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료 올린 보험사, 손해율 개선하고 수익↑…금융당국, 재조정 필요

▲ 자동차 보험의 손해율로 인해 손해율 규제를 풀었던 금융당국이 문재인 정부 들어서 다시 인상률 규제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 뉴시스

[시사포커스 / 강기성 기자] 문재인 정부에 들어서면서 자동차 보험의 손해율이 회복됨에 따라 자동차보험료 규제에 대해 금융당국이 재검토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다. 손해보험사는 지난 2015년 10월 규제를 풀자 각사별로 자동차 보험료를 인상하고 반사적으로 올해 1분기까지 높은 영업이익을 올렸다. 
 
12일 손해보험협회 공시에 따르면 손보사들의 자동차손해율은 87.8%(2015년), 83%(2016년), 78%(2017년 1분기)까지 개선됐다. 보험업계에서는 손보사들이 공시를 통해 내놨던 손해율은 개선효과를 봤고, 수익 역시 1분기 기준 정상궤도로 돌아왔다는 분석이다. 수입보험료 대비 지급보험금의 비율인 손해율과 인건비 등 비용이 추가된 사업비율을 계상한 수치가 100%를 넘지 않으면 적정수준으로 추정하는데, 사업비를 제외한 손해율만으로는 약 78%수준이하면 수익을 내는 것으로 본다. 

지난 2015년 10월 박근혜 정부가 내놓은 ‘보험산업 경쟁력 강화 로드맵'에 따른 손보사의 보험료 자율화가 변곡점이었다. 금융당국은 막았던 자동차보험료 규제를 풀어 보험사들의 자율적인 선택에 맡겼으나. 이후 보험사들은 경쟁적으로 이후 자동차보험료를 인상했다.

하지만, 올해도 보험료를 인상하려는 손보사들의 의지는 여전하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보험사들의 자동차 보험료 인상에 제동을 걸어야 된다는 게 현재 금융당국의 입장이다.

동부화재, 자율화로 수혜…손보사, 멈추지 않는 보험료 인상

보험료 자율화로 가장 많은 수혜를 입은 회사는 동부화재다. 동부화재의 1분기 손해율은 81.85%로 삼성화재, 메리츠화재에 이어 가장 낮은 수준이며, 이는 작년 동기대비 3.01% 하락한 수치다. 규제해소에 맞춰 삼성화재를 필두로 보험사들은 일제히 보험료 인상을 이어왔는데, 손해율과 수익을 개선한 결과 지난 3월 1일을 기점으로 일단락된 상태다. 최근 손보사들은 보험료를 일제히 올렸다.

손해보험협회 공시에 따르면 지난 3월 1일 기준 순이익 증가가 가장 많았던 동부화재의 경우 개인용은 0.7%, 업무용은 0.7%, 영업용은 0.9% 보험료를 추가로 올렸다. 흥국화재는 개인용(0.9%), 업무용(0.9%), 영업용(1.1%)을 인상했다. 롯데손보는 세분야 모두 1%씩 올렸고, 한화손보의 경우 개인용 (0.9%), 업무용(0.9%), 영업용은(1.2%)을 모두 인상했다. KB손보는 각각 0.7%, 0.9%, 1.3%인상했고, 이 밖에 현대해상은 영업용을 제외하고 개인용(0.9%)과 업무용(0.8%)을 인상했다.
 
▲ 각 손해보험사, 규제자율화 이후 손해율 변화와 당기순이익 변화 ⓒ 금융감독원통계정보시스템 / (엠지손해보험, 흥국화재는 자동차보험 비중 낮음)   

반면 메리츠화재는 3월에 이어 6월까지 1.5%를 낮췄지만, 업무용(1%), 영업용(1.2%)은 인상했다. 삼성화재는 개인용(0.9%), 영업용(1.1%)을 인상했는데 작년 12월 개인용 보험료를 2.3% 인하한 바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삼성화재의 경우 이미 지난해 자동차보험 손해율 비율에서 흑자로 전환해 작년말 보험료를 인하했다"며 "3월에 보험사들이 일제히 보험료를 인상하면서, 수익으로 돌아서는 보험사들이 속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 손보사, 영업이익에 투자운용수익까지…'보험료 인하 여력있다'

실제 자동차보험료로 인한 수익은 작년 하반기 차보험을 판매하는 손보사들의 영업이익으로 나타났다. 단순 자동차 보험료 영업이익은 2015년 1조868억원 손실을 보다가 2016년말에 3485억원으로 손실을 줄여, 7383억원이나 증가했다.

보험사들은 수입보험료를 가지고 투자운용을 하게 되는데, 최근 11개 손보사가 금감원에 보고한 자료에 따르면 손보사들의 지난해 자동차보험료를 굴려 얻은 수익은 2500억원을 넘는다. 2015년에는 2650억원이었고 2010년 이후 3000~4000억원대의 보험료를 운용해 수익을 가져갔다. 결과적으로 올해 1분기 국내 손보사 당기순이익이 1조2025억원으로 전년대비 32.8%(2972억원) 증가했다.

이 같은 변화에는 과잉수리를 막는 제도적 뒷받침과 함께 자동차보험료 인상이 순이익 증가의 가장 큰 요인이었다. 이에 대해 예금보험공사의 한 관계자가 “1분기 현재 투자운용 이익을 반영하면 대부분의 대형손보사는 자동차보험료 인하 여력이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문재인 정부의 서민정책에 따라 자동차 보험료 인하 수순도 밟을 것이라는 금융업계의 예상이다. 자동차보험에 대한 보험사의 주장과 보험가입자들의 입장은 다르고, 보험사들은 금융당국에 항변하고 있지만, 가입자들은 일방적으로 이를 통보받는 식이다. 

오세헌 금융소비자원 보험국장은 “자동차보험료가 오른 이유는 충분한 언더라이팅도 없이 보험사들이 영업에만 집중한 이유”라며 “차보험료 인상의 책임은 어디까지나 손보사에 있는 것임에도 각 보험사들은 보험가입자에게 부담을 떠넘기고 있다”고 말했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문재인 정부가 통신요금 부담을 덜기위해 원가를 공개하도록 압박을 넣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금융당국이 각 보험사의 자동차 손해율에 대한 면밀한 조사를 통한 투명성이 전제돼야 보험료가 정확히 책정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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