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급 20%삭감 대신 인력조정 암시
실적 전망 ‘이상無’에도 하반기 지주사 전환 관련?

▲ 지난 25일 현대중공업은 일감확보에 유례없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2016년‧2017년 단체교섭 제시안을 노조 측에 통보했다. 노조는 사측의 제시안은 연초 노사합의를 어긴 인력구조조정의 명분이라며 전면 반발하고 나섰다. ⓒ 현대중공업노조 게시판

[시사포커스 / 강기성 기자] 지난 25일 현대중공업은 일감확보에 유례없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2016년‧2017년 단체교섭 제시안을 노조 측에 통보했다. 노조는 사측의 제시안은 연초 노사합의를 어긴 인력구조조정의 명분이라며 전면 반발하고 나섰다.
 
반면 업계는 일관적으로 하반기 조선업 업황 역시 낙관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현대중공업의 구조조정의 명분이 부실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더구나 그룹차원에서 이미 지주사로 전환한 상태로 인력을 줄여 비용 절감하려는 의도라는 추가적인 분석도 나온다.
 
◆ 현대중공업 “20%삭감철회 대신 인력조정?”…노조, ’꼼수’반발
 
28일 현대중공업 노조 관계자는 “지난 25일 현대중공업이 ‘단체교섭 회사 제시안’이 사측의 본격적인 인력구조조정의 구실을 내세운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현대중공업 제시안의 골자는 기존 노조 측의 고통분담(기본금 20%상당 반납)을 철회하고, 2017년 9월부터 인력구조조정‧휴업 등 필요조치를 시행한다는 것이다. 2017년 6월부터 2018년 5월말까지 기본급은 동결하고 성과급은 별도 논의한다. 노사화합 격려금은 100만원 추가된다.
 
또 현대중공업 측은 기존 2016년 6월부터 2017년 5월 말까지 제시안에서는 최저임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상여금 지급 기준을 개선해 연간 800%에서 매월 25%, 매 분기말 100%, 설‧추석 각 50%)을 수용할 통상임금 범위를 확대해 상여금 800% 전액을 통상임금 산입할 것이며, 고정연장수당 폐지에 따른 임금 조정으로 10만원을 기존 3만9000원에서 인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노조 관계자는 이번 제시안에 대해 “올해 제시한 ‘기본급 동결’은 곧 기존안인 20% 감소를 대신하면서 인력구조조정을 공식화하겠다는 명분”이라며 “정부의 최저임금인상안에 걸리지 않으려고 이에 해당하는 일부 직원들에 상여금 제시시기를 일부 조정하는 등을 ‘꼼수’제시안”이라고 주장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연초에기본급 20% 반납하면서, 함께 고통분담하며 노조와 함께 가겠다고 했지만. 임단협이 지지부진했고, 특히 수주잔고 부족으로 하반기에 추가수주에 대한 전망이 밝지 못하다”며 “이미 수주잔고 부족으로 군산공장은 가동중단, 울산공장은 도크 10곳 중 2곳이 가동 정지됐다”고 말했다.
 
◆ 전망은 “현대중공업 ‘청신호’”…그룹차원의 비용절감?
 
▲ 지난 2일 현대중공업 그룹은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이 각 상장자회사에서 20%이상을 매수하며 25.8%를 소유해 현대로보틱스를 지주사로 4개의 계열사(현대중공업(현대삼호중공업→현대미포조선)‧현대건설기계‧현대오일뱅크‧현대글로벌서비스)를 거느리는 지주사 형태를 완성했다. ⓒ 뉴시스

현대중공업의 주장과는 달리 현행 조선업계를 바라보는 시각을 비춰보면 ‘제시안이 구조조정의 명분에 불과하다’는 노조 측에 주장에 손이 들린다.
 
제시안을 제출한 25일 현대중공업이 발표한 영업(잠정)실적에 따르면 이번 7월 매출액은 7237억원으로 전월(1조1305억원)보다 36% 감소했고, 전년동기(1조2667억원)보다는 42.86% 감소했다. 반면 조선‧해양‧플랜트‧엔진기계 등 수주액은 상반기보다 늘어난 2509백만불로 전년동기대비 3.8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한영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현대중공업의 2분기 연결 영업이익은 조선업종 하반기 일감감소에 따른 수익성 둔화가 예상됨에도 경쟁사와 비교하면 견고한 수준”이라며 “초과원가 보상(482억), 충당금 환입(306억), 현대삼호중공업 시추설비 매각에 따른 충당금 환입(332억원) 그리고 육상플랜트부분 충당금 환입(242억) 등으로 상쇄했다”고 분석했다.
 
황어연 신한투자금융 연구원은 “2015~2016년 유가하락과 저조한 선박공급 과잉으로 저조한 수주로 매출 감소세였지만 현대중공업의 2분기 실적은 시장전망치와 부합했다”며 “2016년 상반기 해양플랜트부문 대규모 손실인식에 따른 역기저 효과로 2017년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32.8%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내다봤다.
 
아울러 그는 “2017년 수주회복으로 잔고는 2018년, 매출은 2019년 반등이 예상된다”며 “올해 조선부분 수주액은 117억달러(전년대비 97.2%)를 예상하며 하반기에는 상반기에 수주한 선박들의 옵션 행사로 상반기를 상회하는 수주가 전망된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2일 현대중공업 그룹은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이 각 상장자회사에서 20%이상을 매수하며 25.8%를 소유해 현대로보틱스를 지주사로 4개의 계열사(현대중공업(현대삼호중공업→현대미포조선)‧현대건설기계‧현대오일뱅크‧현대글로벌서비스)를 거느리는 지주사 형태를 완성했다.
 
한 투자금융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조선업계 및 제조업에서 선제적인 구조조정은 재무 안정성을 가져온다는 것이 중평”이라며 “현대중공업이 하반기 수주액 감소이라는 이유보다 지주사 전환에 따른 조정기라는 점에서 인력구조조정에의 필요가 있는 듯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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