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당 2주도 안 돼 ‘한 자리 수’ 추락…거대 양당 충돌 속 ‘존재감’ 없어

[시사포커스 / 유용준 기자] 28일 국회에서 바른미래당 최고위원, 중진의원 연석회의가 진행되고 있다.
[시사포커스 / 유용준 기자] 28일 국회에서 바른미래당 최고위원, 중진의원 연석회의가 진행되고 있다.

[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한 자리 수 지지율이 계속된 끝에 합당으로 돌파구를 찾았던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바른미래당으로 통합된 이후에도 창당 컨벤션 효과는커녕 다시 반등에 실패하며 한 자리 수 지지율로 회귀하는 모양새다.

그간 양당 통합과 그 과정에서 불거진 갈등 후폭풍을 수습하는 것만으로도 벅찼었는데, 신당의 성패를 확인할 첫 시험대인 지방선거를 이제 불과 100여일 앞둔 가운데 지지율이 오히려 하락하고 있어 짐짓 내색하지 않으려 해도 고민은 점점 깊어지고 있다.

지금처럼 지지율이 오르지 않는다면 지방선거에서의 당선 가능성 역시 낮을 것으로 전망되기에 얼마 남지 않은 지방선거에 출마할 후보마저 구하기 어려워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기 때문인데, 더구나 어떤 지역기반을 갖고 있다고 확언하기도 애매한 상황이어서 이래저래 앞길이 불투명한 형국이다.

◆ 신당 창당해도 10.5%에서 7.1%로 지지율 ‘한 자리 수’ 전락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의 양대 구도를 극복하고자 정계개편까지 시도하며 다시금 원내교섭단체 자격을 갖춘 새 3당을 창당했지만 컨벤션 효과는 한 달도 채 못 갔는지 합당 결과가 무색하게 또 지지율 난조란 고질병에 빠져버렸다.

가장 최근에 집계된 정당 지지율 여론조사인 리얼미터의 2월 3주차(19~23일) 정당 지지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49.3%로 전주 대비 3.4%포인트 상승한 데 반해 야권은 예외 없이 모두 한 주 전보다 지지율이 하락해 대조를 이뤘다.

그 중에서도 낙폭이 두드러졌던 정당은 바른미래당인데,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통합으로 창당했던 2월 2주차 당시 10.5%로 두 자릿수 지지율을 달성하자마자 민주당과 반대로 3.4%포인트가 떨어지면서 7.1% 지지율을 얻는 데 그쳤다.

심지어 제1야당인 한국당은 물론 바른미래당으로 통합되는 과정에서 따로 나가 창당된 민주평화당보다도 낙폭이 컸으며 무당층은 도리어 한 주 만에 2.3%포인트 늘어나 유권자들이 새로 생긴 바른미래당에서 천명해온 ‘대안정당’으로서의 모습을 찾지 못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실제로 바른미래당은 이번에 중도층(10.9%)을 제외하곤 모든 지역, 연령, 이념성향별 집계 결과 한 자리 수 지지율을 얻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호남을 제외한 모든 지역과 50·60대 이상, 중도층과 보수층에서 모두 민주당과 한국당에 이은 3위에 머물렀고, 호남에선 아예 공동 4위에 그친 것으로 밝혀졌다.

[시사포커스 / 오훈 기자] 하태경 의원은 지난 27일 TBS라디오 인터뷰에서 “바른정당 지지율 수준으로 딱 지금 나오고 있다. 지지율을 회복하는 게 지상과제”라면서도 “당명 만들 때 이런 우려를 얘기했고, 그래서 꾸준히 올라갈 것”이라고 강조해 ‘낮은 당명 인지도’에 따른 일시적 현상이란 입장을 내놨다.
[시사포커스 / 오훈 기자] 하태경 의원은 지난 27일 TBS라디오 인터뷰에서 “바른정당 지지율 수준으로 딱 지금 나오고 있다. 지지율을 회복하는 게 지상과제”라면서도 “당명 만들 때 이런 우려를 얘기했고, 그래서 꾸준히 올라갈 것”이라고 강조해 ‘낮은 당명 인지도’에 따른 일시적 현상이란 입장을 내놨다.

