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감 넘친 與, ‘논란 후보’ 공천 불사에 막말공세도…野, 낮은 당 지지율에 고민

[시사포커스 / 오훈 기자] 지방선거를 한 달 남짓 앞둔 가운데 벌써부터 여야의 표정이 엇갈리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사진은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좌)와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우).
[시사포커스 / 오훈 기자] 지방선거를 한 달 남짓 앞둔 가운데 벌써부터 여야의 표정이 엇갈리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사진은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좌)와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우).

[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6·13 지방선거가 이제 1달 남짓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본격적으로 선거 준비에 들어간 각 정당의 희비는 벌써부터 엇갈리고 있는 상황이다.

◆ ‘북한 비핵화’ 이슈 힘입어 與野 지지율 격차 다시 벌어져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CBS의 의뢰를 받아 지난 8일부터 11일까지 4일 동안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20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14일 발표한 5월 2주차 주간집계 결과(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2.2%P, 응답률 4.6%,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 따르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한 주 전보다 2.4%P 반등한 56.3%를 기록한 반면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전주보다 0.2% 떨어진 17.7%를 얻는 데 그쳤다.

특히 민주당은 ‘보수당 텃밭’ 인상이 강한 TK(대구·경북)에서조차 37.3%의 지지율을 얻어 지난 1월 3주차 이후 약 4개월 만에 다시 한국당(36.7%)을 제쳤고 보수당 선호 경향이 높은 60대 이상 고령층에서도 3월4주차 이후로 6주 연속 한국당을 앞서는 기염을 토했다.

이에 반해 한국당은 남북정상회담 직전인 4월 3주차에 19대 대선 이후 최고치인 22%까지 정당 지지율이 치솟았다가 3주 연속 하락하는 반전 끝에 10%대에 2주 연속 머무르고 있는 실정인데, 20대와 40대 지지층 이탈과 안마당이라 생각했던 TK지역에서의 하락이 적잖은 부담을 안겨주고 있다.

이런 기류를 체감했는지 경북지사에 출마한 한국당의 이철우 후보마저 14일 CPBC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김혜영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지지는 상당히 좋아지고 있는 걸 느낀다”며 “현재 민생으로 봐선 과거보다는 굉장히 어려운데 남북정상회담, 북미회담으로 인해 국민들께서 다 잊고 있는 것 같다”고 입장을 내놨다.

한 발 더 나아가 이 후보는 “지금까지 남북문제가 선거에 그렇게 영향을 많이 끼치지 않았다. 여론을 보니까 5% 정도”라면서도 “북미회담 이런 것으로 국민들께서 상당히 들떠있다. 우리 지역에서도 과거와 같은 (한국당) 지지율은 어렵다고 생각한다”고 전망할 만큼 상당한 경계심을 드러내는 모습도 보였다.

여기에 한국일보와 KBS의 의뢰를 받아 한국리서치가 지난 11, 12일 양일간 서울·부산·인천·경기·충남·경남에 거주하는 만 19세 이상 성인 남녀 대상으로 전화면접조사 방식을 통해 선거 주요 승부처 6곳 판세를 조사한 결과(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5%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 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도 서울엔 박원순, 경남엔 김경수, 경기에 이재명, 부산에 오거돈, 인천에 박남춘, 충남에 양승조 등 민주당 후보들이 모두 1위를 한 것으로 나온 바 있어 한층 야권에 위기의식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심지어 홍준표 한국당 대표까지 이를 의식한 듯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이런 조사 결과를 꼬집어 “벌써부터 자칭 공영방송이 (왜곡을) 시작했으니 드루킹처럼 가짜 나라·가짜 언론·가짜 여론이 판치는 괴벨스 공화국으로 끌고 갈 것”이라며 “이번 북풍 선거에 임하면서 엉터리 여론 조사가 기승을 부릴 것이라 본다”고 직접 견제구를 던지기도 했다.

하지만 ‘가짜, 엉터리 여론조사’라는 홍 대표의 주장에도 불구하고 일선의 출마 후보들 중 일부는 벌써부터 표심 동향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는데, 김태호 전 경남지사의 경우 이미 지난달부터 비록 당의 상징색인 빨간색이지만 당명이나 로고는 표기하지 않은 점퍼를 입고 ‘나 홀로 선거운동’에 나섰으며 몇몇 후보들은 빨간색이 아닌 ‘하얀색’ 점퍼를 입거나 아예 양복을 입고 나서는 등 자못 중앙당과 거리를 두는 듯한 모양새을 띠고 있다.

