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강경 투쟁 선회 파업 가능성마저 제기
환율 하락 수출 빨간불 실적 악화 장기화

▲ 현대자동차가 강경투쟁에 돌입한 노조와 환율 하락이라는 이중고로 인해 사드 해빙 무드로 모처럼 반등 기미를 보인 판매량에 비상등이 켜졌다. 이로 인해 실적 악화가 장기화 되면서 임금 동결 가능성마저 제기된다. [사진 / 시사포커스 DB]
[시사포커스 / 김용철 기자] 현대자동차가 강경투쟁에 돌입한 노조와 환율 하락이라는 이중고로 인해 사드 해빙 무드로 모처럼 반등 기미를 보인 판매량에 비상등이 켜졌다. 이로 인해 실적 악화가 장기화 되면서 임금 동결 가능성마저 제기된다.

23일 자동차 업계 및 금융당국에 따르면 현대차 노조는 임단협 협상 테이블에서 사측과 의견차를 줄이지 못해 내달 투쟁에 돌입할 방침이다. 현대차 노조의 투쟁 방침은 연례행사인 만큼 새로운 것은 아니지만 원달러 환율 하락과 맞물리면서 자동차 업계 직격탄이 되고 있다.

현대차 노조에 따르면 내달 초 더 이상 협상에 매달리지 않고 투쟁에 돌입한다는 방침이다. 일각에선 하부영 지부장이 “파업이 필요한 할 것이고 파업보다 더 큰 위력을 발휘할 투쟁전략을 마련해 돌파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어 파업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실제 파업이 진행되면 허리띠를 졸라매는 현대차로선 생산차질로 인한 실적 악화는 불 보듯 뻔하다. 현대차 노조는 그동안 사측이 제시한 안을 거부하고 총 8차례 부분파업 및 주말 특근 거부를 벌여 3만8000여대(8000억원)의 생산차질을 빚었다.

무엇보다 현대차를 위협하는 것은 노조의 투쟁 못지않게 환율 하락이다. 대내외 경제여건이 호조를 띠고 있고, 수출이 늘면서 환율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 또 미국 연준이 기준금리 인상 유예도 환율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23일 원달러 환율은 전일보다 3.7원 내린 1,085.4원으로 마감해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환율 하락은 수출업종인 국내 자동차 산업엔 직격탄이다. 코트라(KOTRA)에 따르면 자동차의 경우 환율이 10원 하락하면 현대·기아차의 경우 매출이 약 2000억원 감소한다. 해외시장에서 일본과 경쟁하는 현대차로선 원화 강세가 이어지면 가격 경쟁력이 떨어져 경쟁에 애를 먹고 있다. 게다가 엔화마저 약세가 이어지면서 미국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10월까지 현대차의 미국 시장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3.1%로 하락한 56만4750대를 판매했다. 현대 기아차의 10월 누적 기준 미국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같은 기간 8.2%에 비해 0.7%로 감소한 7.5%에 그쳤다. 반면 토요타·혼다·닛산 등 일본 완성차 브랜드들은 올해 1~9월 미국시장에서 503만9799대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5만7399대 늘었다. 1~9월 점유율 역시 지난해 38.2%에서 올해 39.4%로 1.2%p 증가했다.

현대 기아차의 미국 수출물량이 전체 수출 물량의 30%안팎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환율 하락은 매출액 감소로 이어진다. 환율이 10원 하락하면 현대차 매출액은 1200억원 떨어진다. 현재로선 환율이 오를 요인이 적다는 점에서 현대차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게다가 노조의 강경 투쟁과 파업으로 이어질 경우 손실은 눈덩이처럼 불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에서 현대차가 추운 4분기를 맞이하고 있다. 현재 현대차 내부에선 올해 중국과 미국 시장에서 판매 부진과 영업이익 감소로 인해 임금 동결할 것이란 전망이 흘러나오고 있다. 작년 실적 부진으로 과장급 이상 직원들이 임금을 동결한 가운데 올해는 작년보다 실적이 더 좋지 않다는 점에서 2년 연속 임금동결이 불가피하는 관측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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