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최대수혜자‧SK하이닉스 점유율 확대‧삼성전자 예의주시

▲ ‘도시바 메모리’ 인수전은 반도체 지형 변화가 예상됨에 따라 SK하이닉스와 애플 삼성전자에 어떤 영향을 줄지 이목이 모아지고 있다. [사진 / 시사포커스 DB]
[시사포커스 / 김용철 기자] 한·미·일 연합 승리로 끝난 말도 많았던 도시바 반도체 자회사 ‘도시바 메모리’ 인수전은 반도체 지형 변화가 예상됨에 따라 SK하이닉스와 애플 삼성전자에 어떤 영향을 줄지 이목이 모아지고 있다. 일단 이번 승리의 주역은 애플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SK하이닉스도 이번 인수전에 참여 일부 지분 투자로 낸드 시장에서 1위인 삼성전자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애플이 아니었다면 인수가 쉽지 않았다는 점에서 전문가들은 숨은 일등 공신으로 당연히 애플을 꼽는다. 도시바 인수전의 판을 흔든 애플, 그리고 낸드 시장 5위에서 삼성전자와 양강체제를 구축하려는 SK하이닉스, 삼성전자의 손익계산이 분주해질 전망이다.

◆판 뒤흔든 애플, ‘양수겸장’
막판 도시바 인수전에 발을 담그면서 도시바 인수전을 판을 흔든 애플은 최대 수혜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애플은 이번 도시바 반도체 지분 투자를 통해 안정적인 거래처 확보와 스마트폰 시장에서 최대 경쟁자인 삼성전자를 견제하고, 더 나아가 삼성전자처럼 부품 수직 계열화를 추구할 수 이는 발판 마련이 예상된다.

애플은 도시바로부터 아이폰, 아이패드 등에 탑재되는 낸드플래시를 공급받고 있다. 최근 낸드플래시 수요가 폭등하면서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자 가격이 폭등하고 있다. 애플은 SK하이닉스, 삼성전자로부터 낸드플래시를 공급받고 있지만 가장 많은 물량 공급처는 도시바다. 연간 1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이 인수전 막바지에 발을 담근데는 미국의 웨스턴디지털(WD)이 도시바메모리의 경영권 저지를 통한 안정적인 수급에 있다는 분석이다. 낸드플래시는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등에 사용되는 대표적 제품으로 WD는 SSD사업을 확장중에 있다.

WD가 도시바 반도체를 인수했을 경우 경영권 확보를 통해 자사에 낸드 물량을 사용할 경우 애플은 낸드 수급에 차질을 빚게 된다. 즉, 애플은 낸드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기술력과 생산력에 앞서있는 삼성전자에 비싼 값을 주고 사와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실제 애플은 메모리 용량 부족하다는 소비자들의 지적이 잇따르자 아이폰7에 삼성전자의 낸드플래시를 처음 탑재했다. 특히 도시바와 SK하이닉스의 낮은 제품생산률로 아아폰8에 들어갈 낸드플래시 공급부족 사태를 겪자 애플은 삼성전자에 ‘SOS’를 요청한 바 있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경쟁하는 애플로선 삼성전자 의존도가 커지는데 부담을 느낄수 있다. 공급사에 휘둘릴 경우 애플의 주력제품 생산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에서 이번 도시바 반도체 인수전 참여는 WD와 삼성전자를 견제하는 ‘양수겸장’카드라는 분석이다.

블룸버그는 “애플은 주요 반도체 공급업체인 삼성전자에 의존이 높아지는 것을 막으려 온힘을 쏟고 있다”며 “현재 애플이 공급받는 낸드플래시 물량의 40% 정도를 삼성전자가 담당하고 있는데 애플이 도시바 반도체 인수에 성공할 경우 가격협상에 훨씬 유리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SK하이닉스, 고객사 확대‧ 삼성과 격차 감소 ‘일조이조’ 효과
SK하이닉스는 이번 인수전 승리로 인해 낸드시장에서 고객사 확대 시너지가 기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SK하이닉스는 D램과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각각 2위와 5위를 차지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HS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기준 낸드플래시 시장점유율은 삼성전자(38.3%), 도시바(16.1%), 웨스턴디지털(15.8%), 마이크론(11.6%), SK하이닉스(10.6%), 인텔(7.0%) 순이다.

애플이 삼성전자로부터 낸드 물량의 40%이상을 공급받고 있는데 SK하이닉스와 협력에 나설 경우 일부 물량을 SK하이닉스로 돌릴 수 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도시바 인수로 SK하이닉스는 애플과 장기적 협력관계를 구축하며 삼성전자와 낸드플래시 격차도 줄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번 인수전을 지켜본 삼성전자는 반응은 없지만 이후 상황을 예의주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애플이 도시바 반도체 인수에 나설 경우 삼성처럼 수지계열화로 인한 자체 공급이 가능케 된다. 이럴 경우 낸드 가격 협상에서 애플이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는 동시에 애플의 공급망 다변화로 인한 삼성전자 반도체 실적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중국 반도체 굴기 견제 포석
한편 이번 도시바 반도체 인수는 중국 견제 포석도 존재한다. 중국정부가 ‘반도체 굴기’를 선언하면서 최대 타격을 입을 곳이 세계 반도체 시장을 주도하는 국내 반도체 업계가 지목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반도체 사업은 국영기업인 칭화유니그룹이 주도하고 있다. 칭화유니그룹은 올 초 중국 우한과 청도, 난징 등의 공장에 반도체 제조라인을 구축하기 위해 총 700억달러(약 79조원)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중국 반도체 자급률은 10%대에 머물고 있지만 2025년 7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게 중국 정부의 방침이다.

기술력 차이가 커 일각에선 중국이 한국을 곧 따라잡을 것이란 관측에 기술력 차이를 1~2년에 따라잡을 수준이 아니라는 분석이 나온다. 그럼에도 우려의 시선이 존재하는 이유는 시스템반도체의 경우 세계 3위 수준으로 한국을 앞질렀다는 평가다. 게다가 자본력을 바탕으로 인수합병에 나설 경우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에 위협으로 작용할 수 있다. 결국 이번 도시바 반도체 인수전에 SK하이닉스가 포함된 한미일 연합 승리가 중국 견제에 도움이 된 것도 수혜로 꼽고 있다.   
저작권자 © 시사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