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노조, 촛불집회에 민주노총 개입 의혹 주장 성명 발표
촛불집회 지지하는 두 개 노조 이와 관련 별다른 입장 없어

대한한공직원연대(이하 직원연대)가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일가의 퇴진을 촉구하는 촛불집회모습.    [사진 / 시사포커스 DB]
대한한공직원연대(이하 직원연대)가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일가의 퇴진을 촉구하는 촛불집회모습. [사진 / 시사포커스 DB]

[시사포커스 / 김용철 기자] 대한한공직원연대(이하 직원연대)가 지난 25일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일가의 퇴진을 촉구하는 네 번째 촛불집회를 열고 노동조합과 별개의 ‘대한항공직원연대’라는 조직 구성을 공식화 한 것을 두고 대한한공노동조합(이하 노조)가 27일 성명을 내고 민주노총 개입설 의혹을 제기하며 노조 와해시도에 나서고 있다고 주장하는 반면 대한항공조종사노동조합과 대한항공조종사 새 노동조합은 이와 관련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어 직원연대를 둘러싼 노조 간 대립 양상으로 번질지 주목되고 있다.

대한항공에는 1960년 ‘항공노동조합’이란 이름으로 설립된 일반 노조 외에 조종사들로만 구성된 ‘대한항공조종사노조’, ‘대한항공조종사 새 노동조합’ 등 총 3개의 노조가 있다. 이 가운데 노조가입자가 가장 많은 곳은 올해 3월 기준 1만889명이 가입한 일반노조이다. 그런데 직원연대를 중심으로 4차까지 촛불집회가 이어지면서 노조 간 불신은 갈수록 골이 깊어지는 양상이다. 대한항공조종사노동조합과 대한항공조종사 새 노동조합은 직원연대의 촛불집회를 지지하며 홈페이지를 통해 참여를 독려하고 있지만 노조는 홈페이지를 통해 촛불집회 참여 독려하는 모습은 나타나지 않았다. 다만 개인 의사를 존중 참여는 막지 않았다. 노조는 촛불집회와는 별도로 4월27일, 5월3일 두 차례 ‘조양호 퇴진 시위’를 열었지만 1만 명이 넘는 조합원이 있음에도 100명 남짓 모이는 데 그쳤다.

문제는 촛불시위에 나선 대한항공 직원들이 노조를 회사 편에 선 어용(御用)으로 여기며 노조 불신이 자리 잡고 있는 가운데 노조가 이날 성명을 통해 직원연대 외부세력 개입설 의혹을 제기하며 직원연대와 갈등 양상을 빚고 있다는 점이다. 아울러 노조 간 대립으로 확산될지도 주목되는 부분이다. 노조를 제외한 두 개 노조는 직원연대의 활동을 적극 지지하고 있다.

노조가 문제 삼는 것은 적원연대 안에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의 개입이다. 이로 인해 노조는 직원연대에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노조가 이날 성명서에도 이같은 의구심이 묻어나 있다.

노조는 “대한항공 노동조합과 모든 조합원을 적으로 돌리며 명예를 훼손해 조합원 자격을 박탈당한 박창진 사무장은 임시공동대표임을 스스로 밝혔으며, 박창진 사무장의 무효 소송을 변호하고 있는 공공운수노조 소속 변호사는 행사 진행 순서에도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갑작스럽게 집회 단상에 올라와 강연을 하는 주도면밀한 모습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이어 노조는 “민주노총을 비롯한 외부세력이 우리 노동조합을 와해시키는 움직임으로밖에 볼 수 없다”며 “대한항공직원연대를 통해 우리 노동조합을 와해하고, 새로운 노동조합을 만들어 자신들의 그늘 아래 편입시키고자 하는 이같은 움직임을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 먼저 뒤에서 노조와 회사를 해하고 있는 직원연대에 우리 1만여 조합원을 우롱하는 행위를 즉각 멈추기를 엄중히 경고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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