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명진 ‘한나라 보수세력’ 척결 프로젝트

인명진, “당에 남으려면 벌을 받아야 한다!”
김용갑, “좌파의 칼이 보수의 목을 겨냥해!”

인명진 프로젝트의 첫 타깃은 보수 김용갑?
색깔론 넘어 ‘박·이 대리전’양상으로 치달아


한나라당내 색깔논쟁이 대선주자 대리전으로까지 번질 태세다. 김용갑 한나라당 의원과 인명진 윤리위원장의 당내 이념갈등을 둘러싼 감정싸움이 ‘박·이 대리전’ 양상을 띠고 있기 때문이라는 해석 때문이다.

논란의 씨앗은 인 위원장이 여기저기서 김 의원의 ‘광주비하발언’과 ‘10·25 재·보선 무소속 후보 지원’ 한 것을 두고 징계를 해야 한다는 입장을 표명한 것에서 시작됐다.

반면 당 지도부에 윤리위원장 기피신청을 낸 김 의원은 한술 더 떠 소송까지 준비하고 있다고 전해졌다.


김용갑은 인명진의 첫 타깃

▲ 김용갑 한나라당 의원.
▲ 인명진 한나라당 윤리위원장.
인명진 위원장은 한나라당에 입성할 때 ‘당을 확 고치겠다’고 말한 바 있다. 아마도 한나라당내 보수세력들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의 당개조는 쉽게 본색을 드러냈다.

그는 한 라디오 방송에 출현, 김용갑 의원의 ‘광주 해방구’ 발언과 ‘무소속 후보 지원’물의에 대해 “양심적으로 스스로 당원임을 본인이 거부한 것이니까 당을 떠나야 한다”며 “당에 있으려면 벌을 받아야 한다. 이것이 국민의 상식”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물론 김용갑 의원의 발언과 행동은 제재를 가해야 하는 상황임에는 틀림없어 보인다. 그러나 당내에서 일어난 내부적 갈등을 표면화 시킨 이유는 무엇일까. 게다가 때 이른 대선정국형성과 여당의 정계개편 등 여·야 정치권이 꼬리를 잡히지 않기 위해 쉬쉬하는 분위기에 나온 발언이라 더욱 쉽게 이해되지 않는다는 분석이다.

또한 인 위원장이 이참에 당내 수구세력의 원조격인 김 의원을 제거하려는 속셈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김 의원도 가만히 있지만은 않았다. 그는 지난 21일 ‘인명진 윤리위원장을 기피 신청한다’는 제하의 보도자료를 통해 “인 목사는 한나라당 정체성에 맞지 않는 강한 좌파성향의 인물”이라며 “조용히 징계 여부를 결정하면 되지, 굳이 ‘징계하겠다’는 말을 하는지 모르겠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현재 인 위원장을 데려온 당 지도부와 소장파 의원들까지 모두 인 위원장에게 힘을 실어주는 분위기다.

하지만 인명진의 ‘당개조 실험’이 당내 실질적인 변화를 가져올지 여당에 꼬리만 잡힐지는 미지수다.

또 하나의 문제점은 이 둘의 감정대립이 당내 색깔론으로 확산됐다는 것. 김 의원은 “좌파의 칼이 보수의 목을 겨냥하고 있다”며 했다. 또한 인 위원장은 과거 도시산업선교회를 통해 기업을 도산시킨 것처럼 한나라당을 분열시키기 위한 의도를 갖고 있는 것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인 위원장은 “윤리위원들의 투표에 의한 결정으로 징계 절차가 이미 개시된 만큼 (김 의원은) 무엇이든 징계를 받게 될 것”이라고 말해 물러설 뜻이 없음을 시사했다.

인 위원장은 좌파 주장에 대해 “무슨 근거를 가지고 나를 좌파라고 하는가”라며 “지금 국민들이 한나라당을 보며 눈살을 찌푸리는 부분이 바로 색깔논쟁”이라고 대응했으나, 밖에서 보는 시각이 다른 것만은 분명하다.


박근혜·이명박의 전초전?
색깔논쟁을 넘어 ‘대리전’ 논란까지 낳고 있다. 인 위원장은 평소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가깝게 지낸다는 소문이 여의도에서 파다하다. 또한 김용갑 의원은 과거 “나는 박근혜 대표의 팬이다”라고 말한 바 있다. 즉, 이 둘의 감정싸움이 자신이 지지하는 대선후보를 염두해 둔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다.

물론 이 둘은 이 같은 물음에 난색을 표했다. 인 위원장은 “말도 안 되는 소리, 불쾌하다”고 전했고, 김 의원은 “지나치게 본질을 흐리는 질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정치권 일각에선 이명박 전 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를 각각 지원하는 당내 개혁파와 영남보수의 세력 대결로 해석하는 시각도 제기돼 정치권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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