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명주 교보증권 사장 중도하차 내막

지난 1일 최명주 교보증권 사장의 사표가 전격 수리됐다. 따라서 최 전 사장은 임기를 1년 정도 앞둔 시점에서 도중하차 하게 됐고 그 배경에 세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금융업계에서는 최 사장 사표 수리에 대해 그동안 최 사장이 골프회원권 문제로 이사회와 마찰을 빚어오다 결국 파국으로 치닫게 된 것 아니냐고 추측하고 있다.

또 다른 한켠에서는 정?재계 마당발로 통하는 최 사장이 서울보증보험 사장 등 금융권 인사와 맞물려 선수를 친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교보증권은 최 사장의 사표 수리와 동시에 격려금 지급 등과 관련해 물의를 빚은 임원을 징계하고 격려금도 회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에 금융권 안팎에서는 그동안 사의 표명으로 화제를 모았던 최 사장 사표가 전격 수리되면서 그의 향후 행보에 시선이 몰리고 있다.

교보증권은 지난 1일 이사회를 열어 최명주 대표이사의 사표를 수리하고 박창배 사외이사 겸 이사회 의장을 대표이사 직무대행으로 선임했다.
교보증권 측은 이번 이사회 결과와 관련 “박 의장은 새 대표가 선임될 오는 3월 중순 임시 주총 때까지 대표이사 직무대행 직을 맡는다”고 밝혔다. 1939년생인 박 의장은 한국증권거래소 이사장을 역임한 후 지난 2003년 5월부터 교보증권 사외이사를 맡고 있다.

교보증권 최 전 사장 사표 전격 수리

일반적으로 증권사 사장 교체가 언론의 이슈로 오를만한 사안은 아니다.
하지만 최 전 사장의 최근 거취는 금융계 안팎으로 복잡 미묘한 파장을 일으켜왔다. 이는 최 전 사장의 화려한 이력(?)이 한 몫 거들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그는 현재 대통령자문 동북아시대위원회 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고 또 청와대 고위관계자와도 두터운 친분관계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최 전 사장은 그동안 줄곧 금융권 인사 때마다 이름이 거론돼왔던 인물 중 한사람으로 꼽히고 있다.
경북 성주 출신인 최 전 사장은 참여정부 출범 당시 대통령직인수 위원회 경제1분과 자문위원을 지낸 바 있다. 현 정부와의 인연 때문에 그는 이미 사의 표명이 있기 전부터 서울보증보험 사장, 우리금융 회장 등에 대한 하마평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기도 했었다.
일각에선 “청와대의 모 핵심관계자가 반드시 신세를 갚아야할 사람이 있어 서울보증보험 사장 자리를 눈여겨보고 있다더라”는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 나돌면서 최 전 사장의 이름이 거론되기도 했던 것이다. 우리금융지주 회장 인선 작업은 이미 시작됐으며, 서울보증보험의 경우 정기홍 사장의 임기가 오는 6월 끝난다.

따라서 이번 교보증권이 최 전 사장의 사표를 수리함에 따라 향후 그의 거취가 올해 줄줄이 예정돼 있는 금융계 인사에 청와대 등 권력 핵심부의 의중이 얼마나 반영될 지 가늠할 수 있게 해주는 ‘시금석’이 될 것이라는 분석마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최 전 사장의 사임을 두고 또 다른 설(?)도 있다. 최근까지만 해도 이 설은 금융권 안팎에서만 조심스럽게 나돌 정도였다.
하지만 교보증권은 지난달 25일 최 전 사장이 사의를 밝힌 바로 그 다음날 회사 측은 최 전 사장에 대해 직격탄을 날렸다. 그가 임기를 1년 정도 앞둔 시점에 사의를 표명한 이유는 골프회원권 문제를 두고 이사회 등과 마찰을 빚어왔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그동안 최 전 사장이 임원 골프회원권 지급 등 경비지출 문제를 두고 대주주?이사회 등과 마찰을 빚어왔다는 건 금융권에서 공공연하게 알려진 바다.

이에 대해 최 전 사장은 “부임 이후 성과가 좋았는데도 임직원에게 스톡옵션 등을 주지 못하는 상황에서 이들을 격려해 줄 적절한 수단이 필요했다”고 설명했지만 회사 측은 “원칙적으로 배임까지 해당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이며 대립각을 세워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가에서는 최 전 사장이 취임 이후 보여준 합리적이면서도 틈새 공략적인 경영방식이 교보증권 대주주인 교보생명의 스타일과 잘 맞지 않았고 이사회와의 갈등을 불러온 요인이 아닌가 분석하고 있다.
교보증권 이사회 한 관계자는 지난달 26일 “임직원에 격려금을 지급할 경우 이사회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도 최 사장은 이를 지키지 않았다"며 “조만간 감사 결과를 이사회에 보고한 후 관련자를 징계하겠다"고 밝혔다.
당시 그는 “최 사장은 현재 사의를 표명했을 뿐 정식으로 사표를 내지 않았다”며 “당연히 징계 대상에 포함 된다”라며 “직원들에게 준 성과급은 어쩔 수 없지만 임원들에게 지급한 격려금은 회수할 방침”이라고 말했었다.

일각에서는 이번 교보증권 이사회 결과는 즉 최 전 사장에 대한 괘씸죄 발동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교보증권에 따르면 자체감사결과 최 전 사장이 취임 후 지난해 말까지 이사회 승인 없이 93억원의 성과급을 지급했으며 자신을 포함한 7~8명의 임원들에게도 8억7천여만원의 격려금을 지급한 것으로 밝혀졌다.
한편 교보증권 노조 역시 “지난해 3월 임원에게 규정에도 없는 변화 혁신비를 직무급 대비 600~700%나 지급하고 임원 개개인에게 골프회원권을 준 반면 직원에게는 선심성으로 직무급만 지급한 것은 도덕적 해이”라고 주장했다.

최 전 사장 향후 행보는?

결국 지난 1일 열린 교보증권 이사회에서 최 전 사장의 사의는 받아들여졌고 그의 사의 표명 관련 파문은 점차 수습국면에 접어들고 있는 분위기다. 최 전 사장은 앞서 언급한 바대로 최근 금융계를 중심으로 곧 임기가 만료되는 우리금융지주의 차기 회장 후보와 서울보증보험 사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금융권에서는 최 전 사장의 퇴진이 자칫 이제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중소형사 중심의 투자은행(IB)화 전략에 변화를 가져올 것인지에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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