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기본 예의 지키길”…한국당 “정의당, 야당 역할 포기해”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가 20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비교섭단체 대표 연설 도중 선거제도 개편 관련 5당 원내대표들의 합의문을 들어보이고 있다. ⓒ뉴시스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가 20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비교섭단체 대표 연설 도중 선거제도 개편 관련 5당 원내대표들의 합의문을 들어보이고 있다. ⓒ뉴시스

[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여야가 20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있었던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의 비교섭단체 대표 연설 도중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집단 퇴장한 사태를 놓고 시각차를 드러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의 권미혁 원내대변인 브리핑을 통해 “본회의에선 다양한 의견들이 제시된다. 한국당 대표가 연설할 때 다른 당 의원들이 퇴장하면 어떻겠느냐”며 “부디 기본적인 예의가 지켜지는 본회의가 되길 기대한다”고 한국당을 직격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권 대변인은 “국회에서 본회의는 국회 의정활동을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무대다. 때로는 대립하고 때로는 서로 타협하면서 대한민국의 의회정치를 이뤄가는 것”이라며 “그 내용이 아무리 거슬렸다고 해도 타당 대표연설은 끝까지 듣는 모습을 보여줬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꼬집었다.

이 뿐 아니라 같은 날 민주평화당에서도 김정현 대변인 논평을 통해 “한국당의 오늘의 행태는 소수정당에 대한 무시에서 비롯된 것으로 자유한국당의 정치시계가 아직도 박근혜 국정농단 시절의 오만과 불통, 편견에 멈춰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며 “정의당 윤소하 원내대표 비교섭단체 대표연설 중에 퇴장한 것은 헌정사에서 나쁜 사례로 남을 일”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김 대변인은 “불과 며칠 전 나 원내대표의 연설 때 더불어민주당 측이 항의하며 비난했던 것을 벌써 잊었나. 내가 하는 연설은 남이 들어줘야 하고 남이 하는 연설은 퇴장해도 된다는 말인가”라며 “또 하나의 내로남불로 비난받아야 마땅하다. 아무리 껄끄러운 이야기가 나와도 경청하고 수용할 것은 수용하고 비판할 것은 비판하면 될 일”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심지어 이날 비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했던 정의당에선 최석 대변인 브리핑을 통해 “한국당이 또 다시 추한 모습을 보여줬다. 전형적인 소인배들의 행태”라며 “고언에는 귀를 막고 도망이나 치는 모양새가 비겁하기 짝이 없다. 윤 원내대표가 팩트로 뼈를 때리니 아프긴 아팠던 모양”이라고 한국당을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그러면서 최 대변인은 “윤 원내대표가 자유한국당이 선거제 개혁 합의를 휴짓조각으로 만들었다고 연설에서 비판하자 소리를 지르면서 집단 퇴장했다. 계속해서 부당하게 의석수를 챙기겠다는 날강도 심보가 참으로 꼴사납다”며 “들어야할 이야기는 회피하고, 연일 뒷방에 숨어서 가짜뉴스나 생산하며 모략을 일삼고 있으니 제1야당이란 이름이 아깝다. 이제는 왈패집단 정도로나 국민들에게 인식되는 한국당”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반면 한국당에선 이만희 원내대변인 논평으로 이날 정의당의 윤 원내대표 연설을 겨냥 “발언 대부분을 살아있는 권력인 현 정권이 아니라 제1야당인 한국당을 비판하는 데 사용했다”며 “정의당 스스로 민주당 2중대임을 자인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 발 더 나아가 이 대변인은 “지금 민주당이 주도하는 선거제 개편안에 따른다면, 현 제도에서는 교섭단체 지위를 얻기 어려운 정의당이 가장 큰 정치적 이익을 가져가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안”이라며 “당리당략에 눈이 멀어 국민이 부여한 ‘권력에 대한 감시’라는 야당의 역할을 스스로 포기한 것”이라고 질타했다.

또 그는 윤 원내대표가 선거제 개혁을 추진하는 데 한국당의 나경원 원내대표도 서명했다고 여야 5당 합의문을 꺼낸 데 대해서도 “5당 원내대표의 합의 정신까지 왜곡하며 적극 검토하자는 정치적 표현이 마치 개정에 합의한 기정사실인 것처럼 거짓 선동의 정치를 자행하는 것에 개탄을 금할 수 없다”며 “정의당이 왜 국민들에게 외면당하고 있는지, 정의당은 스스로의 모습을 되돌아보고 자성해야 한다”고 맞받아쳤다.

한편 윤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비교섭단체 대표 발언 도중 나 원내대표를 향해 “공정한 선거제도가 만들어지면 정의당이 교섭단체가 되기때문에 반대한다고 하신 것이 정말 사실이냐. 정의당과 심상정 위원장을 공격하는데 혈안이 돼 있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는데, “그만하라. 내려오라”는 한국당 의원들의 항의에도 불구하고 윤 원내대표가 거듭 나 원내대표를 겨냥하자 급기야 한국당 의원들은 “들을 것 없다. 나가자”며 단체로 퇴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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