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오너 일가 그룹 지배력 순화출자 해소해야

▲ 현대모비스 지분 6.96%와 현대차 5.17%를 보유하고 있는 정몽구 회장은 이런 지배구조를 통해 그룹을 장악하고 있다. 문제는 지배구조를 해소하려면 지주사 전환이 필요한데 5조원이 넘는 막대한 자금이 소요된다. [사진 / 시사포커스 DB]
[시사포커스 / 김용철 기자] “순환출자가 재벌그룹 총수일가의 지배권을 유지, 승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그룹은 현대차그룹만 남았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내정자가 현대차 지배구조를 언급하면서 현대차그룹의 순환출자 해소 방안이 주목되고 있다.

22일 현대차그룹은 지난주 “지주회사 전환 추진설은 사실이 아니다”며 적극 해명에 나섰지만 증권업계선 현대차 지주사 전환 시나리오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상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김 교수의 공정위 위원장 내정으로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선 움직임은 가속화될 것”이라며 “외부적인 요인보다는 현대차그룹 내 후계 구도에 관한 회사 분위기가 무르익고 방법론이 완성될 때 단행될 것이다”고 분석했다.

현대차그룹은 현대모비스에서 현대차와 기아차를 거쳐 다시 현대모비스로 이어지는 순환출자로 연결되어 있다. 현대모비스가 현대차 지분 20.8%를 보유하고, 현대차는 기아차의 33.8%를, 기아차는 다시 현대모비스의 16.9%를 보유하는 방식이다. 현대모비스 지분 6.96%와 현대차 5.17%를 보유하고 있는 정몽구 회장은 이런 지배구조를 통해 그룹을 장악하고 있다. 문제는 지배구조를 해소하려면 지주사 전환이 필요한데 5조원이 넘는 막대한 자금이 소요된다. 

시장에서 예상하는 순환출자 고리를 끊는 시나리오로 오너가의 현대모비스 지분 매입, 현대모비스 인적분할, 현대차의 인적분할 3가지를 예상하고 있다. 

KTB투자증권 김한이 연구원은 “지금 시장에서 거론되는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시나리오는 두 가지인데 모비스·현대차·기아차 3사 모두 분할 및 합병해 현대차홀딩스를 설립하거나 모비스만 분할하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현대모비스의 지주사 전환은 현대모비스를 인적분할해 정의선 부회장이 지주사 지분 16.9%를 취득하고 지주사는 현대모비스 사업회사 지분 16.9%를 취득하는 것. 이 방법은 비용이 적게 든다는 장점이 있다.

3사 분할 합병도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로 꼽고 있다. 김준성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현대차 또는 모비스 중심의 지배구조 변화를 위해선 분할 지주사를 보유한 기존 순환출자 관계자 지분(현대차는 모비스, 모비스는 기아차) 매입비용이 각각 2조4500억원과 2조800억원에 달한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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