쉐브론, 대우조선에 100억 KIST 부품 주문 받았다가 이유없이 일방 해지

▲ 쉐브론이 해양플랜트를 대우조선해양에 발주했고, 국내 R&D 중소기업이 외산에 대체할 부품을 개발해 대우조선에 공급하기로 했으나, 쉐브론이 일방계약해지했다. 해당 중소업체는 막대한 손실을 입게됐다. ⓒ 각사

[시사포커스 / 강기성 기자] 국내 R&D기업이 3년간 연구 끝에 30%가량 단가를 절감하도록 조선기자재를 국산화시켜 대우조선해양과 납품계약을 맺었으나, 대우조선의 해양플랜트 발주사인 쉐브론이 8개월 뒤 일방적으로 계약을 취소해 해당 중소기업이 100억 이상의 손해를 떠 앉게 됐다. 발주사인 쉐브론은 업체의 해명요구에도 일체 답변이 없으며, 대우조선해양에서도 발주사의 전달사항이 없다는 입장이다.
 
27일 조선부품업계와 대우조선해양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경 조선 부품제조 하청기업인 KIST사가 3년간 동안 연구개발한 그레이팅 고정핀을 대우조선해양에 독점 공급하기로 계약을 체결했다. 대우조선은 20~30%가량 비용이 절감돼 KIST는 제품을 발주사인 쉐브론에 제의해 양자가 합의를 본 것이다. 
▲ 지난 십수년 간 조선 및 해양플랜트에 많이 쓰이는 고정용 발판, 배수용 격자 발판(그레이팅, Grating)을 고정시키는 특수볼트는 다국적 기업에서 독점하고 있기에 2000년대 초,중반까지 연간 해당 특수볼트 한 품목으로만, 연간 매출액 500억 이상의 국부가 국외로 유출되었던 상황. 수많은 중소기업이 해당 독점 제품을 국산화 하기위해 개발해왔지만,속절없이 사라져 갔다. ⓒ KIST 보고서


하지만, 대우조선과 쉐브론이 뚜렷한 의사표명없이 시간만 끌다 2017년 6월 12일 쉐브론사가 KIST사에 물품 계약을 일방 해지했다. 2017년 4월 납기일까지 납품도 하지 못한 채 KIST사는 이미 생산한 물품 30억원 가량을 창고에 쌓아두고 방치해 둘수 밖에 없었다.

대우조선을 통해 KIST에 전달된 쉐부론 메일에는 “KIST의 TEST자료는 신뢰할 수 없으며, 제작된 부품(그레이팅 고정핀)을 적용한 타 프로젝트에서 문제가 발생됐기에 적용할 수 없다”와 “ETC(휴스턴 위치 세브론 기술센터)에서 안정성 문제로 검증되지 않은 KIST 그레이팅 고정핀에 대해 거절함”이라고 적혔다. 
 
KIST 측 관계자는 “KIST사의 그레이팅 고정핀 납품 실적은 아직 단 한번도 없었을 뿐 아니라 적용된 프로젝트도 없는데 검증을 한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라며 “제품이 문제가 있다면 쉐브론사가 어떤 프로젝트에 적용돼 문제가 발생했는지에 대해서 해명이 있어야 함에도 답신조차 없다”고 하소연했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사실상 해양플랜트 발주사인 쉐브론에 주도권이 있는 상태”라며 “쉐브론 측과 따라 연결시켜 해명을 전해줄 입장은 아니다”고 답했다.
 
KIST 관계자는 “확인도 안된 이유로 외산제품만을 사용하라는 쉐브론 측과 이에 밀려 원가절감(총 100억원 이상 중 20~30%)이 가능한 국산 제품을 외면한 대우조선 측의 태도에 대해 국산화 부품개발업체에 대한 부당한 대우”라며 “나아가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에도 부품 적용기회를 원천적으로 차단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KIST는 공정위에 하도급관련부서에 쉐브론과 대우조선에 민원을 넣었고, 27일 공정위가 대우조선해양 측에 관련 내용을 전해듣기 위해 직접 연락을 취해왔다고 현지 관계자가 전했다.
 
▲ 2016년 10월경 대우조선해양(DSME)에서 TCO Project 주문주[쉐브론] 측의 폐사제품 사용 승인을 받은 후 발주가 있었다. 사진은 해당 계약서 중 일부 ⓒ K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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