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해성 언급 피해…캡슐형 전용스틱, 아이코스 호환 가능

▲ 필립모리스 아이코스, BAT 글로에 이어 세 번째 궐련형 전자담배가 KT&G에서 출시됐다. '릴' 기자간담회와 시연회를 다녀온 후기를 적어봤다.ⓒ 뉴시스 및 각사

[시사포커스 / 강기성 기자] KT&G는 7일 국내 첫 자체생산 궐련형전자담배인 ‘릴(lil)을 출시했다. 필립모리스 아이코스, BAT 글로에 이어 세 번째 궐련형 전자담배다. 기자간담회와 시연회를 다녀온 후기를 적어봤다.
 
◆ 후발주자 KT&G ‘릴’…유해성? ‘공식결과 나오면...’
이제껏 국내 진출한 궐련형전자담배는 주로 유해성문제가 초미의 관심사였다. BAT는 글로를 출시하면서 지난 8월 21일 간담회에서 약 20분가량 유해성에 대한 P/T를 했다. 크리스토퍼 프록터 BAT R&D팀장은 “세계보건기구(WHO)와 FDA, 캐나다보건부가 규정한 유해화학성분이 표준담배와 비교해 약 97%감소한 결과가 나왔다”며 "장기적인 인체유해성에 대해 영국과 일본에서 연구를 지속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국내 첫 주자로 5월 출시됐던 아이코스 역시 인체에 유해성이 거의 없다 설명했고 외부 검증의 목소리에 주의를 기울였다.

반면, 7일 KT&G의 릴의 간담회 분위기는 달랐다. 국내 최초 궐련형전자담배로 글로벌 회사에 비해 연구기간과 투자가 부족했기에 유해성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이 끊이지 않았다. 이에 KT&G 측은 유해성에 대해 직접적인 언급을 피했다. KT&G 측은 “공식적인 임상시험은 진행 중”이라고 답했다. KT&G는 필립모리스와 BAT에 뒤져 궐련형전자담배 개발에 나선 후발주자다. 필립모리스는 2007년부터 10년간 연구비 3조4000억원을 투자했고, BAT는 2011년부터 6년간 1조7000억원을 투자했다고 발표한 것과 비교된다.

KT&G 관계자는 자체 분석 결과 기존 담배보다 유해물질이 상당부분 저감되는 사실이 확인됐다”며 “앞으로 외부 기관 등의 기준이 정해지면 대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또 관계자는 “해외시장에 진출할 계획도 있다”며 “나라마다 유해성 기준이 다르므로 맞춰서 준비하겠다”고 덧붙였다.
 
▲ 릴은 궐련형 전자담배의 후발주자로 '일체형'인 글로에 비해 단점이 많았으나, 아이코스와 전용담배를 호환할 수 있고, 캡슐이 들어있다는 특징이 있다. ⓒ 각사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두 가지 해석이 나오고 있다. ‘히팅’ 방식이라는 점에서 아이코스나 글로와 큰 차이는 없을 것으로 KT&G가 후발주자로 ‘득’을 본 것이라는 해석이 있고, 아이코스나 글로가 시장을 점유하기 전에 급하게 제품을 내놓다보니 준비를 못 한 것이라는 따가운 시선도 나왔다.

◆ 일체형 ‘릴’, 글로에 비해 보이는 몇 가지 단점
간담회 이후 시연회에 참가해 직접 시연해 본 결과, 일체형인 KT&G의 ‘릴’의 그립감은 BAT의 글로와 비슷했다. 충전기와 홀더가 분리돼 3~4분가량 재충전시간이 필요한 아이코스와 달리 '릴'은 연속 사용이 가능했다. ‘일체형’방식으로 연속사용은 BAT 글로와 동일했다.