◆ ‘드루킹 논란’에도 與 강세…한국당, ‘이재명’ 고리로 반전 이룰까

무엇보다 민주당원이었던 ‘드루킹’의 댓글조작 사건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여당 지지율이 견고한 점이나 ‘드루킹 특검’ 도입에 있어서도 협상만 이어질 뿐 접점은 찾지 못하고 있어 남은 한 달간 판을 뒤집을 반전카드가 뚜렷이 없다는 게 현 야권의 가장 큰 고민으로 꼽히고 있다.

그러다 보니 대치가 장기화되면서 결국 여당과 상호 원색적인 비방전만 벌이는 지경에 이르고 있는데, ‘드루킹 사건’ 특검을 놓고 지난달 20일 추미애 민주당 대표가 “한국당이 국가기관을 동원한 권력형 댓글 조작과 드루킹 일당의 댓글 장난을 동일시하는 것을 파리를 보고 새라고 하는 것”이라며 일침을 가하자 홍 대표는 14일 “그럼 드루킹 도움을 받아 대통령 된 사람은 왕파리냐”라고 응수하는 등 거친 설전이 오갔다.

이에 그치지 않고 추 대표도 ‘깜도 안 되는 특검’, ‘빨간 옷의 청개구리’ 등 연일 극언을 이어갔고, 한국당 역시 홍 대표가 “추 대표의 지적 수준이 의심스럽다”, 장제원 수석대변인이 “(추 대표는) 추한 입 닫고 자중하라”고 즉각 맞불을 놓았는데, 여당은 ‘높은 지지율’을 배경 삼아 거세게 나오는 반면 홍 대표는 도리어 기존의 ‘막말 프레임’에 갇힐 우려가 있어 민주당에 맞서 진흙탕 싸움을 마냥 지속하기도 난감한 상황이다.

[시사포커스 / 유용준 기자] 드루킹 특검 문제로 국회가 공전을 거듭하는 가운데 여당과 대치 끝에 막말까지 주고 받던 한국당이 이재명 민주당 경기지사 후보(사진)의 욕설 음성파일에 대한 공개 가능성을 내비치며 '역(逆) 막말' 프레임으로 국면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시사포커스 / 유용준 기자] 드루킹 특검 문제로 국회가 공전을 거듭하는 가운데 여당과 대치 끝에 막말까지 주고 받던 한국당이 이재명 민주당 경기지사 후보(사진)의 욕설 음성파일에 대한 공개 가능성을 내비치며 '역(逆) 막말' 프레임으로 국면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그래선지 한국당은 최근 ‘욕설 논란’이 있는 민주당의 이재명 경기지사 후보를 일종의 돌파구로 보고 집중 공격하기 시작했는데, 홍 대표는 지난 9일 지방선거 경기지역 필승결의대회에서 이 후보를 겨냥 “내가 하는 막말은 막말도 아니다. 막말이 아니라 쌍욕을 하는 사람”이라며 “형수한테 무슨 말 했는지 그것만 유세차 틀어놓으면 경기도민이 절대로 못 찍는다”고 강조했고, 같은 당의 남경필 경기지사 후보도 13일 기자회견을 열어 “상식 이하 인격을 가진 이 전 시장을 선거 파트너를 인정할 수 없다”면서 민주당에 후보 교체를 요구했다.

