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정상회담 이후 한달 최대 30% 넘게 빠져
북미 고위급회담 북미 비핵화 성과 없이 마무리에
남북경협 당분간 힘들 듯 경협주에도 악영향

별다른 성과없이 마무리 된 북미 고위급회담. 사진은 7일 북한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서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과 인사를 나누고 있는 모습. ⓒ뉴시스
별다른 성과없이 마무리 된 북미 고위급회담. 사진은 7일 북한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서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과 인사를 나누고 있는 모습. ⓒ뉴시스

[시사포커스 / 김용철 기자] 남북 정상회담 이후 기대심리에 상승세를 그렸던 경협주가 북미회담 이후 비핵화에 이렇다 할 진전이 보이지 않으면서 남북 경협에 대한 기대보다 우려가 커지며 낙폭을 키우고 있다. 특히 북미 고위급 회담에서 아무런 성과가 나오지 않아 남북 경협이 당분간 어려울 것이란 전망에 따라 경협주 역시 북미 정상회담 이전 상황으로 회복하기가 힘들 것으로 보인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남북경협테마주로 분류되는 건설업과 비금속광물 업종이 북미 정상회담 이후 지난 9일까지 약 한달 간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 기간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방북으로 반등에 나섰지만 전체 흐름 상 경협주의 급락은 예고됐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과 회담 이후 북미 간 접촉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을뿐더러 최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방북 성과가 기대에 못미친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남북 경협주가 곤두박질쳤다.

남북 경협주는 북한發리스크에 요동친 적이 한두번이 아니라는 점에서 북미 회담 이후 비핵화에 대한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지 않으면서 하락세는 이미 굳어진 것으로 보인다. 남북경협테마주는 연초 이후 남북관계의 진전에 따라 주가가 상승하기 시작하여 남북정상회담 이후 급등세를 나타냈다. 경협주로 일컬어지는 기업들의 실적보다 남북 평화 훈풍에 따른 기대심리가 반영되다 보니 개인투자자들이 몰리면서 급등세를 보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남북경협 테마주에 대한 개인투자자의 비중은 89%로 시장전체 78.8%보다 10.2%p 가량 높게 나타났으며, 특히 5월에는 90.9%까지 상승하며 경협주를 이끌었다. 당시 한국거래소는 “남북경협테마주는 개인투자자가 주된 참여자로서 기관투자자의 참여가 적고, 대상주식이 중소형주로 대차물량이 적은 데 따른 것으로 보이며, 주가가 기대심리에 따른 상승추세에 있는 것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경고 가능성도 내비쳤다. “개인투자자 비중이 90% 내외로 매우 높아 과도한 투기적 수요 유입에 따른 뇌동매매로 주가의 급등락을 초래할 가능성이 크고, 개인투자자의 신용융자(9.5%) 비중이 시장평균(6.1%)보다 높아 주가하락 시 반대매매로 주가하락이 가속화될 가능성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북미 정상회담 발표 소식이 난 이후 주가는 등락을 거듭하다 북미 정상 회담 이후에는 좀처럼 회복을 하지 못하고 있다. 남북경협주의 대표로 손꼽히는 현대건설은 북미 정상회담 전 11일 72300원이던 주가는 이후 10일 현재 52200원으로 28.1% 하락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같은 기간 12만4000원이던 주가는 이날 7만5100원으로 39.4%나 떨어졌다. 남북 경협사업 경험이 있는 현대아산의 경우 같은 기간 53800원 주가는 이날 36500원으로 32.2% 하락했다.

북미 고위급 회담에서 비핵화에 대한 서로의 입장이 확연히 다르다는 점만 확인하고 아무런 성과가 나오지 않아 향후 전망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입장차가 현재로선 너무 커 단기간 내 성과가 나오기가 쉽지 않아 남북 경협도 늦춰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남북 경협이 본격적으로 이뤄지려면 유엔의 대북 제재 해제와 특히 미국 제재가 풀려야 가능하기 때문에 당분간 진행은 현 결과로만 놓고 보면 힘들 다는 게 대체적인 전문가들의 견해다.

하인환 SK증권 연구원은 “정상회담 전후 경협주들의 주가가 급등할 때, 외국인들은 매수세가 지속될 때도 매도세로 일관했다”며 “그러나 최근 건설 및 기계 종목에 대한 외국인 매도세 둔화와 개인의 매수세가 둔화되고 있어 수급의 손바뀜이 드러나 경협주에 대한 과도한 기대와 실망이 반영돼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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