글로에 비해 릴의 둘레는 다소 가늘었지만, 길이는 글로나 아이코스에 비해 가장 길었다. 하의 주머니에 넣고 다니기엔 불편함이 있었다.무게는 90g로 수치상 낮았지만 별다른 차이는 느껴지지 않았다. 각 사에 따르면 KT&G의 릴은 세로 10.7cm, 가로 3.2cm, 두께 2.2cm다. 플라스틱재질이다. BAT글로는 금속제질에 세로 8.5cm, 가로 4.4cm, 두께 2.2cm로 릴이 글로에 비해 세로길이가 2.2cm길다.

릴은 전용스틱인 핏을 다 사용하면, 송곳같은 물체가 핏을 고정시키고 있기 때문에 제거할 때 한차례 회전을 가해야한다, 수직으로 뽑을 경우 담뱃 찌꺼기가 기기 안에 남게되는 단점이 있었다. 이럴 경우 기기 상단을 분리하고 내부에서 남은 찌꺼기를 털어주어야 한다. 반면 길게 속으로 담배몸통이 들어가는 글로의 경우에 흡연 뒤 스틱을 빼다 찌꺼기가 남는 경우는 거의 생기지 않는다.

반면, 릴은 가열이 끝나고 흡연 가능 시간이 4분20초로 3분30초인 글로보다 길다는 장점이 있었다. 또 글로가 사용시간이 되면, 꺼져버리는 것과 달리 릴은 끝나기 30초전 한차례 진동으로 이를 알려주는 기능이 있었다.
 
▲ 아이코스나 글로와 달리 KT&G는 ‘릴’의 이렇다 할 장점이 없는 대신, 전용담배인 ‘핏’에 무게를 둔 듯했다. 릴의 전용스틱인 ‘핏’은 아이코스 ‘히츠’와 동일한 크기로 서로 호환이 가능했다. 글로의 전용담배 ‘네오스틱’은 가는 굵기의 일반 궐련형 담배와 비슷한 형태다. KT&G는 호환가능여부를 밝히지는 않았으나 KT&G의 ‘핏’이 아이코스에 사용할 수 있다면 KT&G가 필립모리스의 아이코스 시장 침투를 의식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오훈기자

◆ 핏(Fiit), 캡슐형 전용담배는 아이코스와 호환?
아이코스나 글로와 달리 KT&G의 ‘릴’은 눈에 띄는 특징이 없는 대신, 전용담배인 ‘핏’에 무게를 둔 듯했다. 릴의 전용스틱인 ‘핏’은 아이코스 ‘히츠’와 동일한 크기로 서로 호환이 가능했다. 글로의 전용담배 ‘네오스틱’은 가는 굵기의 일반 궐련형 담배와 비슷한 형태다. KT&G는 호환가능여부를 밝히지는 않았으나 KT&G의 ‘핏’이 아이코스에 사용할 수 있다면 KT&G가 필립모리스의 아이코스 시장 침투를 의식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또한 필터부분에 캡슐이 들어있어. 이를 터트리면 박하향 등이 퍼지는 기존 일반 담배의 캡슐방식을 전자담배에 적용했다. 사용자가 향을 원하지 않으면 캡슐을 터뜨리지 않아도 됐다. 하지만 캡슐방식이 담배 냄새를 줄이는 장점은 있으나, 건강에는 더 해롭다고 알려져 있다는 문제도 일부 지적됐다. 미국, EU, 캐나다 등에서는 캡슐이 들어간 담배의 제조‧판매를 금지하고 있다.

이에 KT&G관계자는 “캡슐 자체에 식품첨가물이 인체에 직접적으로 유해하지는 않으며, 또 사용자가 선택할 수 있으므로 크게 문제될 것은 없다”고 말했다.

한편, KT&G는 릴의 충전상 불편함을 덜기 위해 충전거치대를 따로 출시한다. 기기의 가격은 할인 기준 6만8000원을 아이코스(9만7000원), 글로(7만원)보다 저렴하다. 전용담배는 세 회사 모두 4300원으로 동일하다.
 
저작권자 © 시사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