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능력 도마에 오른 황태자 이재용 삼성그룹 전무

황태자 이재용의 황위계승이 위협받고 있다. 인터넷 사업실패등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는 이재용 경영능력. 아울러 삼성에버랜드 편법ㆍ증여 사건과 관련된 재판이 진행되고 있어 그의 경영권 승계가 위기(?)에 봉착해 있다. 삼성 스스로 이재용의 능력이 부족하다고 생각했는지(?) 이재용 황제만들기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신호탄은 지난달 17일. 이재용은 전무로 승진한데 이어 삼성전자 조직개편으로 회사의 신설 조직인 최고고객경영자(CCO:Chief Customer Officer)를 맡았다. 34살에 삼성전자 상무보, 36살에 상무, 40살에 전무로 승진한 그다. 현재 이재용의 전무승진으로 삼성의 3세 경영권 승계가 현재 주목을 받고 있다. 살얼음판을 걷고 있는 이재용이 그의 경영능력을 보여줘 경영권 승계를 받을 수 있을까?

삼성그룹은 올해 정기 임원인사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상무를 전무로 승진시켰다. 이어 지난달 19일 삼성전자는 “조직개편을 통해 이재용 전무가 신설조직인 최고고객경영자(CCO:Chief Customer Officer)자리를 맡는다.”고 말했다. 이에따라 앞으로 일반 소비자와 제품생산 등을 제휴하고 있는 소니, 인텔 등 세계적인 기업들을 고객으로서 상대한다고 한다.

명가의 새 주인(?) 이재용 전무

삼성그룹 출자구조의 정점에는 삼성에버랜드가 있다. 에버랜드는 이 회장 일가가 가장 큰 주인이다. 이재용 전무가 25.1% 이건희 회장이 3.72% 지분을 갖고 있다. 삼성생명을 비롯한 삼성의 계열사들이 서로 복잡한 출자사슬로 이루어진 순환출자로 지분만 보면 이미 이재용 전무로의 권력 승계가 이루어진 것이다. 지분상으로는 이미 삼성그룹의 주인은 이재용 전무인 셈이다.
지금 여론은 “왜 이재용인가? 무엇이 뛰어나기에 이건희가 그를 후계자로 간택했는가? 그에게 뛰어난 경영능력이 있는가?” 로 들끓고 있다. 한 회사의 운명을 책임지는 자리에 가장 필요한 것은 경영능력일 것이다. 삼성 전략기획실은 “후계자가 뛰어난 능력을 갖추고 있다면, 경영권을 승계하는 게 문제될 게 없고, 그래서 경영수업도 하는 것 아니냐?”고 경영능력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인정하고 있다. 즉, 경영능력이 없으면 경영권 승계를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삼성관계자는 “경영수업을 하기 위해 차근차근 밑에서부터 시작하는 것이 아니냐?”고 말했다.
하지만 이 전무 역시 여느 한국 재벌의 후계자 수업과 다를 게 없는 과정을 거쳐 왔다. 20대에 형식적으로 회사에 적을 두고 외국에서 적당히 공부하고 30대 초반에 임원 승진, 그리고 30대 후반 이후 최고 경영자에 오르는 관행이 적용되고 있는 것이다.
삼성그룹 한 관계자는 “이재용전무도 CEO로서의 경영능력이 떨어진다면 CEO가 되기는 힘들 것”이라 말했다. 하지만 경영능력에 대한 판단주체가 누구인가라는 문제에 있어서는 명확한 해답이 없는 셈이다. 현재로서는 이건희 회장 이외에 이 전무의 경영능력을 판단할 사람이 없다는 지적이다.
김상조 경제개혁연대 소장은 “ 재벌들의 경영권 세습이 용납되려면 후계자의 경영능력에 대한 객관적인 검증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김선웅 좋은기업지배구조 연구소장은 “최근 상속ㆍ증여 관련 세법이 ‘완전포괄주의’로 전환함에 따라 지분 확보 등을 통한 경영권 승계가 어려워졌다. 그래서 회사의 주요 포스트에 총수의 아들 등 자녀를 등장시킨 후 회사 실적 등을 통해 경영능력을 검증받음으로써 경영권 확보의 길을 터놓는 것이다. 이재용씨의 전무 승진도 이런 맥락이라 해석할 수 있다. 삼성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기업을 맡기면서 삼성전자의 성과평가에 이재용 전무를 연동시키는 작업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즉 이재용 전무의 승진과 최고고객경영자 역할을 맡긴 것은 경영권승계를 정당화하기 위해 ‘이재용 황제만들기 프로젝트’가 시작됐다는 지적이다.

