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인천 유나이티드 인기비결

▲ 영화 ‘비상’ 포스터
인천 유나이티드를 소재로 한 기록영화 ‘비상’이 국내 기록영화 사상 최다관객수를 기록했다. ‘비상’의 영화사 지난 9일 “영화 ‘비상’이 지난달 14일 개봉한 이후 8일 현재까지 3만5천400여명의 관객이 극장을 찾았다”고 발표했다. 이 기록은 영화 ‘사이에서’가 동원한 2만4천242명의 기록영화 최다관객기록을 깬 것이다.

영화 ‘비상’에는 2004년 시민구단으로 창단해 2005년 K리그 챔피언결정전 준우승을 차지한 프로축구구단 인천 유나이티드의 이력을 담았다. 기록영화로는 이례적으로 전국 9개 개봉관에서 상영되기도 했다. 개봉관 성수기인 지난 12월에도 블록버스터 영화들 틈에서 꾸준히 입소문을 모았다.

인천 유나이티드는 방출된 무명선수가 주축이 된 시민구단이다. 그러면서 2005년 당시 창단 2년 만에 ‘전·후기리그 통합1위’와 ‘챔피언결정전 준우승’이라는 경이적인 기록을 올려 ‘공포의 외인구단’ 신드롬을 일으켰다.

창단 2년 만의 우승

그 신드롬의 이면은 영화에 생생하게 담겨 있다. 훈련 중 골대를 옮기지 않는 외국인선수에게 육두문자를 날리는 한국인선수, 무명시절 자신을 쫓아낸 구단과 경기를 앞두고 눈물을 흘리는 선수 같은 장면이다. 장외룡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은 2005년 돌풍에 대해 “커뮤니케이션을 통한 지도와 자율적인 분위기”가 중요하다며 이를 통해 “선수들이 성장하는 과정을 확인했다. 창의적인 플레이, 노력하는 분위기, 커뮤니케이션의 활성화 등이 상당한 수준으로 이뤄졌다”고 평가했다.

반면 2006시즌에는 전후기 통합 9위로 떨어졌다. 이에 대해 장 감독은 “2005년 구단을 이끌었던 중심 선수 5명이 다른 구단으로 스카우트됐다”는 것을 이유로 들었다. 그럼에도 컵대회에서 4강까지 진출했고 “후기리그에서는 플레이오프에 근접했기 때문에 어느 정도 목표치에 다가갔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해 12월 28일에는 K리그 구단 사상 2번째로 흑자를 냈다는 발표를 했다. “2006시즌 116억5천100만원을 벌고 111억100만원을 써 5억5천만원의 흑자를 냈다.” 앞서 최초의 흑자구단이 됐던 대전 시티즌의 경우 2003년 67억원을 벌고 64억원을 써 3억원의 흑자를 냈다고 밝힌 바 있다.

▲ 인천 유나이티드 선수들
인천 구단은 올해 GM대우, 대우건설 등 광고수입 80억원을 비롯해, 선수 이적료 수입 21억원, 상품 판매와 입장권 수입 등으로 15억여원을 벌어들였다. 이중 상품 판매 수입이 9억5천만원, 입장료 수입이 9천만원에 불과해, 광고수입에 크게 의존하고 있고 광고수입이 실제로 발생했는지도 의문이어서 다소 부풀려진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아무튼 인천 유나이티드의 ‘튀는 행보’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김석현 인천 부단장은 지난 4일 “올 시즌에는 전체 14개 구단 가운데 가장 많은 구단을 모아 최고 인기구단이 되는 게 목표”라며 홈 경기 평균 2만5천명이 문학월드컵경기장을 찾게 만들 방안을 제시했다. 무엇보다 지난해 선수단 유니폼 3만8천장을 판매하면서 나눠준 46만장의 입장권이 이번 시즌에 회수될 것이라는 현실적인 근거가 된다.

장 감독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유학으로 임시 사령탑을 맡은 박이천 감독대행은 “목표는 일단 6강으로 잡았지만 내용에 더 충실하고 싶다”며 “재미있는 축구로 관중을 모으”겠다고 밝혔다. 요컨대 성적보다는 재미라는 뜻이다.

끊임없는 이색행보

이처럼 인천 유나이티드의 인기는 돌출적인 이색행보에서 나오는 것으로 보인다. 구단주인 안상수 인천시장까지 나서 안정환 영입에 나서고, 2년 내 코스닥에 상장하겠다는 계획을 밝히는 것도 이 같은 이색행보의 연장선상에 있다. 이것이 현행법상 지자체의 출자금지 등의 한계에 갇혀, 자금난에 허덕이는 시민구단이 살아남는 비결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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