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남성육아휴직 900명 사용 지난해 동기比 2배 이상↑
배우자의 91%가 긍정적으로 평가 효과로 심리적 위안 꼽아

롯데그룹에서 남성육아휴직을 사용한 직원이 2천명을 돌파했다.[사진 / 시사포커스 DB]
롯데그룹에서 남성육아휴직을 사용한 직원이 2천명을 돌파했다.[사진 / 시사포커스 DB]

[시사포커스 / 김용철 기자] 롯데가 ‘남성육아휴직 의무화 제도’를 도입한 뒤 1년 6개월 만에 남성 육아휴직을 사용한 직원이 2,000명을 돌파했다고 12일 밝혔다.

양성평등과 ‘워라밸’을 통한 기업문화의 변화 방안으로 지난해 1월부터 ‘남성육아휴직 의무화 제도’를 전 계열사에 시행해 지난해만 1100여명이 남성육아휴직을 사용했다. 이는 지난해 우리나라 총 남성육아휴직자 수인 12,043명 중 약 9 %에 해당한다. 특히 올해 상반기에만 벌써 9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00명)보다 2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이같은 추세라면 올해만 1800여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남성육아휴직 의무제가 안착되면서 제도이용에 부담을 느껴 사용을 미루는 직원이 줄어들었고, 육아와 가사분담이 많이 필요한 시기인 출산 초기에 제도를 이용하려는 직원이 늘어난 영향으로 분석된다.

롯데는 지난해부터 남성육아휴직을 최소 1개월 이상 사용을 의무화하고 있다. 휴직 첫 달 통상임금의 100% (통상임금과 정부지원금과의 차액을 회사에서 전액 지원)를 보전해 주는 등 ‘눈치 보지 않는’ 육아휴직을 권장하고 있다. 이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여성인재 육성에 깊은 관심에 따라 지난해 1월부터 ‘남성육아휴직 의무화 제도’를 전 계열사에 시행했다.

남편의 육아휴직이 육아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었는지 묻는 응답에 ‘매우도움이 됐다’는 응답은 72%, ‘어느정도 도움이 됐다’는 19%로 나타났다. 즉, 배우자의 91%가 긍정적으로 평가한 반면 ‘약간 도움이 됐다’는 8.0%, ‘아무 도움이 되지 않았다’는 응답은 1.0%에 불과했다.

가장 도움이 된 측면으로 가사와 육아를 부부가 함께 한다는 심리적 위안을 꼽았으며, 육아휴직 후 가장 달라진 점으로 자녀와의 친밀한 관계를 유지한다는 점을 들었다.

남편의 육아휴직 전후 남편의 가사분담 시간의 변화를 묻는 설문에서는 휴직전 일평균 1.2시간에서 휴직 후 2.9시간으로 크게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OECD 평균 2.3시간보다도 높다. 또한 응답자의 89%가 향후 자녀출산계획에도 남편의 육아휴직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응답해 “함께 키우는 육아”가 출산율 제고에 중요한 요인임을 확인됐다.

남성육아휴직의 경험을 담은 지침서 ‘처음 아빠’를 들고 있는 롯데 직원ⓒ롯데지주
남성육아휴직의 경험을 담은 지침서 ‘처음 아빠’를 들고 있는 롯데 직원ⓒ롯데지주

롯데는 일과 가정의 양립을 위해 남성육아휴직의 활성화를 위해 1년반 가량의 남성육아휴직의 경험을 담은 지침서 ‘처음 아빠’를 제작해 사내용으로 배포한다. 이 책에는 아빠들이 아이를 키울 때 참고할 정보와 팁, 각종 수기가 담겨있다. 롯데는 오는 19일부터 남성육아휴직자 교육프로그램인 ‘대디스쿨’ 수강생들을 시작으로 남성육아휴직자들에게 책을 배포한다는 계획이다.

롯데는 2012년 국내 대기업 최초로 자동육아휴직을 도입해 출산한 롯데의 여성인재라면 누구나 의무적으로 눈치 보지 않고 육아휴직을 사용할 수 있도록 제도화했다. 또한 2017년부터는 여성인재들의 육아휴직 기간을 최대 2년까지 사용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했다.

롯데지주 인재육성팀 기원규 상무는 “롯데의 남성육아휴직은 초기 업무 손실에 대한 우려도 있었으나, 그룹 최고 경영자의 관심 속에 빠르게 정착하며 다양한 순기능이 조직 안팎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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