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름살 늘어가는 경영위기에 바쁜 추석 연휴 보낼 듯

▲ 27일 재계에 따르면 올해 경영사정이 녹록치 않아 대부분 총수들은 경영구상에 몰두해야 할 처지다. 특히나 재계 10대그룹 총수 중에는 국정농단에 연루되면서 구치소에서 추석 연휴를 보내거나 재판 일정으로 느긋하게 연휴를 즐길 여유가 없다. [사진 / 시사포커스 DB]
[시사포커스 / 김용철 기자] 추석 연휴에도 기업 총수들은 저마다 사연으로 우울한 연휴를 보내는가 하면 경영위기로 국내외를 오가며 바쁜 일정을 소화하거나 경영구상에 몰두할 것으로 보인다.

27일 재계에 따르면 올해 경영사정이 녹록치 않아 대부분 총수들은 경영구상에 몰두해야 할 처지다. 특히나 재계 10대그룹 총수 중에는 국정농단에 연루되면서 구치소에서 추석 연휴를 보내거나 재판 일정으로 느긋하게 연휴를 즐길 여유가 없다. 몇 개월째 이어지고 있는 중국발 사드 여파로 경영위기가 지속되고 있는 것도 총수들의 이마에 주름살이 깊어지는 이유다.

10월이면 3분기 실적을 발표가 예정돼 있고 4분기는 올 한해 농사를 마무리하는 분기라 그 어느 때보다 고삐를 늦출 수 없다는 점에서 총수들의 올 추석연휴는 경영의 연장선상에 있다.

◆2심 몰두 이재용 부회장…‘가시방석’ 조양호 회장
재계 1위 삼성을 이끌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그 어떤 추석보다 쓸쓸한 추석을 맞이하고 있다.

이맘때쯤 국내외를 오가며 삼성의 미래먹거리 투자에 심혈을 기울여할 판이지만 현재 이 부회장은 뇌물공여 혐의를 벗는데 최선을 다해야할 처지기 때문이다.

뇌물공여 혐의로 1심 재판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이 부회장은 2심 재판에서 무죄 석방을 위해 배수진을 쳤다. 변호인단 교체 등 거물급 변호인단을 새로 구성하며 항소심에서 무죄 입증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이재용 부회장 부재로 투자가 지연되고 있는 삼성으로선 이 부회장의 조속한 경영 복귀가 필요한 시점이다. 최근 윤부근 삼성전자 사장이 이 부회장의 부재로 인한 투자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언급했듯 2심 재판은 삼성에게 중요할 수밖에 없다. 2심에서 이 부회장이 패소할 경우 대법원에서도 승산이 쉽지 않다는 점에서 이 부회장측은 사력을 다할 것으로 보인다.

한진그룹 조양호 회장은 최근 불거진  회삿돈 30억 원을 빼돌려 자택 공사비로 쓴 혐의로 지난주 경찰이 소환돼 조사를 받고 추석 이후 신병처리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라 마음이 편치 못한 상황이다. 대기업 총수가 경찰에 소환된 건 2007년 보복폭행 사건에 연루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이후 10년 만에 처음이라 이목이 쏠리고 있는 점도 부담이다. 게다가 조종사 노조 파업까지 예정돼 있어 추석 연휴가 ‘가시방석’일 수밖에 없다.

◆경영구상 전념, 정몽구·최태원·신동빈
▲ 경영위기로 총수들은 국내외를 오가며 바쁜 일정을 소화하거나 경영구상에 몰두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사진 / 시사포커스 DB]

현대기아자동차그룹은 대내외적으로 풀어야 할 과제가 산적해있다.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부진한 현대차와 기아차 살리기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상황이다.

사드 여파가 현대차를 덮치면서 중국시장에서 상반기 판매량이 반토막난 상황에서 올 하반기는 판매 회복에 안간힘을 써야할 처지다. 최근 봉합된 베이징기차와의 단가 인하 갈등설도 언제든지 재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고 중국 소비자들의 반한감정이 잦아들지 않기에 단기간에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 정 회장의 고민이 깊은 대목이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파업 여부도 풀어야할 숙제다. 노조 집행부 선거가 마무리되면 임금협상 진척에 따라 노조의 파업 불씨가 남아 있고 기아차의 통상임금 항소심을 준비해야 하는 등 챙겨야할 현안들이 많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추석 연휴를 앞두고 일본과 미국 출장길에 오른다. 27일 재계에 따르면 최 회장은 이날 오전에 열리는 SK하이닉스 이사회가 끝난 뒤 일본으로 출국할 예정이다.

일본 출장길은 최근 SK하이닉스을 주축으로 한 한미일 연합에 도시바 반도체부문 최종인수가 마무리되지 않고 있는 만큼 이를 매듭짓기 위한 행보로 보인다.

한·미·일 연합은 최종계약만 남겨둔 상황에서 세부적인 부분에서 이견을 조율하고 있다. 추석 연휴 기간에도 인수작업을 차질없이 마무리하기 위한 경영구상에 몰두할 것으로 예상된다.

재판을 받고 있는 신동빈 회장은 불구속 상태서 재판이 진행되기 때문에 한결 여유있게 그룹 현안을 챙길 것으로 예상되지만 최근 사드 여파로 인한 롯데마트 철수 등 중국의 피해 상황을 점검하며 현 위기를 돌파하기 위한 경영전략을 고민할 것으로 보인다.

유통업계 특성상 추석 연휴에도 근무가 불가피하기 때문에 사업현장 등을 방문하며 현장 지도 점검에 나설 계획이다. 신 회장은 오는 25일과 27일에 재판에 참석한 후 추석연휴에는 국내 주요 지역 매장을 둘러보고, 주말쯤 일본으로 건너가 가족과 시간을 보낼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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