이 같은 결과에 대해 바른미래당 측은 인정하긴 하지만 여전히 자신감 있다는 모습인데, 하태경 의원은 지난 27일 TBS라디오 인터뷰에서 “바른정당 지지율 수준으로 딱 지금 나오고 있다. 지지율을 회복하는 게 지상과제”라면서도 “당명 만들 때 이런 우려를 얘기했고, 그래서 꾸준히 올라갈 것”이라고 강조해 ‘낮은 당명 인지도’에 따른 일시적 현상이란 입장을 내놨다.

마찬가지로 유승민 공동대표 역시 같은 날 대구시당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저조한 당 지지율 문제에 대해 “지방선거가 앞으로 100일 정도 남았고 길고 짧은 것은 재봐야 한다”며 “개인적으로 답답하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자신감을 드러내 전반적으로 대수롭지 않다는 분위기가 흐르고 있다.

◆ 양강구도 속 ‘애매한’ 중도 포지션에 기반지역 없어 문제

하지만 이런 기류와 달리 실상은 당장 기반지역조차 확보하지 못해 여러모로 녹록치 않은 상황인데, 보수진영의 본산인 TK(대구·경북) 지역에선 한국당 지지율이 더 높게 나오고 있고, 진보 성향이 강한 호남 지역에서도 국민의당-바른정당 통합에 반대한 호남 의원들이 만든 민주평화당에조차 밀리고 있어 일견 중도를 표방한 대로 보수와 진보 진영 어느 쪽에서도 확고한 지지층을 잡지 못하고 있다.

특히 광주가 지역구인 박주선 공동대표나 김동철 원내대표가 당 전면에 나서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동 조사에서 바른미래당은 민평당(8.2%)은 물론 심지어 한국당(7.7%)에도 밀리면서 6석의 정의당(4.2%)과 동률을 이루고 있는 실정이다 보니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추진했던 통합으로 외연이 확대된 게 아니라 기존 기반마저 잃은 게 아니냐는 평가마저 나오고 있다.

이렇게 지지율이 저조하다 보니 이 시점에 경쟁력을 갖춘 후보를 따로 찾기도 쉽지 않은 상황인데, 일단 중소정당으로서 의석 수 유지도 신경 써야 해 급한 대로 국회의원 신분이 아닌 안철수 전 대표의 서울시장 출마는 점차 기정사실화 되어가는 분위기다.

이를 보여주듯 이언주 바른미래당 의원은 27일 YTN라디오에 출연해 “안 전 대표도 국회의원을 한 번 더 하겠다는 것이 아닌 만큼 모멘텀이 필요하다. 이번 선거를 통해 한 번 더 헌신하면서 전체적으로 (선거의) 구심점 역할을 할 기회가 될 수도 있다”며 “조심스럽지만 당선될 가능성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안 전 대표 출마에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또 같은 당 하태경 의원 역시 20일 TBS라디오에 나와 “안 전 의원은 어디든 나올 자세가 되어 있다. 1순위는 서울시장”이라며 “박원순-안철수 (구도) 작전이 베스트라고 본다. 당을 살리려면 가장 경쟁력 있는 후보”라고 한껏 추켜세웠다.

[시사포커스 / 유용준 기자] 유승민 대표는 안철수 전 대표의 서울시장 출마 여부에 대해 “본인의 결단이 중요하다”면서도 “최대한 빨리 결단해 달라고 하고 있다. 안 전 의원이 서울시장 결심을 하면 합당한 절차를 밟아야 하지만 적극적으로 돕겠다”고 공언해 출마 가능성에 한층 힘을 실었다.
[시사포커스 / 유용준 기자] 유승민 대표는 안철수 전 대표의 서울시장 출마 여부에 대해 “본인의 결단이 중요하다”면서도 “최대한 빨리 결단해 달라고 하고 있다. 안 전 의원이 서울시장 결심을 하면 합당한 절차를 밟아야 하지만 적극적으로 돕겠다”고 공언해 출마 가능성에 한층 힘을 실었다.

여기에 지도부인 유 대표까지 27일 대구시당에서의 기자간담회에서 안 전 대표의 서울시장 출마 여부에 대해 “본인의 결단이 중요하다”면서도 “최대한 빨리 결단해 달라고 하고 있다. 안 전 의원이 서울시장 결심을 하면 합당한 절차를 밟아야 하지만 적극적으로 돕겠다”고 공언해 출마 가능성에 한층 힘을 실었다.

