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정부, 분리공시제 도입에 이통3사 제조사 찬반 팽팽

▲ 뜨거운 감자인 분리공시제 도입에 핸드폰 제조사인 LG전자와 삼성전자가 극명한 입장을 드러내고 있어 업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사진 / 시사포커스 DB]
[시사포커스 / 김용철 기자] 가계 통신비 인하 공약인 기본료 폐지가 2G, 3G 요금제에만 국한되는 것으로 가닥이 잡히면서 논란이 수그러들 조짐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또 하나의 뜨거운 감자인 분리공시제 도입에 핸드폰 제조사인 LG전자와 삼성전자가 극명한 입장을 드러내고 있어 업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분리공시제가 업계의 시선이 집중되는 것은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시절 기본료 폐지와 함께 단말기 분리공시제 도입을 공약으로 내세웠기 때문이다.

지난해 7월부터 최근까지 통신사 지원금과 제조사 지원금을 분리해 공시토록 하는 분리공시제등이 포함된 단통법 개정안이 국회에 계류 중이다. 

◆휴대폰 가격 인하 VS 혜택 줄어
분리공시제는 통신사가 이용자에게 지급한 휴대폰 보조금을 공시할 때 보조금에 포함된 휴대폰 제조사의 판매 장려금과 통신사 지원금을 구분해서 공시하는 제도다. 예로 갤럭시S8을 구매자에게 30만원의 보조금을 줬다면 ‘제조사와 통신사가 각각 15만원’이라고 명시하는 것이다.   

분리공시제도는 3년 전 박근혜 정부 시절 단통법 시행령에 포함됐지만 삼성전자 등 제조사 반발로 규제개혁위원회에서 부결돼 도입이 무산된 바 있다. 그런데 문재인 대통령이 분리공시제 도입을 공약으로 내걸면서 뜨거운 감자로 부상했다. 
▲ 문재인 대통령이 분리공시제 도입을 공약으로 내걸면서 뜨거운 감자로 부상했다.[사진 / 시사포커스 DB]

분리공시제 도입을 놓고 업계간 찬반이 극명하게 갈린다. 찬성하는 쪽은 휴대폰 유통가격 책정에 있어 투명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또 요금제에 상관없이 동일한 액수의 제조사 보조금을 받을 수 있고 휴대폰 가격도 인하 유도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윤문용 녹색소비자연대 ICT소비자정책연구원 정책국장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분리공시제 도입으로 제조사와 통신사 보조금 지급이 명확해지면 단말기 가격의 투명성이 제고되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문 국장은 “낮은 요금제를 사용하는 고객은 보조금을 적게 받는 구조인데 분리공시제가 도입되면 낮은 요금제를 사용자들도 지원금이 올라갈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녹소연은 분리공시제 도입에 적극 나선다는 방침이다.

반면 반대측은 제조사 통신사간 계약 내용 공개는 시장질서에 위배되고 특히 국내 통신사에 지급되는 보조금 규모가 공개되면 해외 통신사들도 동일한 액수를 요구할 가능성 때문에 반대 입장을 주장하고 있다.

이외에도 마케팅비가 공개되면 제조사가 부담을 느껴 보조금 액수를 줄일 가능성이 높아 소비자 혜택이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LG전자의 속내는…판 흔들기?
제조사 입장에선 분리공시제 도입이 달갑지 않은 정책임에도 불구하고 LG전자는 도입에 찬성하는 입장이다.

마케팅비가 노출되는 위험에도 LG전자가 분리공시제 도입에 적극 나서는 이유는 경쟁사인 삼성전자를 압박하는 수단으로 생각하고 있어서다.
▲ 업계선 판매 장려금 공개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판매 장려금이 공개될 경우 유통점이 크게 위축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사진 / 시사포커스 DB]

시장점유율에서 한참 밀리는 LG전자가 분리공시제 도입으로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전략적 판단에 따른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SK텔레콤과 KT에 밀리는 LG쪽에선 판매장려금 공개로 판 흔들기에 나설 수 있어서다. 

LG전자는 이통사 재원과 제조사 재원을 분리해 공시하자는 방안을 지난달 말 방통위에 전달했다. 방안 내용에는 휴대폰 제조사가 이동통신 유통망에 제공하는 판매 장려금도 공개하는 것도 포함됐다.  

LG전자 관계자는 “분리공시 도입 목적이 시장 안정화에 있는 만큼 단말 지원금뿐 아니라 판매 장려금까지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업계선 판매 장려금 공개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판매 장려금이 공개될 경우 유통점이 크게 위축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삼성은 분리공시제에 기존처럼 반대 입장이다. 해외 판매량이 절대적인 삼성에선 영업비밀 중 하나인 단말기 보조금 규모가 공개되면 해외 마케팅에 유리하지 않다는 판단이다.   
저작권자 © 시사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