남-북 “햇볕정책 계승해야”
우선 ‘남북경제공동체’는 결국 DJ의 햇볕정책과 노무현 대통령의 평화번영정책을 이어받아 남북간 경제 건설을 이뤄내야 한다는 것이 요지다.

김 의원은 이날 목포대 특강에서 “DJ의 대북포용정책은 누구도 거스를 수 없는 대세”라며 “DJ의 햇볕정책과 노무현 대통령의 평화번영정책의 성공을 바탕으로 남북경제공동체를 건설해야 한다”고 추켜세웠다.

그러면서 “남북간 정상회담은 한반도 평화, 번영을 위한 국가적 민족적 과업”이라며 “정상회담은 그 시기나 장소, 정치적 이해를 따지지 않고 전 국민의 성원 속에 초당적으로 추진되어야 할 시대적 소명”이라고 남북정상회담의 중요성과 당위성을 강조했다.

김 의원은 “남북정상회담 논의가 전 국민적인 공감 속에서 공개적이고, 전향적으로 검토되기를 기대한다”며 “저는 남북 공히 경제적인 동반성장을 이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목포가 DJ의 고향임을 의식한 듯 김 의원은 DJ의 치적에 대해 추켜세우기도 했다. 그는 “북한 지도부에서 DJ에 대해서는 존경과 함께 평화의 물꼬를 튼 분으로 인정하고 있다”며 “오늘날 북핵문제가 해결되고 북·미수교, 북·일 수교 단계가 이야기되는 것은 DJ의 햇볕정책과 포용정책의 결과라고 평가한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퍼주기만 하느냐는 불만과 야당의 공격도 있었지만 당초에는 부정했던 부시 미 대통령 등도 DJ의 정책을 따라가는 상황”이라며 “DJ가 남북문제에서 일관된 철학이 있고 관심사다, 필요로 할 때 나서서 열심히 풀어나가고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단순한 남북관계 개선을 넘어 경제적으로 상호간 이익이 있음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남한의 자본과 기술, 북한의 우수인력들이 힘을 합한다면 상호 경제적 보완 효과를 통해 북한의 경제도 성장하고, 남한의 경제도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 될 것”이라며 “한반도 평화, 번영의 경제 공동체가 실현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 설명을 이었다. “구체적으로는 개성과 해주, 인천을 잇는 환 황해권 경제협력체제가 도래한다”며 “최소 1만개 이상의 중소기업과 물류, 문화 교류가 남한의 연평균 성장률 7%와 3만 불 시대를 앞당기고, 이에 따르는 북한의 산업화는 북한의 경제를 괄목할 만한 발전으로 이끌게 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남북경제공동체의 새로운 문을 활짝 열어젖히고, 신명나게 일하는 세상을 꿈꾸고자 한다”며 “남북간 평화, 번영을 위한 정상회담이 그 시작이 되길 기대한다”고 남북정상회담의 당위성을 재차 강조했다.

동-서 “환 황해권 구상으로”
김 의원의 이날 목포대 특강의 주제는 ‘서남권 개발과 한국의 미래’였다. 그는 강연 첫머리에서 “경상도에서는 며느리는 음식솜씨 좋고 성격 좋은 호남 며느리를 봐야한다는 말이 있다”며 “김치 맛의 결정하는 젓갈과 소금은 호남 중에서도 목포와 무안, 신안 것이 제일 좋다고 들었다”며 호남지역인 들에 대한 애정을 과시했다.

그의 호남민들에 대한 애정은 ‘환 황해권’ 구상 발언에서 절정에 이르렀다. 김 의원은 “그 동안 우리 국토개발 축은 경부라인이었지만 이제는 여기서 벗어나야 한다”며 “남북경제공동체 시대를 열어갈 환 황해권 발전전략의 중심축은 목포”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부산이라는 동쪽의 끝에서 자라고 성장한 제가 이런 생각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저의 오랜 꿈인 영호남이 하나 되고, 남북이 하나 되어 함께 춤추고 노래하고자 하는 소망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동서화합을 위해선 지역의 상징격인 김영삼(YS) 전 대통령과 김대중 전 대통령의 화합을 강조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김 의원은 “DJ께서 재임 중에 저(당시 경남도지사)를 사랑하고 아껴주셨다”며 화개장터, 영호남 부부결혼식 등을 소개하며 ‘동서화합의 가교자’임을 호남민들에게 각인시켰다.

황해권 발전 구상을 살펴보면 1단계로 자기부상 열차를 부산에서 목포까지 연결하고, 2단계로 호남고속철도를 신의주까지 연결한다는 것.

특히 자기부상열차는 자신이 경남도지사 시절 해왔던 사업임을 강조하며 목포와 부산을 연결해 남부권경제권 발전을 도모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영호남 화합에 오랫동안 주목해온 김 의원은 ‘1시간 생활권’이라는 실질적인 구상으로 지역화합과 국민통합의 기반을 구축하겠다는 전략이다. 자기부상열차 또한 현재는 시험 노선으로만 운영되고 있지만 얼마든지 상용화시켜 부를 창출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김 의원은 “자기부상열차는 우리 기술로 이미 개발해놓고도 실용화하지 못한 채 시험운행만 하고 있는 세계 최고의 최첨단 기술”이라고 말했다.

또한 목포는 군산, 장흥, 평택, 해주, 신의주를 잇는 ‘환 황해권 경제개발’ 구상과도 연결된다고 강조했다. 이는 이명박 전 시장의 한반도 대운하 구상을 의식한 것으로 해석된다.

김 의원은 이에 대해 “2050년이면 한국, 일본, 동남아, 중국, 인도로 이어지는 경제 블록이 전 세계 교역량의 70%를 차지한다”며 “이를 대비해 목포에서 신의주를 잇는 동북아 경제 허브를 구축해 한반도가 태평양 시대를 주도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의원은 “우리나라는 5천이 안 되는 인구와 부족한 자원 때문에 자체적으로 업그레이드하기는 힘들다”며 “경제상업국가, 무역국가로 발돋움해야 한다”고 여러 차례 강조해온 바 있다.

김 의원은 또 자기부상열차에 대해 “영호남의 동반 발전을 이뤄내자는 것”이라고 말해 경제적·정치적 영호남 통합을 이뤄낼 수 있는 대권 주자로 각인시키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김 의원은 특강을 마친 후 자신의 지지모임인 ‘Happy Korea’ 서남권 본부 발대식에 참석한 후 오후 8시경에 상경했다.

동-서-남-북 아울러, 대권도전
김 의원의 목포방문은 호남민심을 위한 것이다. 지난 2002년 대선에서 ‘호남지지를 받은 영남후보’인 노무현 대통령의 전철을 밟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또한 ‘환 황해권’ 구상은 현재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이 전 시장을 겨냥한 것으로도 풀이된다. 이미 대권의지를 시사한 김 의원의 향후 대권행보에 세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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