반면 같은 당이지만 민평당으로 가고자 줄곧 출당시켜줄 것을 요구해온 비례대표 출신 이상돈 의원은 28일 안 전 대표에 대해 “당선될 가능성이 없다”고 단언한 데 이어 “바른미래당에서 사실 광역단체장 (당선) 가능성은 없다고 보고 기초단체장도 굉장히 어렵다”고 비관적 전망을 내놨다.

무엇보다 이 의원은 기존 소선거구제 특성상 이번 지방선거 역시 민주당과 한국당 같은 양당 구도로 갈려 다른 정당들은 기회를 잡기 어려울 것으로 봤으며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을 통합하는 과정에서 당직자들의 구조조정도 아직 이뤄지지 못해 지방선거 전까지 불협화음이 상당할 것으로 관측했다.

◆ 한국당과의 선거연대도 일축…‘전 지역’ 후보 출마 실현 가능할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 대표는 지난 13일 바른미래당 출범대회에서 당 대표 취임 일성으로 “전국의 모든 광역과 기초 지역에 후보를 내겠다”고 천명한 데 이어 27일에 대구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도 “대구·경북 지역 모두 후보를 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하고 있어 실현 가능한 것인지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미 바른미래당은 한때 일설로 나돌았던 ‘남경필 경기지사-안철수 전 대표’ 간 한국당-바른미래당 ‘지방선거 묵시적 연대론’에 대해 20일 박주선 공동대표가 “우린 한국당이 극복의 대상이지 연대나 연합의 대상은 아니라고 얘기했다”고 일축하고 유 대표도 “그런 건 아직 생각도 안 해봤다”고 선을 그어 인물난을 겪고 있던 한국당과의 지방선거 보수연대 가능성을 적극 부인했기 때문이다.

물론 소선거구제라는 불리한 상황에서 한국당과의 선거연대도 하지 않을 경우 단기간동안 전국 모든 지역에 출마 후보를 발굴해 내놓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지적이 여전히 적지 않지만 지난 27일 데일리안의 의뢰로 알앤써치가 실시한 한국당과 바른미래당 선거연대에 대한 찬반 조사 결과에서도 양당의 연대에 반대한다는 응답이 55.7%를 기록해 찬성인 23.7%를 2배 이상 격차로 앞섰던 만큼 한국당과 각을 세우며 출범한 바른미래당이 이 같은 여론을 묵살한 채 창당하자마자 정치공학적으로 비쳐질 선거연대를 추진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딜레마 때문인지 유 대표는 한국당과의 연대엔 거부 의사를 분명히 하면서도 한국당 출신 인사들이 바른미래당으로 온다면 적극 수용하겠다는 궁여지책을 쓰고 있는데, 27일 기자간담회에서 그는 “한국당을 탈당해 바른미래당으로 오겠다는 분에겐 전국적으로 샛문이 아닌 정문·대문이 열려 있다”며 노골적으로 러브콜을 보냈다.

이 뿐 아니라 3월 초부터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된다는 점을 의식한 듯 유 대표는 “지난해 가을부터 (영입) 의사를 타진했는데 그때는 한국당이 본거지고 공천만 받으면 당선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아주 오래된 사고방식 때문에 별 반응이 없었다. 이제는 봄”이라며 “지방선거 출마를 위해 한국당 경선에 참여했다고 누가 봐도 늦은 타이밍에 온다는 사람에게 공천을 주는 건 문제가 있다. 선거가 본격화하니 오려면 빨리 와야 한다”고 아예 재촉하기에 이르렀다.

이 같은 러브콜에 화답해 바른미래당으로 어느 정도의 인재들이 들어올 것인지는 아직 좀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최근 북한 고위 인사들의 방남으로 불거진 안보 현안과 관련해 제1야당인 한국당이 먼저 장외투쟁까지 불사하며 이슈 선점에 나서는 등 바른미래당은 좀처럼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어 과연 지방선거에 있어서도 기존 양강의 압박 속에서 혈로를 찾을 수 있을 것인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저작권자 © 시사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