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영 핵심은 인재영입, 이재용 부회장도 인재영입 ‘올인’
1년 경영 공백 기간 국내 행보 조심 속 AI로 위기 돌파

‘신경영’을 선포한지 25주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뉴 삼성’ 체제로 전환한지 5주년을 맞은 삼성은 위기와 기회에 놓여 있는 상황이다.[사진 / 시사포커스 DB]
‘신경영’을 선포한지 25주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뉴 삼성’ 체제로 전환한지 5주년을 맞은 삼성은 위기와 기회에 놓여 있는 상황이다.[사진 / 시사포커스 DB]

[시사포커스 / 김용철 기자]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신경영’을 선포한지 25주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뉴 삼성’ 체제로 전환한지 5주년을 맞은 삼성은 위기와 기회에 놓여 있는 상황이다.

이건희 회장은 2014년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이후 와병 중으로 경영에 나설 가능성은 없는 상황이다. 이같이 판단한 공정위는 지난달 그룹 총수 지위를 이재용 부회장으로 변경 지정했다. 이재용 부회장은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휘말리며 구속 수감되다 지난 2월 집행유예로 풀려난 이후 삼성의 미래 먹거리 창출을 위해 해외로 동분서주하고 있다. 이 기간 삼성은 비상경영체제로 전환하고 이사회 중심 전문 경영인 체제로 돌입했지만 총수 부재에 따른 위기의식을 항상 강조해왔다.

◆조심스런 국내 행보…대법원 판결 이후에나

이 부회장은 아직 재판이 진행 중이라 이렇다 할 국내 행보를 보이지 않고 있다. 올 연말쯤 대법원의 최종 판결을 기다리고 있어 이후에나 국내 행보가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다. 그래서 7일 신경영 선언 25주년을 맞이해도 기념행사 없이 조용히 보내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기념행사뿐 아니라 사내방송도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행사가 열리지 않은 것으로 이 부회장에 대한 재판이 진행 중에 있어 기념행사를 열기에 부담스런 측면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은 변곡점에 놓여있다. 구속에 따른 1년여 간의 경영공백, 그리고 지난 2월 집행유예로 풀려나기 까지 이 부회장은 힘든 시기를 보내왔다. 게다가 실적은 반도체 쏠림 현상이 두드러지면서 반도체시장이 하향세로 접어들 경우 이를 대체할 만한 미래 성장동력이 뚜렷이 보이지 않는 점도 고민거리다.

이같은 현 상황을 종합해보면 해외를 누비며 미래 성장동력을 발굴에 나서는 올해 삼성이 글로벌 무대에서 옛 명성을 유지하며 향후 장밋빛 ‘이재용 시대’를 열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우선 이 부회장이 국정농단 사태에 휘말린 족쇄를 완전히 벗어나려면 대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받아야 한다. 이 때문에 아직까지는 삼성이 위기를 완전히 벗어났다고는 말할 수 없는 환경이다. 대법원에서 유죄 선고가 내려지면 초유의 경영 공백 사태를 맞이할 수 있어 모든 면에서 신중한 분위기다. 올해 사상 최대실적을 내고 있음에도 삼성 내부 공기는 여전히 무거운 이유이기도 하다. 이외에도 삼성증권 배당오류 사태와 노조 와해 문건이 공개되며 정치권과 시민단체로부터 날선 비난과 비판 여론이 현재 진행형인 점도 이 부회장뿐 아니라 삼성의 어깨를 짓누르고 있다. 이 부회장은 이같은 상황을 의식한 듯 삼성 및 재계 각종 행사에 좀처럼 얼굴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지난 2월 집행유예로 풀려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뉴시스
지난 2월 집행유예로 풀려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뉴시스

◆적극적인 해회 행보 성장동력 발굴에 잇단 인재 영입 ‘속도전’

반면 해외 행보는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삼성의 미래 먹거리 발굴이 시급하다고 판단해 지난 2월 이후 이 부회장의 눈은 미국에 이어 영국 캐나다 러시아로 향하고 있다. 3월 유럽과 캐나다 등을 돌며 AI 현장을 찾아 관련 전문가들을 만나면서 AI 성장 가능성을 직접 경험했다. 이에 삼성전자는 최근 세계적 AI 권위자 2명을 부사장급으로 영입하며 AI 인재 영입에 속도전을 내고 있다. 이어 최고혁신책임자(CIO) 직책을 처음 신설하고 산하 혁신조직인 삼성넥스트(Samsung NEXT)의 데이비드 은 사장을 정식 발령냈다.

이 부회장은 미래 먹거리 발굴의 핵심으로 인재 영입에 승부스를 걸고 있는 모양새다. 지난달 22일 영국 케임브리지, 24일 캐나다 토론토, 29일 러시아 모스크바에 AI 연구센터를 개소했다. 삼성전자는 AI 관련 연구인력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판단, AI 선행 연구개발 인력을 2020년까지 1,000명 이상(국내 약 600명, 해외 약 400명)으로 확대하는 계획을 세웠다, 이 일환으로 지난 1일 AI 연구 역량 강화를 위해 AI 분야 세계적 권위자인 미국 프린스턴대학교 '세바스찬 승(H.Sebastian Seung)' 교수, 펜실베니아대학교 '다니엘 리(Daniel D.Lee)' 교수를 지난 1일 영입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스마트폰에 이어 반도체가 핵심 이었다면 이제는 AI 기술이 다양한 사업부문과 연계되는 만큼 시너지 효과가 매우 커 AI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고 인재 영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며 “이 부회장의 인재 영입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25년 전 이건희 회장의 신경영 선포 이후 세계 최고 인재 영입을 통해 일류 기업으로 성장하며 이건희 시대를 열었던 것과 마찬가지로 이 부회장 역시 AI 핵심인재 영입으로 이재용 시대의 ‘뉴 삼성’이 어떤 모습을 그릴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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