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연대, 23일 멀티플렉스 3사 공정위 담합건 제소 예정
물가상승과 영화관 물가는 다른 문제
시설비·임차료 등 비용 명분…투자손실 처리?

중국 상하이 CGV @ CGV
중국 상하이 CGV @ CGV

[시사포커스 / 강기성 기자] CGV와 롯데시네마에 이어 메가박스도 입장료를 1000원 인상한다. 점유율 50%를 차지하고 있는 CGV가 먼저 입장료를 올리자, 멀티플렉스 3사가 모두 가격을 인상하면서 담합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3사는 전체 상영시장의 97%를 차지하고 있다.

19일 참여연대는 오는 23일 오전 11시 종로 CGV피카디리 앞에서 ‘CGV⋅롯데시네마⋅메가박스 공정위 신고 기자회견’을 개최한다. 기자회견 이후 참여연대는 공정위에 멀티플렉스 3사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할 계획이다.

담합 의혹이 나온 이유는 입장료 인상의 명분이 불분명하기 때문이다. 입장료를 인상한 이유에 대해 CGV는 물가, 인건비, 임차료, 시설 투자비용 때문이라고 밝혔다. 멀티플렉스 3사의 입장료 인상이 적절한 지 알아봤다.

◆ 물가상승과 영화관 물가는 다른 문제

멀티플렉스 3사는 지난 5년간 3회 가격 인상을 실시했다. 3사는 지난 2014년 영화관람료 1000원 인상을 단행한 뒤, 2016년에는 좌석별 시간별 영화 관람표를 세분화하고 좌석당 실질 가격을 인상했다. 역시 CGV가 총대(?)를 메고 가격을 인상하자 롯데시네마와 메가박스가 뒤를 이었다.

지난 11일 한국소비자단체는 "집계 결과 최근 5년간 평균 영화관람료 상승률은 9.9%로 물가상승률의 두배"라며 "관람료가 물가를 상회했다"고 밝혔다. 단체는 “CJ CGV가 비교년도를 8년 전으로 잡으면서 2017년 기준 물가 상승률이 13%이고, 평균 영화 관람료 상승률은 1.98%라고 주장한 것은 영화 관람료 인상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꼼수”라고 주장했다.

영화관 매점 가격도 소비자가 부담하기엔 필요이상으로 부풀려져 있다. 영화관의 매출 구성은 ‘상영 65%, 매점 17%, 광고 11%’로 구성되는데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매점 등 관람객의 관내 평균 지출 비용은 대폭 증가했다. 2016년 말 김병욱 의원이 영화진흥위원회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평균 지출비용은 9009원으로 전년(7552원)보다 19.3%나 증가했다. 매점 제품(콤보)의 적정 판매가격은 5482원으로 조사됐다. 물가상승율의 몇 배에 달하는 비용을 소비자가 관람료 이외에 지출하고 있는 셈이다.

@ 삼성증권
@ 삼성증권

◆ 시설비·임차료 등 비용 명분…투자손실 처리?

영화사가 말하는 시설투자 비용 증가란, 점유율 경쟁우위와 매출 확대를 위한 신규 출점 비용이라는 해석이다. 양승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영화상영관은 2013년 이후 수년동안 이어온 공급경쟁의 의미가 상당부분 퇴색됐고, 신규 출점 역시 서서히 줄어들 것으로 판단된다”며 “제한된 수익성 성장 여력을 높일 수 있는 대안이 가격 인상”이라고 말했다.

또, 일반적으로 임차료와 관리비는 매출액에 연동된다. CJ CGV의 경우 2017년 매출액은 1조7144억원(전년대비 20%↑)이다. 이에 대해 소비자단체협의회는 지난 9일 “매출액이 170억원 증가한데 비해 임차료 및 관리비는 105억원 증가하는데 그쳐, 매출액 증가면 부담될 게 없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CGV가 투자 손실 약 600억원을 만회하기 위해 관람료를 인상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도 제기된다. 2017년 CJ CGV는 선물 옵션 등 파생상품투자로 인한 530억원 손실을 냈고, 투자지분증권손상차손도 84억원 발생했다. 이는 당해 영업이익 440억원보다 높은 수치다. 덧붙여 배당액도 수익에서 상당수준 CJ측으로 빠졌다. CJ CGV는 2017년 배당 74억원 중 CJ㈜에 25.2억원(39.02%)을 배당했다.

@ 영화진흥위원회
@ 영화진흥위원회

◆ 해외에서 성장세 CGV…국내 소비자는 ‘봉’?

CGV의 인건비 증가는 사실 해외사업 부문에서 발생했다. 2012년부터 해외사업부문을 맡은 본사 직원수는 40%이상 증가했다. CGV는 2006년 중국을 시작으로 베트남(2011년), 인도네시아(2014년), 터키(2016년)에 차례로 진출하면서, 현재 300개의 해외 상영관을 운영하고 있다. 증권사 관계자는 “작년 해외 자회사 실적의 영업이익 기여도는 50% 수준에 달한다”며 “CGV는 향후 관람비 인상 등 국내 본사는 이익을 수성하는 가운데, 해외 자회사가 성장을 견인할 전망이다”고 말했다.

관람료 인상 이전인 지난 3월 삼성증권은 “2017년 정치적 이슈로 인한 박스오피스 저조와 함께, CGV 용산 상영관 리뉴얼로 4개월간 휴점(-50억원 추정)을 하면서 국내 실적이 크게 부진했다”며 “올해는 전반적 시장 시황 개선에 따라 전년대비 78.8%증가한 261억원의 연결 영업이익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증권사들은 올해 CJ CGV의 호실적을 전망했다.

@ CJ CGV
@ CJ CGV

오는 23일 참여연대의 종로 CGV 공정위 신고 이유는 ‘담합’이다. CGV 입장료 인상에 이은 롯데시네마와 메가박스가 입장료인상이 종전보다 빠르게 이뤄졌다.

참여연대는 “CGV가 선도하면 롯데시네마와 메가박스가 상호 또는 묵시적인 합의에 따라 이에 동조하여 가격을 결정한 것으로 해석된다”며 “공정거래법 제 19조에서 금지하고 있는 ‘부당한 공동행위’라고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담합으로 볼 수 있는 ‘외형상 일치’가 명확하다”며 “특히 CGV는 최근 3년간 영업이익이 증가했음에도 최저임금 인상을 명분으로 가격을 올렸고, 롯데시네마와 메가박스가 곧 가격을 인상한 점에 대해 공정위가 묵시적 합의가 있었는지 여부에 대해 철저하게 조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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