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본입찰 ‘우선협상대상자’ 관문 넘을지 관심

▲ SK하이닉스가 도시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최종 인수에 성공한다면 삼성전자와 반도체 시장점유율을 1,2위 경쟁이 펼쳐질 수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인수에 적극적이다. ⓒSK그룹
[시사포커스 / 김용철 기자] SK하이닉스가 도시바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될 수 있을까. 도시바 반도체 사업 본입찰이 열흘 앞으로 다가오면서 SK하이닉스가 도시바 인수전에서 ‘우선협상대상자’라는 9부 능선을 넘을지가 최대 관심이다. 

도시바 인수전에 SK그룹이 총동원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온힘을 쏟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출금해제가 풀리면서 당장 일본행에 몸을 싣고 도시바 인수전에 올인한 것을 볼 때 도시바 인수에 적극적이다.

일본행에 몸을 싣기 전 최태원 회장은 “SK하이닉스에 도움이 되고 반도체 고객에게 해가 되지 않는 방법 안에서 협력 방안을 알아보겠다”며 협업 가능성도 내비쳤다. 업계선 최 회장이 도시바 반도체 사업 인수를 위해 승부수를 띄운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최태원 회장이 지난달 24일부터 26일까지 일본을 방문하면서 도시바 경영진을 만나 SK그룹의 반도체 사업 비전과 함께 도시바의 일본 내 거점 공장인 욧카이치에 투자와 고용을 지속하겠다는 방침을 설명했다.

만약 SK하이닉스가 도시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최종 인수에 성공한다면 삼성전자와 반도체 시장점유율을 1,2위 경쟁이 펼쳐질 수 있다. 

시장조사업체인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작년 4분기 글로벌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점유율 37.1%로 1위를 차지했다. 도시바(18.3%), 웨스턴디지털(17.7%), 마이크론(10.6%)에 이어 SK하이닉스(9.6%)는 5위를 기록했다.

도시바 반도체를 인수하면 시장점유율이 30% 안팎으로 삼성전자에 이어 2위로 올라서게 된다. 내심 1위에도 오를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전초 단계인 인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이 중요한 이유다.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 수개월간 실사를 통해 도시바 기술력과 내부 운영 시스템 등을 자연스럽게 살펴볼 수 있어 이점이 상당하다.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기업은 도시바의 기술력, 재무구조를 살펴본 뒤 인수 여부를 결정한다. 현재 SK하이니스를 비롯해 대만 훙하이(폭스콘), 미국 브로드컴, 웨스턴디지털(WD) 등 4개 업체가 본입찰 선정에는 유력한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1차 예비입찰을 통과한 인수 후보들이 19일 본입찰을 벌일 것으로 알려졌다. 본입찰에는 인수 후보들이 도시바 반도체 사업에 대한 실사를 거쳐 인수 가격을 써내게 된다.

SK하이닉스가 도시바 반도체 사업을 인수하려면 20조원에 가까운 천문학적 금액을 마련해야 한다. 때문에 일각에선 무리한 인수보단 입찰 기회를 얻어 실사를 통해 반도체 기술력을 확인하려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업계선 일본이 중국이나 한국에 기술 유출을 우려해 미국 업체가 유리할 것이란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일본이 중국계나 한국에 도시바가 인수될 경우 기술 유출을 우려하고 있어서 미국 업체에 매각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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