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6 전당대회 5자 경쟁구도 확정…다득표 순으로 당 대표와 최고위원 3인 결정

▲ 오는 26일 바른정당 전당대회에 출마할 5명의 후보들이 손을 맞잡고 있다. 오른쪽부터 기호 순으로 이혜훈, 하태경, 정운천, 지상욱, 김영우 의원의 모습. 사진 / 시사포커스DB
[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바른정당 후보 등록이 지난 13일 마감되면서 출마를 선언한 5명의 후보군 면면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오는 26일 치러지는 전당대회는 일단 당내 거물인 김무성 대 유승민의 대리전 양상으로 흐르고 있는데, 사실 이들 두 의원은 일찌감치 전대 출마를 고사한 것은 물론 개입할 의사조차 전혀 없다는 입장을 여전히 견지하고 있지만 이번 5명의 전대 후보군 중 유승민계와 김무성계로 꼽히는 의원들이 출마하다 보니 이런 해석이 나오는 건 불가피한 실정이다.
 
◆ 중립 성향 ‘김영우·하태경’…과거엔 친김, 현재는 친유?
 
일단 5명의 후보들 중 3선 출신으로는 먼저 지난 11일 가장 처음 당권 도전 의사를 표명한 김영우(경기 포천시 가평군) 의원이 있는데, 김 의원은 일견 당내 중립 성향으로 분류되기는 하나 또 다른 당권주자인 하태경 의원과 마찬가지로 과거 김무성계와 가까웠다가 최근엔 유승민계 쪽에 기운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실제로 김 의원은 출마 선언 당시 “지난 대선에서 바른정당의 첫 대통령 후보였던 유승민 의원은 대선을 끝까지 완주하면서 개혁보수의 희망을 국민 가슴에 심어놓았다. 유 의원에게 경의를 표한다”고 한 데 이어 당 대선후보와 고문을 중심으로 수권비전위원회를 신설하겠다고 공약하기도 한 바 있다.
 
이밖에도 국회 국방위원장 출신인 김 의원은 안보와 보수 모두 위기라고 현 상황을 진단하면서 여야정청이 참여하는 안보협의체 상설화를 제안하고 대한민국 보수 원탁회의를 열자고 주장했으며 바른정당 국민신문고를 만들어 민의를 의정활동에 폭넓게 반영하게 만들고 ‘흙수저 사다리 위원회’도 설치해 일자리, 분배와 공정에 대한 문제를 보수가 먼저 말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도 강조했다.
 
또 김 의원과 같은 날 출마를 선언했으며 김 의원처럼 중립성향이면서도 유승민계에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 하태경 의원(부산 해운대구갑)은 이번 전대 후보 중 유일하게 재선 출신일 뿐 아니라 5명의 출마자 중 최연소 후보(만49세)로 이른바 386 출신이란 점 역시 독특한 이력으로 꼽히고 있다.
 
특히 386세대임을 부각시키려는 듯 출마 선언에서 하 의원은 바른정당을 젊고 똑똑한 정당으로 만들겠다는 포부로 연내 지지율 20%를 돌파하고 내년 지방선거에서 여당인 민주당과 1대1 구도를 이뤄내겠다는 명확한 목표를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 3선 이혜훈·초선 지상욱, 친유승민계 후보로 꼽혀
 