앞서 이 후보는 친문재인계인 전해철 의원과의 당내 경선 과정에서 불거졌던 ‘일베 회원설’이나 문재인 대통령 내외와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난한 글을 게시한 한 트위터 이용자가 이 후보의 부인이 아니냐는 ‘혜경궁 김씨’ 논란 등에 휩싸여 경선 뒤엔 경쟁자였던 전 의원까지 “의혹에 대해 이 후보는 전혀 관련이 없다”고 해명해줬음에도 일부 친문계 유권자들까지 ‘혜경궁 김씨는 누구냐’는 신문광고를 내는 등 여전히 논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데, 한국당은 여기에 욕설 논란까지 재점화함으로써 판 뒤집기에 나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그럼에도 민주당은 자신감의 발로인지 야권의 공세에 위축되기는커녕 추 대표가 12일 “이 후보에 대해 속 시원하게 우리 당 후보로 지지하지 못하겠다는 분도 있지만 문 대통령의 든든한 파트너가 돼줄 이 후보에게 기회를 한번 주자”고 굳건한 지지를 호소했고, 이 후보 본인도 14일 페이스북을 통해 “홍 대표와 남 후보의 저질 네거티브와 동조행위에 대해 공직선거법 위반 명예훼손의 형사책임은 물론 손해배상 책임을 엄중히 물겠다”며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이 같은 민주당의 자신감은 이 후보가 재임해왔던 성남시장 자리에 최근 조폭 스폰 의혹으로 구설에 올랐던 은수미 전 청와대 여성가족비서관을 후보로 전략 공천하는 수준에 이르렀는데, 불과 두 달 전 ‘미투 논란’ 당시 박수현 전 충남지사 예비후보의 사퇴를 수리했던 것과는 사뭇 다른 대응이어서 한편으로는 선거 하루 전 있을 북미정상회담 등의 외적 요인을 그만큼 믿고 있는 것 아니겠느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다만 북미정상회담 결과는 북한이 비핵화 의지를 어느 정도 국제사회에 증명할 수 있는지에 따라 선거 국면에 양날의 칼로 작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데, 기대와 달리 유의미한 회담 결과가 나오지 못할 경우 곧바로 하루 뒤 실시되는 선거를 통해 정부여당이 역풍을 맞는 상황도 얼마든지 벌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 지지율 저조한 중소 정당, 이 와중에 ‘공천 잡음’까지

[시사포커스 / 이광철 기자] 바른미래당은 노원병 공천 문제로 안철수계와 유승민계 사이의 계파 갈등이 일어나는 것 아니냐는 시선이 집중되자 이준석 위원장으로 확정지으며 빠르게 상황을 수습했지만 이번엔 송파을에서 공천 갈등의 조짐이 흘러나오고 있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시사포커스 / 이광철 기자] 바른미래당은 노원병 공천 문제로 안철수계와 유승민계 사이의 계파 갈등이 일어나는 것 아니냐는 시선이 집중되자 이준석 위원장으로 확정지으며 빠르게 상황을 수습했지만 이번엔 송파을에서 공천 갈등의 조짐이 흘러나오고 있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이런 와중에 한 자리 수 지지율에 머물며 거대 정당 사이에서 좀처럼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는 바른미래당과 정의당, 민주평화당 등 중소 규모 정당들은 ‘드루킹 특검’ 등 몇몇 사안을 놓고 거대 양당의 진영 논리에 휘말리면서 차별화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해 별 다른 반등의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바른미래당은 최근 서울 노원병 국회의원 보궐선거 공천을 놓고 안철수계인 김근식 경남대 교수와 유승민계인 기존의 이준석 당협위원장이 충돌하면서 이 과정에서 이 위원장이 지난 3일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가 내게 서울시장 후보 캠프 대변인직을 제의하며 국회의원 선거 불출마를 권고했다”고 폭로하는 등 갈등을 빚던 끝에 김 교수가 결국 자진사퇴를 택하는 등 이 와중에 공천 잡음까지 일어난 바 있다.

문제는 노원병이야 간신히 봉합되긴 했으나 이미 박종진·송동섭·유영권·이태우 4명이 출마를 선언한 송파을이 새로운 공천 갈등의 진원지가 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는데,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의 영입인재인 장성민 전 의원의 전략공천 가능성이 흘러나오는 한편으로 손학규 선거대책위원장 차출설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어 안철수-유승민계 간 ‘2차 계파 갈등’이 벌어지는 것 아닌지 우려 어린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일단 하마평에 오른 인사 중 손 위원장의 경우 14일 BBS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선거대책위원장의 역할에 충실 하는 것이 제 의무”라며 스스로 송파을 출마 가능성을 일축해 일찌감치 논란 차단에 나섰지만, 현재 안 후보의 등판에도 바른미래당이 선거 흥행을 일으키지 못하면서 손 위원장의 의지와 별개로 당내에서 출마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점차 높아질 여지가 있어 장차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 것인지 이 부분도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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