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가스 당진에코파워, 의회와 지역주민과 대치

▲ SK가스의 당진에코파워가 승인이후 정식고시만 남은 상태에서 대치 국면에 봉착했다. 당진시의 초미세먼지 배출 문제의 심각성에 당진시 의회와 주민들, 차기 정부 후보자들은 승인을 반대하고 있고, 산업부는 5차 전력수급기본계획대로 추진한다는 주장이다. 대선이 끝나고 다시 재논의해도 늦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사진은 영흥석탄화력발전소 ⓒ 그린피스

[시사포커스 / 강기성 기자] SK가스의 당진에코파워가 승인이후 정식고시만 남은 상태에서 대치 국면에 봉착했다. 당진시의 초미세먼지 배출 문제의 심각성에 당진시 의회와 주민들, 차기 정부 후보자들은 승인을 반대하고 있고, 산업부는 5차 전력수급기본계획대로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대선이 끝나고 다시 논의해도 늦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SK가스는 그 동안 당진에코파워 승인 절차를 강행해왔다. SK가스의 화력발전 중 고성지역은 착공에 성공했지만, 당진은 초미세먼지와 관련된 환경문제로 대선주자들의 제재 공약에 발이 멈췄다. 파리협약에 따른 탄소배출문제도 있다.

화력발전소 반대 여론을 의식한 SK가스는 당진시와 지역경제발전을 위해 아시아최대규모의 신재생발전소를 건립한다는 MOU를 체결하기도 했다. 의회 관계자는 “석탄화력발전의 규모가 1160㎿(메가와트)규모인데, 신재생발전소는 80㎿에 불과하다”며 “아직 MOU에 그쳤고 승인 절차가 한참 남은 논외의 것”이라고 해석했다.
 
18일 에너지업계에 따르면 SK가스 당진에코파워는 지난 3일 승인절차를 마쳤다. SK가스는 산업통상자원부의 최종 승인고시를 앞두고 의회 그리고 지역주민과 마찰을 빚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보통 산업부 승인은 일주일 내에 나는 경우가 태반”이라며 “산업부가 대선을 앞두고 고심중인 듯하다”고 전했다.
 
 ◆ 돈 번 SK가스, 돈 되는 ‘화력발전’
▲ SK가스는 본래 LPG수입사였다. 최근 저유가로 LPG가격이 상승하면서 경쟁사인 E1과 달리 산업화학용 LPG사업으로 올해 1808억의 전년대비 2배에 가까운 영업이익을 냈다. ⓒ SK가스

SK가스가 석탄화력발전 사업에 진출하는 이유는 사업다각화, 즉 이윤확대와 안정성 강화다. 여기서 안정성이란 수익 안정성을 말한다.

SK가스는 본래 LPG수입사였다. 최근 저유가로 LPG가격이 상승하면서 경쟁사인 E1과 달리 산업화학용 LPG사업으로 올해 1808억의 전년대비 2배에 가까운 영업이익을 냈다. SK가스는 지난 2013년 직접 PHD사업을 꾸리며 석유화학 분야로의 사업다각화를 꾀했고, 3년만에 상업생산을 시작했다.

동시에 SK가스는 화력발전에 손을 대기 시작했다. 전기생산에 있어 신재생발전은 정부차원에서 지원이 있긴하지만, 당장 수익이 나는 사업이 아니다.

전기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에 전기가 부족한 것은 아니다. LNG발전소 30~40%도 가동을 중지한 것으로 안다“며 ”SK가 화력발전에 손을 댄다는 것은 돈이 되는 사업이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실제 5대 화력발전사들은 작년 누진제로 이례적인 수익을 가져갔고 동서발전과 남동발전은 상장을 기획하기도 했다.

SK그룹은 정유분야에 SK이노베이션을, LPG분야에는 SK가스를, LNG에는 SKE&S를 포진해 놓고 있다. SK그룹은 선택과 집중에 따라 SK네트웍스와 SK에너지에 분산됐던 가스공급소를 이미 SK가스에 몰아준 상태다.

SK의 화력발전에 대해 한 의원실 관계자는 “최근 SK가스 측에 무리하게 석탄화력발전을 밀어붙이기보다 LNG발전으로 선회하는 것을 제의했다”며 “답변대신 신재생발전 계획을 내 놓은 것을 감안할 때, 화력발전에만 관심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 당진시 주민은 “현재 당진시에는 화력발전 뿐아니라, 현대제철, 복합화학발전소들이 밀집돼 있어 환경문제가 심각하다”며 “화력발전 대신 LNG발전소가 들어오면 현수막이라도 걸고 환영할 의사가 있다”고 말했다.
 
'당진에코, 초미세먼지로 80명 조기사망자 發'
이미 당진에는 SK가스 외에도 석탄화력발전소가 운영돼 왔다. 당진 석탄화력발전소(동서발전)에는 500MW급 화력발전소 8기가 운전 중이고 1020MW급 9호 발전소가 지난 1월 상업운전을 시작했다. 9호기와 건설 중인 10호기를 합쳐 발전용량은 2040MW에 달한다.

그린피스와 하버드대학교의 통계자료에 의하면 현재까지 화력발전만으로 당진시의 연간 조기사망자수는 220명으로 추산된다. 40년 수명을 감안하면 8800명의 조기사망자가 발생한다.