▲ [시사포커스 / 이광철 기자] 유승민계로 분류되는 바른정당 이혜훈 의원이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당 대표 출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들 외에 또 다른 당권주자로는 대표적인 유승민계 인사인 3선의 이혜훈 의원(서울 서초구갑)이 있는데, 유승민 의원처럼 경제학 박사 출신인 그는 지난 13일 국회 정론관에서의 전대 출마 선언을 통해 “기업에게는 자유를 허용하되 시장의 공정한 질서를 어길 때는 일벌백계하는 경제법치가 확고히 자리잡게 하겠다”며 “시장경제를 천민자본주의로 변형시키는 낡은 보수와 결별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뿐 아니라 이 의원은 “당내 민주주의를 이뤄내겠다”며 당 현안에 대해 온오프라인을 24시간 풀가동하여 당원과 국민 의견을 수렴하고 온라인, 문자, 톡방, 밴드 등에 올라온 당원들의 의견을 당의 의사결정 뿐 아니라 대변인 논평 등 모든 당무에 반영토록 의무화하겠다고 공약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의원과 같은 유승민계로 꼽히는 또 한 명의 후보로는 초선의 지상욱 의원(서울 중구성동구을)이 있는데, 지난달 15일 유승민 바른정당 대선후보를 돕겠다면서 자유한국당을 홀로 탈당해 바른정당으로 옮겨 온 그는 유승민 캠프의 대변인 단장을 맡아 유 의원을 가까이서 수행했으며 이번 전당대회와 관련해선 4파전이 될 것이란 예상을 깨고 후보자 등록마감일인 13일 전격적으로 출마를 선언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출마를 고심하던 끝에 후보등록 마감 직전에 결심한 지 의원은 이혜훈 의원처럼 같은 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연 뒤 “개혁보수를 위한 유승민 후보의 처절한 싸움을 통해 새로운 희망을 보았다. 전진을 위한 첫발은 잘못된 과거에 대한 철저한 반성, 미래를 위한 창조적 파괴에서 시작돼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으며 당원주권위원회를 설치해 모든 정치, 정책 현안의 의사결정에 당원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밝혔다.
 
◆ 정운천, 유일한 호남 출신이자 친김무성계 후보
 
▲ 김무성계로 꼽히는 정운천 의원이 14일 여의도 바른정당 당사에서 당권 도전을 공식 선언하고 있다. ⓒ정운천 의원실

끝으로 바른정당 내 호남 청일점이라 할 수 있는 초선의 정운천 의원(전북 전주시을)은 이번 후보들 중 유일한 친김무성계 후보로 꼽히고 있는데, 농부 출신인 그는 지난 2008년 이명박 정부 때 농식품부 장관을 맡던 중 일어난 광우병 논란 당시 시민들과 소통하기 위해 광화문 시위현장을 직접 찾아가는 등 몸을 사리지 않는 ‘현장 행보’를 보인 바 있다.
 
후보 등록 하루 뒤 가진 당사에서의 출마선언에서 바른정당을 통합과 협치, 실용과 민생정당으로 거듭나게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던 정 의원은 이를 증명하듯 곧바로 현 정부의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20% 공약 중 10%를 농촌 태양광 농가발전소로 해 50만명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공언했다.
 
이 뿐 아니라 정 의원은 현역의원 1명과 원외위원장 2명을 공동위원장으로 하는 주요현안별 20개 민생특위를 만들어 정책정당으로 만들겠다고 천명한 데 이어 당 대표의 권한도 나누고 국민의 다양한 목소리를 살릴 수 있는 중대선거구제로 바꾸겠다고 선거제 개혁도 약속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한편 이들 5명의 후보들은 전날 후보 등록 이후 기호 추첨 결과 1번 이혜훈, 2번 하태경, 3번 정운천, 4번 지상욱, 5번 김영우 의원으로 확정됐으며 오는 17일 광주부터 21일 대전, 22일 대구, 23일 부산, 24일 서울 등 5개 권역 순으로 진행되는 바른정당의 정책토론회에 참석해 치열하게 경합하고 이와 별개로 열리는 16일 TV조선 초청토론회와 19일 방송3사 초청토론회, 20일 MBC초청토론회에도 출연할 예정이다.
 
아울러 13일 간의 선거운동 뒤에는 당원 70%(책임당원 50%, 일반당원 20%), 여론조사 30%를 반영해 26일 지도부를 최종 선출하게 되며 결과에 따라 최다득표자가 당 대표, 나머지 2~4위는 최고위원을 맡게 돼 경쟁률은 5명의 출마후보 중 1명이 탈락하는 1.25 대 1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저작권자 © 시사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