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 정가 BEST & WORST 5

나라위상 드높인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빛난 정치인’
역대 최악의 지지율 맞은 노무현 대통령 ‘멍든 정치인’



▲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 노무현 대통령
2006년 정치판을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뭘까? 얼마 전 주요 일간지 칼럼니스트 교수 20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2006년 한국사회를 정리하는 사자성어로 '密雲不雨'(밀운불우)가 선정됐다고 한다.

이는 ‘구름은 빽빽하나 비는 오지 않는 상태’를 나타내는 말로 여건은 조성됐으나 일이 성사되지 않아 답답함과 불만이 폭발할 것 같은 상황을 뜻한다는 말이다.

2006년은 상생정치의 실종, 대통령 리더십 위기로 인한 사회적 갈등, 치솟는 부동산 가격, 북한 핵실험 등 순탄하게 풀리지 않는 정치ㆍ경제ㆍ동북아 문제로 인해 사회 각층의 불만이 폭발 직전에 도달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더욱 재미난 것은 2위로 꼽힌 사자성어가 ‘矯角殺牛'(교각살우)’란 것. 즉, ‘어설픈 개혁으로 오히려 나라가 흔들렸음’을 의미하는 이 사자성어는 당·청간의 갈등이 국민들이 염원했던 정치개혁의 발끝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을 비유한 것이란 분석이다.

<시사신문>은 자체 여론조사를 통해 올해 정치판을 빛낸 5명의 정치인과, 우리시대를 멍들게 했던 5명의 정치인을 골라 소개한다.


‘빛난 5인’과 ‘멍든 5인’
범여권의 정계개편이 내홍을 겪는 와중에도 반기문 당시 외교장관의 유엔 사무총장 당선이라는 희소속이 들려왔다. 지난 12월 15일 뉴욕 유엔본부 총회장에서 취임선서식을 갖고 역사적인 첫 한국인 사무총장 시대를 연 것. 제8대 유엔 사무총장으로 취임한 그는 192개 유엔회원국 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유엔 조직의 대대적 개혁을 예고하기도 해, 우리나라의 위상을 드높였다.

한명숙 국무총리도 올해 우리나라의 위상을 드높인 정치인중 한명이다. 지난 4월 20일 취임한 한 총리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프랑스 사회당 대선후보로 선출된 세골렌 루아얄 상원의원 등과 함께 세계 여성리더 7인에 선정된 것. <마리 끌레르> 미국판 12월호는 ‘세계를 지배하는 여성들(Women Who Rule)’이란 제하의 기사에서 ‘떠오르는 스타(Rising Stars)’로 묘사해 한 총리뿐만 아니라 대하민국을 빛낸 정치인으로 꼽힌다.

국내에서도 떠오른 스타 정치인들이 있다. 우선 지난 5·31지방선거에서 강금실 전 법무장관을 큰 표차이로 이기고 당선된 오세훈 서울시장. 한나라당 경선을 앞두고 막판에 뛰어들었으나, 참신한 이미지와 반열린우리당 정서, 이명박 전 시장의 지지 등으로 보기 좋게 당선됐다.

민주당에선 조순형 의원을 빼놓을 수 없다. 그는 탄핵사태의 후폭풍으로 17대 총선에서 낙선했으나, ‘7·26 재보선’에서 재기에 성공했다. 일각에선 ‘탄핵의 정당성이 입증됐다’는 식의 의견도 있을 정도로 그의 컴백은 화려했다. 물론 국회에서도 전효숙 당시 헌법재판소장 내정자의 법적 문제를 밝혀냈고, 각종 사안에서도 쓴 소리를 내뱉어 그의 닉네임인 ‘Mr. 쓴 소리’로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마지막으로 진흙탕싸움으로 불리는 ‘17대 국회’ 본회의에 개근한 의원들이 있다는 것. 열린우리당이 최근 ‘신당파와 사수파’간의 불화로 내홍을 겪고 있으나 이들은 모두 여당의원들이다. 김재윤, 민병두, 양승조, 유인태, 제종길 의원이 그 주인공들이다. 이들 중 유인태 의원을 제외하면 모두 초선의원들이라 더욱 눈길을 끌었다.

그렇다면 2006년을 멍들게 했던 정치인에는 누가 있을까.

올해 최고의 빅뉴스를 만들어낸 인물은 단연 최연희 전 한나라당 사무총장임에 틀림없다. 최 의원은 지난 최 의원은 지난 2월 24일 한나라당 고위 당직자들과 동아일보 기자들이 가진 회식 자리에서 동아일보 여기자를 성추행한 것일 발단이 됐다. 그러나 시민·여성단체 뿐만 아니라 학생단체에서도 들끓고 일어난 이유는 성추행 자체보다 ‘식당주인인줄 알았다’라고 말한 최 의원의 발언 때문이라는 말도 있다.

전효숙 헌법재판소장 내정자도 올해 정치판을 흐린 인물로 선정되긴 충분했다. 지난 11월 27일 노무현 대통령이 야당의 반발에 굴복, 지명을 철회하며 일단락됐지만, 법적인 하자 등이 드러났음에도 사퇴를 하지 않고 버텨 국회를 파행으로 몰고 간 주범이라는 것은 확실하다는 분석이다.

열린우리당내 유력한 대권주자의 리더였던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도 얼굴을 들긴 힘들어 보인다. 과거 노무현 대통령 후보가 유세에서 차차기로 언급했을 만큼 떠오르는 대권주자였으나, 지난 5·31 지방선거에서 사상 최악의 참패로 인해 중도하차한 것. 그는 통일장관의 임기를 유연하게 마무리한 후 경선을 통해 김근태 현 의장을 제치고 의장에 다시 올랐으나 5·31 지방선거 사상 최악의 참패로 사퇴했다. 여론조사에서도 민주노동당 후보들과 경쟁해야하는 5%이하에 머물고 있어, 향후 대권가도에 큰 어려움이 예상된다는 분석이다.

대통령의 2세들은 항상 불운한 것일까. 우리나라 대통령들의 말로가 다들 불우하지만 2세들도 그 불운을 비켜가긴 힘든가 보다. 그나마 성공한 대통령으로 불리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장남인 김홍일 전 민주당 의원이 알선수재혐의 유죄가 확정돼 의원직을 상실한 것. 대법원은 안상태 전 나라종금 사장으로부터 1억5000만 원을 받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김 의원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 추징금 1억5000만 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최측근 가운데 한 명인 박지원 씨는 누명을 벗었지만 그의 아들은 추락한 셈이다.


2006 최악의 인물은?
자체 분석결과 노무현 대통령이 2006 최악의 정치인으로 꼽혔다. 이는 한·미동맹 변경 시도를 통한 일방통행식 대북 포용정책, 부동산 세금폭탄 세례, 낙하산 코드인사, 정치판을 흔들려는 그의 발언 등에 기인한 것으로 해석된다. 즉, 아집과 편견, 독단, 만용으로 인해 참여정부 이후 계속된 지지도 하락과 맞물려 2006 최악의 정치인으로 꼽힐 만하다는 분석에 힘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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