도덕적 정당성 문제 불거져

“삼성의 이재용 상무가 저와 크게 다른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라는 특별한 노력과 능력 없이 엄청난 재산을 변칙ㆍ증여받은 의혹에 대한 한 네티즌의 글에서 볼 수 있듯 이 전무는 경영능력에 앞서 경영권 승계의 도덕적 정당성 논란 해결도 시급한 당면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현재 삼성에버랜드 변칙증여 사건에서 1심법원은 에버랜드 전환사채(CB)를 저가에 배정한 혐의(특경가법상 배임)로 허태학 전 에버랜드 사장에게 배임죄을 적용했고 또 박노빈 에버랜드 사장에 대해서도 유죄를 선고했다. 비록 항소심이 진행중이긴 하지만 세금 없는 불법편법 경영권 승계에 철퇴를 맞고 있는 지금 계속 진행중인 경영권 승계에 대한 도덕적 시비는 피해갈 수 없는 사안인 것이다.
여기에 최근 이 전무의 경영능력에 대한 의문점마저 제기되고 있는 것도 현실이다. 이 전무는 벤처 붐이 일던 2000년 전후로 그룹 내 인터넷 벤처 관련회사들을 모아 ‘e-삼성’을 출범시켰지만 벤처붐이 꺼지면서 실패했다. 물론 그가 등기이사로 있는 S-LCD(삼성과 소니의 합작회사)가 설립 3년 만에 흑자를 냈지만 이 전무의 공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따라서 이번 승진이 부족하다고 평가받는 이재용 전무의 경영능력을 제고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보인다.
든든한 빽(?)인 이재용 전무의 집안 가계를 살펴보자. 이건희 회장을 제외하고 외가에 홍석현 전 중앙일보 사장, 홍석조 전 광주고검장, 홍석규 보광그룹회장 등이 있고, 회사돈을 빼돌려 횡령죄 선고받고 12일부로 특별사면을 받는 대상그룹 임창욱 명예회장의 장녀 임세령씨가 이 전무의 부인이다. 또한 동생 이부진 호텔신라상무, 동아일보 김병관 명예회장의 차남 김재열 제일모직 상무가 매제인 든든한 배경(?)을 가지고 있는 이 전무. 일각에서는 이 전무가 이러한 배경에 묻어(?)간다면 그의 경영능력은 더욱 의혹을 증폭시킬 것이라는 지적마저 일고 있다. 결국 자신 스스로 능력을 보여줘야 할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것이다.
이 전무의 또 하나의 아킬레스 건은 노조와의 협상능력과 그에 따른 위기관리능력이 꼽히고 있다. 이는 삼성의 임원 대부분이 부족한 능력이기도 하다. 노조를 없애기만 했지 그들과의 진지한 협상은 한 적이 없는,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오직 히틀러만이 실현할 수 있었던 ‘무노조 경영’ 덕분(?)에 삼성이 초일류의 반열에 들어설 수 있었기에 향후 이 전무가 이러한 전통(?)을 이어갈 수 있을지도 의문인 것이다. 여기에 혹 무노조 신화가 깨질 경우 그의 대처 능력은 전무한 것도 현실이다.

공화국 승계작전 귀결은?

황태자 이재용 삼성그룹 전무가 경영 전면에 서서히 모습을 드러낼수록 불거지고 있는 ‘자질론’. 이 전무와 삼성공화국이 세간의 논란을 뒤로 한 채 진행중인 초일류 공화국 승계작전에 세간의 시선이 모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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