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정치적 음해인지 밝혀야”…최경환 “박주원, 사과하고 책임져야”

▲ 과거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지원유세에 나선 박주원 최고위원의 모습. 사진 / 시사포커스DB
[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지난 2008년 주성영 한나라당 의원이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공개한 ‘DJ 비자금 추정 100억원대 양도성 예금증서’ 사본 자료의 출처가 박주원 최고위원이라는 8일 언론보도내용과 관련해 같은 날 국민의당 내에서 반응이 분명하게 엇갈렸다.
 
먼저 안철수 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공소시효가 지난 얘기지만 덮어둘 수 없는 일이다. 사실이라면 그에 상응한 조치가 뒤따라야 한다”면서도 “사실관계를 분명히 따져 정치적 의도를 가진 음해인지 여부를 밝혀야 한다”고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반면 동교동계인 최경환 최고위원은 자신의 SNS에 박 최고위원에 대한 의혹에 대해 확신하는 듯 “박 최고위원은 어디서 그 정보를 제보 받았고 어떤 의도로 주성영 의원에게 알려줬는지 밝혀야 한다”며 “불법정치공작에 가담한 경유를 밝히고 유가족에게 사과하고 모든 책임을 져야 한다”고 박 최고위원을 거세게 몰아붙였다.
 
이런 가운데 박지원 전 대표도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이러한 사실이 사정당국자에 의해 밝혀졌다는 보도에 충격을 금할 수 없다”며 “검찰 내부에서 이런 내용이 제보됐다면 검찰의 국민적 신뢰를 위해서도 검찰 스스로 밝혀야 한다”고 한 목소리로 박 최고위원을 압박하고 나섰다.
 
다만 박 전 대표는 “(당시 DJ 비자금 의혹을 폭로한) 주성영 의원께서 믿을 수 있는 제보자로부터 입수한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그때 현 박주원 최고위원의 제보라는 풍문도 있었지만 저는 당시 박 최고위원을 몰랐기 때문에 확인한 바는 없고 검찰의 수사에 맡겼다”며 자신이 사전에 박 최고위원의 행위였음을 전혀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고 분명히 선을 그었다.
 
이처럼 당내에서 이를 놓고 온도차 있는 반응이 나오는 데에는 박 최고위원이 안 대표와 마찬가지로 통합파이기 때문 아니냐는 지적이 없지 않은데, 앞서 선거법 위반 혐의로 최명길 최고위원이 의원직을 상실한 데 이어 또 다른 통합파인 박 최고위원까지 이번 보도로 궁지에 몰리게 돼 이러다 통합파가 자멸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벌써부터 흘러나오고 있다.
 
한편 경향신문은 이날 사정당국 관계자의 발언을 인용해 지난 2008년 10월20일 주성영 당시 한나라당 의원이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공개한 ‘DJ 비자금 추정 100억원대 양도성 예금증서’ 사본 자료의 출처가 박 최고위원이라고 보도했는데, 박 최고위원은 검찰에서 퇴직한 지 1년 뒤인 2006년에 주 의원에게 자료를 제공했으나 그로부터 2년 뒤 태광실업 세무조사가 이뤄지던 시점에야 주 의원이 해당 자료를 공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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