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수장 정권 교체마다 교체된 전례 볼 때 외압설 작용

권오준 회장은 건강상의 이유로 사퇴 의사를 밝혔지만 이를 믿는 이는 거의 없다. 정권 교체 시기마다 포스코의 수장이 교체된 전례를 비춰보면 권 회장의 사유를 그대로 받아들일 사람은 없다는 것이다. 권 회장의 임기는 2020년 3월까지다.   [사진 / 시사포커스 DB]
권오준 회장은 건강상의 이유로 사퇴 의사를 밝혔지만 이를 믿는 이는 거의 없다. 정권 교체 시기마다 포스코의 수장이 교체된 전례를 비춰보면 권 회장의 사유를 그대로 받아들일 사람은 없다는 것이다. 권 회장의 임기는 2020년 3월까지다. [사진 / 시사포커스 DB]

 

[시사포커스 / 김용철 기자] 포스코 권오준 회장이 사퇴 의사를 밝힌 것을 두고 “안타깝다”라는 반응이 많다. 권오준 회장은 건강상의 이유로 사퇴 의사를 밝혔지만 이를 믿는 이는 거의 없다. 정권 교체 시기마다 포스코의 수장이 교체된 전례를 비춰보면 권 회장의 사유를 그대로 받아들일 사람은 없다는 것이다. 권 회장의 임기는 2020년 3월까지다.

권 회장은 또 새로운 100년을 만들어가기 위해서는 CEO의 변화가 아닌가 생각이 들어서 저보다 열정적이고 능력 있고 젊고 박력 있는 분에게 회사의 경영을 넘기는게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다며 사퇴 이유로 ‘용퇴’라는 점을 강조했다. 하지만 ‘용퇴’도 현 시점에선 이해하기 힘들다는 반응이다. 지난 4월 1일 열린 창립 50주년 행사에서도 포스코의 미래 50년에 대해 설명하면서 사퇴 의지는 전혀 보이지 않았다.

권 회장 취임 이전 포스코는 방만 경영으로 실적 악화를 걷고 있었다. 그런데 권 회장이 포스코의 수장에 최임한 이후 체질 개선을 통해 지난해 매출 60조원을 회복하며 포스코를 정상궤도에 올려놓았다. 이 때문에 연임에도 성공했다. 권 회장은 그동안 포스코의 100년 기업을 만들기 위한 의지를 피력하며 체질개선을 통한 경쟁력 확보에 주력했다. 국제 신용평가기관 무디스는 최근 포스코의 장기 기업신용등급 ‘Baa2’에 대한 전망을 ‘부정적(Negative)’에서 ‘안정적(Stable)’으로, 다시 ‘긍정적(Positive)’으로 상향 조정하고 향후 1~2년 간 지속적으로 포스코의 재무건전성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런데 갑자기 권 회장이 사퇴 의사를 밝히면서 외압 압력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주를 이루고 있다. 권 회장은 외압 압력에 대해 “그런 것은 없었다”고 밝히고, 검찰 수사 부담에 사퇴한 것 아니냐는 것에 대해선 “지금이 굉장히 포스코로서 중요한 시기이며 새로운 100년을 준비해야 하는 측면에서”라고 답했다. 그럼에도 외압 압력이 계속적으로 불거지는 이유는 포스코 수장들이 그동안 걸었던 전례로 볼 때 외압에 의해 사퇴의 길을 걸었기 때문이다.

포스코 100년 준비하는 과정에서 권 회장이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하는 시기라는 점에서 그의 사퇴 이유 대답은 형식적일 수밖에 없다. 권 회장은 그룹 임직원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포스코는 지난 32년간 제게 삶의 이유이자 비전이었다. 비록 몸은 비켜나 있겠지만 마음은 영원히 여러분과 함께할 것”이라고 했다. 몸이 떠나면 마음도 떠날 수밖에 없다. 어쩔 수 없는 사퇴라고 밖에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사퇴 시점도 절묘하다. 황창규 KT회장이 경찰에 소환된 다음날 사퇴 의사를 밝히면서 권 회장 역시 검찰 조사가 임박해 퇴진했다는 분석이다. 외압이 작용했다는 의혹에 무게가 실리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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