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심 구속 이후 글로벌 CSR 순위 69단계 하락

▲ 이재용(사진) 삼성전자 부회장이 ‘박근혜-최순실’ 뇌물 공여 혐의로 1심에서 구속되고 지난해 갤럭시노트7 발화로 인한 단종 사태 여파로 삼성의 명성에 금이 가고 있다. [시사포커스 / 사진공동취재단]
[시사포커스 / 김용철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박근혜-최순실’ 뇌물 공여 혐의로 1심에서 구속되고 지난해 갤럭시노트7 발화로 인한 단종 사태 여파로 삼성의 명성에 금이 가고 있다.

이재용 총수 부재와 미래전략실 해체 이후 미래먹거리를 위한 M&A는 개점휴업 상태다. 지난해 6건에 비해 올해는 지난 7월 그리스 스타트업 이노틱스를 인수가격 5000만달러(약 570억원)에 인수한 건이 전부다. 최근 윤부근 삼성전자 소비자가전(CE)부문 대표(사장)은 “내부적으로 타이밍을 놓쳐 제때 의사결정을 못해 막판에 (M&A가) 무산됐다”면서 “경영위원회가 있지만 사업구조 재편, 대형 M&A 등과 관련해선 제대로 작동되지 않고 있다”고 이 부회장 부재 우려를 드러낸 바 있다.

이런 우려는 외신 보도에서 쏟아졌다. 이 부회장이 1심에서 징역5년의 실형이 선고된 파이낸셜타임즈는 “이재용 부회장이 5년형을 받으면서 삼성의 글로벌 명성과 장기 전략에 치명타를 가했다”고 전했다. 일본 교도통신은 “이 부회장에 대한 유죄 인정은 한국에서 가장 큰 기업집단인 삼성의 명성에 심각한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미국은 해외부패방지법(FCPA)를 미국 증시에 상장돼 있거나 증권거래위원회(SEC)에 공시하게 돼 있는 기업 또는 기업의 자회사가 적용 대상인데 삼성의 경우 해외 계열사가 미국법의 적용을 받기 때문에 이 부회장이 최종 유죄를 확정 받을 경우 천문학적인 과징금을 물어야 한다. 이같은 우려 속에서도 삼성전자는 반도체 업황 호황으로 특수를 누리며 고공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총수 부재가 장기화 되면서 삼성은 불투명한 미래를 우려하고 있다.

실제 이재용 부회장이 1심에서 구속된 이후 삼성전자 브랜드 명성에 금이 가고 있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레퓨테이션 인스티튜트’(RI·Reputation Institute)가 최근 발표한 ‘2017 글로벌 CSR 순위’에서 삼성전자는 89위에 랭크됐다. ‘글로벌 CSR 순위’는 기업 지배구조, 사회적 영향, 근로자 대우 등을 기준으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점수로 매긴 것이다. 총점 100점 만점에 69.8점으로 20위에 올랐던 지난해와는 달리 올해 삼성전자는 64.5점에 그치면서 89위로 69단계나 하락했다. 3년 연속 30위권을 유지했던 삼성전자는 지난해 갤럭시노트7 발화로 인한 단종 사태와 지난해 연말을 강타한 국정농단에 연루된 게 브랜드 가치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명성을 쌓는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만 쌓은 명성이 오너리스크로 인해 한번에 무너지는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는 다는 것을 이번 삼성전자 순위 하락을 통해 잘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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