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별로 해외시장에서 희비 엇갈려

국산 전자제품 가운데 과감한 투자를 통해 기술 및 디자인 개발에 성공한 제품은 수출이 크게 늘어난 반면 그렇지 못한 품목은 수출이 상당 폭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6월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4월까지 휴대전화를 비롯한 무선전화기 수출은 55억2천만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42.5% 증가했고 모니터 수출도 72.7% 늘어난 26억4천만달러를 기록했다. 컬러TV 수출증가율(괄호안 수출금액)은 85.6%(17억3천만달러), 냉장고 24.6%(4억4천만달러), 세탁기는 26.7%(2억6천만달러)였으며, 올 들어 내수판매가 30~40% 줄어든 에어컨도 수출이 12.3%(7억9천만달러) 늘었다. 진공청소기 수출도 21.6% 증가한 1억4천만달러에 달했다. 반면 컴퓨터 수출은 34.1% 감소한 3억3천만달러, VCR은 22.4% 줄어든 2억3천만달러였고, 전자레인지 수출도 1억4천만달러로 30.4% 줄었다. TV와 모니터 수출이 올들어 기록적인 증가율을 보인 것은 고가의 국산 LCD 및 PDP TV가 적절한 투자를 바탕으로 1/4분기에 유럽 및 북미시장 점유율이 2~3위에 오르는 등 시장의 주도권을 잡았기 때문으로 업계는 분석했다. 가격이 일반 컬러TV의 6배에서 20배에 달하는 LCD 및 PDP 기술개발에 이어 대량생산을 위한 투자가 알맞은 시기에 이뤄졌기 때문이라는 것. 휴대전화기 시장의 경우 이미 많은 나라에서 성장기를 지나 성숙기에 들어섰지만 삼성전자를 비롯한 국내 업체들의 고급화, 고가화 전략이 먹혀들었고, 세탁기와 냉장고도 고가의 드럼세탁기와 양문형 냉장고의 해외판매 호조로 수출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반면 중국과 동남아시아 등지로 생산시설이 대거 이전한 컴퓨터(3억3천만달러)와 전자레인지(1억4천만달러) 수출은 올 들어 각각 34.1%와 22.4% 감소했다. 또 최근 빠른 속도로 DVD로 대체되고 있는 VCR(2억3천만달러)도 22.4%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세계 전자제품 시장의 성장률이 5% 안팎인 점을 감안할 때 국산 전자제품의 수출 호조는 엄청난 선전"이라며 "하지만 해외 공장이전이 이뤄지거나 기술력에서 시대에 뒤떨어진 일부 분야는 수출이 큰 폭으로 줄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주요 소비재에 적용되고 있는 '생산자 책임제'가 전기·전자·가전 제품에도 적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어 화제다. 삼성지구환경연구소(소장 박종식)는 세계 환경의 날(6월 5일)을 맞아 내놓은 '생산자 책임 재활용 제도의 개선방안에 대한 관심사'란 제목의 보고서에서, "현재 가전 제품과 포장·용기류와 같이 실시되어온 생산자 책임 재활용 제도를 '전기·전자제품 재활용법'으로 전환, 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전기·전자 제품은 포장과 용기에만 제조 책임 연월일과 주요 생산자 등이 적혀 있어 포장을 버린 후에는 소비자들이 제조 책임자를 확인할 수 없다. 전기·전자 제품에 생산자 책임 표시제가 적용되면 생산자는 재활용, 지자체 및 판매자는 회수 및 운반, 소비자는 분리 배출의 역할 분담이 명확하게 이뤄지게 되어 폐가전제품에 대한 사회적 부담을 분담할 수 있게 될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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