SK가스가 추진하는 당진에코파워가 들어서면, 당진에코 1,2호기 1160MW발전용량으로 서울, 수도권과 주변국 포함해 연간 조기사망자수 80명을 양산할 수 있다. 석탄화력발전소 운전 수명이 40년임을 고려할 때 총 3200명의 조기사망자를 배출한다.
 
▲ 국내 계획중인 화력발전소 조기사망자수 예상치 ⓒ 그린피스

석탄발전사업은 초미세먼지의 주범으로 세계적으로 사양발전사업이다. 2015년 12월 파리기후협약에 따라 사양길에 접어들었고, 작년 중국은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를 16%나 늘렸다. 또 3년간 석탄광산을 불허하기로 했다. 지난해 3월 미국은 655기의 석탄화력발전소를 폐쇄했으며, 619기를 추가로 폐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환경영향평가는 신뢰할 수 있나?
SK가스가 환경영향평가를 거쳤다고 하지만, 일부 주민을 비롯해 시민단체에서는 이를 신뢰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SK가스가 건립 중인 고성그린파워 때문이다.

지난 2016년 10월 31일 SK가스의 또 하나의 화력발전소인 고성그린파워 환경영향평가를 검토한 시민환경연구소는 ‘발전소 주변 지역 사전 피해 예측조사연구’라는 중간보고회에서 “고성그린파워의 교통해양수질(현장조사)분야가 누락됐고, 남해군이 해양수질 분야와 교통영향 분야조사에서 배제, 기존 발전소는 해양 저질 공극수‧신규발전소는 해양저질이 일부 누락, 온배수 피해면적을 0.3배 정도 축소”등의 평가를 도출했다. 해당 연구원은 “발전소가 배출하는 온배수로 바다사막화 피해를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SK가스는 고성그린파워는 SK건설이 10% SK가스가 19%를 투자했고 한국남동발전이 29%를 출자했다. 앞서 지난 2월 착공 3월 본 공사에 들어갔고 오는 2020년 상업운전을 앞두고 있다.

한 환경단체 관계자는 “SK가스에서는 탄소저감 신기술을 이용해서 최대한 오염물질 배출을 최소화한다고 하지만, 양이 줄어들 뿐 오염에 대한 근본적인 대안이 되진 못한다”며 “그 외에도 대규모 화력발전 건설에 따라 온배수 문제 송전탑 문제 공사에 들어가며 날리는 분진 문제 등 환경문제가 복잡해, 환경영향평가 승인이 됐다고 문제가 없는 게 아니다”고 말했다.
 
▲ 정부세종청사 앞에서 당진에코파워 백지화를 촉구하는 규탄대회 모습 ⓒ 뉴시스

◆ 대선후보 핵심공약…‘산업부 전 정권 적폐청산?’
차기 대선주자들은 모두 당진에코파워 건설을 반대하고 있다. 전 정권인사들이 포진돼 있는 산업부에서 SK가스 당진에코파워 승인고시를 조급하게 앞당기려는 움직임에 대해서도 지적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모두 “당진에코발전 등 공정률 10%미만인 9기 화력발전소 건설 신규 승인 취소하겠다”며 “8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시 미착공 석탄발전소 4기를 친환경발전소로 변경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문재인 후보가 지목한 발전소에는 SK가스의 두 화력발전소가 모두 포함된다. 안 후보 측은 “이번 대책은 과거 정부의 에너지 적폐 청산의 문제”라며 “(당진에코파워가 손해보상으로) 행정소송을 할 경우 그에 대한 책임은 감수하겠다”고 말했다. 문 캠프 측 김기식 정책특보는 “신규 석탄화력의 폐쇄는 노후 석탄화력의 폐쇄 일정과 연동해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실제로 당진에코발전 외에도 석탄화력발전소 건립계획들이 난항을 겪고 사업을 우회하고 있다.

호남화력은 7차전력수급기본계획에 조건부로 등재됐을 뿐, 석탄발전건설은 어려워 바이오매스로 전환하기로 했다. 남동발전이 보유하고 있는 GS동해전력도 당진에코파워와 같이 지역주민 반대에 부딪혀 준공 지연이 돼 사업자체가 불투명하다.

포스파워 삼척도 건설반대 시민연대가 문화재 훼손과 온배수로 바다 생태계 악영향 송전탑 건설로 인해 지역주민과의 갈등을 빚고 있다. 신서천화력발전소 또한 어민들의 반대로 해상구조물 등의 설치가 중단된 상태다. 중부발전이 사업승인 전에 제출해야할 해상교통안전진단서를 누락시키고 승인된 것이 갈등의 시작이었다.
 
지역구 국회의원인 어기구 의원측은 “먼저 지역환경문제로 인해 반대하는 입장이지만, 절충점으로 SK가스나 산업부에서도 당진에코발전을 승인을 서두를 필요는 없다”며 “산업부는 대선이 끝난 후에 승인고시를 결정해도 늦지 않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SK그룹 차원에서 차안으로 SKE&S 가 LNG발전을 건립하는 것도 좋은 대안일 수 있다”고 말했다.
 
SK가스 관계자는 “당진에코파워의 최대주주로서 산업부가 제시하는 기준에 맞춰 화력발전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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