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자 기조 및 노사관계 정립 이끌어 달라는 포석
정기선 현대중공업 부사장으로의 경영승계 과정

현대중공업.[사진 / 시사포커스 DB]
현대중공업.[사진 / 시사포커스 DB]

[시사포커스 / 김용철 기자] 현대중공업의 사장단 교체 인사를 두고 그룹은 ‘세대교체’라고 밝혔지만 실적부진과 맞물려 경영쇄신 차원에서 ‘문책성 인사’와 경영승계 포석이라는 일각의 평가가 나온다.

현대중공업은 기존 단독체제에서 투톱체제로 전환했다. 투톱에는 한영석 현대미포조선 사장과 가삼현 그룹 선박해양영업본부 사장이 내정됐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11월 권오갑 부회장이 현대중공업지주로 자리를 옮기면서 강환구 사장 1인 체제로 운영됐다.

이번 현대중공업 대표체제가 다시 투톱 체제로 전환된 것은 흑자 전환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의도가 깔려있다. 지난해 4분기부터 올해 2분기까지 3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해오다 4분기 만에 흑자로 돌아섰다. 한영석 현대중공업 신임 사장은 2016년 현대미포조선의 사장으로 취임한 이후 3년 연속 흑자로 이끌며 경영 능력을 입증했다. 따라서 현대중공업 대표로 내정된 게 흑자 기조를 이어가달라는 주문으로 읽힌다.

무엇보다 한 사장이 원만한 노사관계를 구축하며 3년 동안 기본급을 동결한 것도 평가됐을 것이란 분석이다. 현대중공업은 노사관계가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노조는 지난 7월부터 수차례 전면·부분파업을 진행하며 사측의 인력 구조조정에 반대해왔다. 임단협 교섭도 차일피일 미뤄지며 올해 임단협이 내년으로 미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강환구 사장은 현대중공업의 하도급 갑질 문제 등으로 올해 국정감사에 불려나갔다. 또 노조와 갈등을 겪었다. 일각에선 강 사장 1인 체제에서 적자 기조가 이어진 것과 이같은 이유로 문책성 인사가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대내외적으로 힘든 시기를 겪고 있는 현대중공업으로선 한 사장이 구원투수 역할을 주문할 것으로 보인다. 가삼현 현대중공업 신임 사장 내정은 현대중공업이 처한 현실에서 볼 때 의외라는 반응이다. 일각에선 가 사장 내정이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장남인 정기선 현대중공업 부사장으로의 경영 승계 과정을 염두에 두고 내정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가 사장은 정 이사장의 최측근으로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는 재계 안팎의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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