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룡을 삼키다'6관왕으로 연말 대미 장식

이변 속출 수상 ‘관록의 재발견’

지난 15일, 여의도 KBS홀에서 한국 영화계 최고의 축제인 ‘제 27회 청룡영화상 시상식’이 화려한 막을 열었다. 정준호-김혜수 사회로 진행된 이번 영화제에는 정우성, 박중훈, 조인성 등 한국 최고의 영화인들이 한 자리에 모여 눈부신 ‘별들의 행진’을 연상케했다.
올 해 청룡영화제는 수상이 확실한 것처럼 보였던 흥행작과 스타들이 대거 탈락한 반면에 의외의 수상작, 배우의 이름이 KBS홀에 울려퍼지며 영화제의 ‘새로운 이변’ 을 가져다 주었다. 특히 영화'괴물'은 최우수작품상을 비롯, 6관왕을 차지하는 명예를 안으며 올 연말 영화계의 대미를 장식했다. 하지만 이러한 이변은 의혹을 부르는 것이 아닌, 관객들의 고개가 끄덕여질만한 이변이라는 점에서 '청룡'은 영화상다운 면모를 지켰다는 평가다.


‘왕의 남자’로 만났던 사당패들의 신명 나는 놀이로 ‘제 27회 청룡영화상 시상식’, 그 별들의 향연이 시작됐다. 배우 이준기가 등장해 청룡영화상의 MC인 정준호와 김혜수를 소개했고, 가슴이 깊게 파인 붉은 색 드레스로 밤을 달구기 시작한 청룡의 여인 김혜수와 시상식을 편안하게 이끌 정준호의 만담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화려한 영화인들의 밤을 만들었다.



‘청룡’ 의외의 수상자들 호명으로 이변 속출



2006년 청룡영화제 최고의 특징은 바로 생각지 못한 수상자, 수상작들의 대거 출현. 최대의 이변은 ‘왕의 남자’로 집중되던 수상 부문이 모두 빗나간 점이다. 그 중 가장 꼽힐만한 시상은 감독상 부문이다. 평단과 관객으로부터 열렬한 호평을 받았지만 흥행에서는 별 재미를 못본 ‘가족의 탄생’ 김태용 감독이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문소리 고두심 엄태웅 공효진 정유미 봉태규 김혜옥 등 개성파 배우들이 다수 출연한 이 영화는 국내 보다 해외영화제에서 더 주목받았던 작품. 결국 감독상 수상으로 연말 한풀이를 속시원히 했다. 감독상 후보로는 '괴물' 봉준호, '비열한 거리' 유하, '왕의 남자' 이준익, '타짜' 최동훈 등 올 한해 극장가를 주무른 스타 감독들이 포진해 있었다. 신인상 역시 의외의 결과를 가져다주었다. ‘와의 남자’로 올 한 해 최고의 인기를 거머쥐었던 이준기는 탈락되며 ‘천하장사 마돈나’의 류덕환과 ‘괴물’의 고아성으로 돌아갔으며 신인감독상 역시 ‘천하장사 마돈나’의 이해영감독, 이해준감독이 수상했다. 남자주연상도 '왕의 남자' 감우성, '타짜' 조승우를 제치고 '라디오 스타'의 박중훈 안성기가 공동 수상해 눈길을 모았다. 올 추석 연휴 '타짜'와 비슷한 시기에 개봉한 '라디오스타'는 관객수 200만명 대 700만명으로 밀렸다. 하지만 단짝인 이 두 주연배우는 오랜 연기 경험에서 쌓은 내공을 아낌없이 쏟아부어 한폭이 수채화같은 수작을 만들어냈으며 이번 수상 역시 무리없는 평가를 받았다.

여자조연상 정유미는 그 누구보다도 자신이 가장 놀랐다. 울먹이느라 수상 소감을 제대로 말하지 못할 정도. '가족의 탄생'에서 늘 사랑을 나눠주는 따뜻한 대학생으로 출연한 그는 '왕의 남자' 강성연, '괴물' 배두나, '가을로' 엄지원 등 쟁쟁한 선배들을 제치고 수상했다.

늘 파격적인 수상자를 뽑았던 여우주연은 '타짜' 김혜수에게 돌아갔다.



‘괴물’ 최우수작품상 등 6관왕 차지



이번 ‘청룡 영화제’는 ‘괴물의 축제’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 '괴물'이 2006년 흥행과 작품성 두마리 토끼를 잡으며 최후의 미소를 지었다. 영화상의 핵인 ‘최우수작품상’ 의 영광도 ‘괴물’에게 돌아갔다. 올해 1천3백만 관객을 모은 '괴물'은 작품성과 배우들의 상복과는 다소 거리가 멀었던 게 사실. 그러나 청룡영화제를 통해 최우수 작품상을 비롯해 '여자 신인상', '조명상', 기술상', '남우 조연상', '최다 관객상' 등 6개 부문의 상을 휩쓸며 2006년을 ‘행복한 한해’로 마무리 했다. 제작사 청어람의 최용배 대표는 “흥행성에 가려 작품성이 빛을 발하지 못했는데, 이렇게 작품상을 받게 돼 기쁘다”며 “한국영화가 하나의 산을 넘기 위해 컴퓨터 그래픽 영화가 나와줘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값진 수상에 대한 소감을 전하며 ‘제 27회 청룡영화제’의 벅찬 대미를 장식했다.
사진 맹철영 기자 of_photo@sisafoc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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