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콜 등 품질 논란 도마에 사드 영향까지 판매량 감소

▲ 현대기아차가 3월 실적 부진과 국내 리콜 여파로 인한 품질논란. 그리고 자동차 최대시장인 북미와 중국에서 각각 대규모 리콜과 사드 여파로 부진을 겪으면서 올해 목표 달성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사진 / 시사포커스 DB]
[시사포커스 / 김용철 기자] 현대기아차의 올해 목표인 825만대 달성은 가능할까. 현 단계에서 목표 달성 자체를 논하기는 이르지만 1분기 실적만 놓고 보면 전년 1분기 대비 하락한 것으로 나타나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이다.

더군다나 7일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그랜저(HG), 소나타(YF), K7(VG), K5(TF), 스포티지(SL) 등 현대기아자동차의 5개 차종에 세타2엔진 결함이 발견되면서 171,348대를 리콜하기로 결정하면서 품질 신뢰도 하락도 걱정일 수밖에 없다. 리콜은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까지 진행되는 것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에서 이번 사태는 올해 현대기아차 판매 목표 달성에 있어 중요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최대시장인 중국과 미국은 현대기아차의 목표 달성에 있어 가장 중요한 시장이다. 중국시장은 사드여파로 3월 판매량이 반토막 나면서 전체 판매량 하락을 이끌었다.

이번 리콜 사태는 북미 시장의 경우 리콜 규모가 정확히 어느 정도인지 결정된 것은 없지만 130만대에 대해 리콜이 이뤄지면 글로벌 판매에 있어 품질 경영 이미지에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목표 달성 부진을 만회하는데 갈수록 어깨가 무거워지고 있다 월 마다 판매량이 전년 대비 줄어들면 달이 거듭될수록 이를 만회하기 위해 마케팅 비용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이는 수익성 악화로 이어져 경쟁 구도에도 뒤쳐질 수 있다는 우려가 지난해부터 제기돼왔다는 점에서 올해 역시 글로벌 완성차 업체와의 힘겨운 경쟁이 예상된다.

◆‘늑장 리콜’ 은폐 의혹 등 품질 도마
현대기아차의 자발적 리콜 결정 대상 차량에 장착된 세타2엔진 생산기간을 보면 2009년 7월부터 2013년 8월까지에 해당된다. 현대차 관계자는 “2013년 8월 이후 생산 차량에는 결함이 완전히 해결된 새 엔진이 장착되고 있다”고 밝혔다.

엔진에는 직선운동을 회전운동으로 변환시키기 위해 커넥팅 로드라는 봉과 크랭크샤프트라는 또 다른 봉이 베어링을 통해 연결되어 있고, 베어링과 크랭크샤프트의 원활한 마찰을 위해 크랭크샤프트에 오일 공급 홀(구멍)을 만들어 놓게 되는데 현대차가 국토부에 제출한 리콜계획서에 따르면 크랭크샤프트에 오일 공급홀을 만드는 과정에서 기계 불량으로 금속 이물질이 발생하면서 크랭크샤프트와 베어링의 마찰이 원활하지 못하게 되는 소착현상이 발생 주행 중 시동 꺼짐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 사태는 ‘늑장 리콜’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지난해 현대차는 차량 결함 관련 은폐의혹을 제기해 온 내부직원을 해고한 바 있다. 당시 내부 직원은 현대차가 차량 결함을 알고도 이를 은폐하고 리콜 조치하지 않았다는 의혹을 언론에 제보했지만 현대차는 자사 공식 블로그를 통해 “미국 현지 공장의 생산공정 청정도 관리 문제로 발생한 사안이라 국내에서 생산되는 엔진은 해당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국내와 미국 소비자간 형평성 논란이 불거지자 세타2 엔진에 대한 보증기간만 연장하고 리콜은 시행하지 않았다. 당시 현대차 관계자는 “세타2 엔진 탑재 차량에 대한 보증기간을 연장한 것은 그만큼 국내 차량의 엔진에 문제가 없다는 점을 보여주는 자신감의 표현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자발적 리콜로 인해 당시 세타2 엔진에 문제가 없다는 점은 거짓말로 드러난 셈이다. 네티즌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아이디 youn**** “리콜 해준다고 했으면 무조건적으로 세타2엔진 모든 차량 리콜 해야지 어떤 차는 해주고 어떤 차는 안해주고. 교통부가 리콜 상황 감독감시 철저히 하길 바란다. 고 지적했다. 아이디. corms****는 “K7 동호회 들어가 보면 2.4 gai 가솔린 세타2엔진에서 엔진 소음 진동 이 심각하고 출력저하 문제도 있고 거의 대부분 2.4신형 K7 운전자들이 겪는 불만이 심각수준이다”며 “국토 부는 세타2엔진 생산 금지 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 중국 판매량이 반토막 나자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난 3일 긴급 임원회의를 열고 판매 급감에 따른 대응책 마련을 지시했지만 중국 소비자들의 반한 감정 확산으로 타개가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현대차

이처럼 품질 논란이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제기되면서 현대기아차의 글로벌 판매에도 적신호가 켜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난달 24일 주주총회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품질 경쟁력을 꾸준히 유지하고 판매와 서비스 분야의 새로운 혁신을 통해 고객 신뢰를 강화해 미래 변화를 선도해 나갈 것이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미국에서도 쏘나타(Yea), 싼타페(AN), K5(QF), 쏘렌토(XMa), 스포티지(SL) 등 5개 차종 현대차 57만2천대, 기아차 61만8천160대 등 총 119만160대의 차량 대상으로 리콜이 확정됐다. 캐나다에서도 현대차 7만6천683대, 기아차 3만7천504대 등 총 11만4천187대에 대해 리콜을 실시하는 방안이 확정됐다. 원인은 국내와는 달리 크랭크샤프트 핀이라는 엔진 부품의 표면이 균일하게 가공되지 않았다.

◆사드 여파 중국 실적 반토막 ‘발등에 불’
북미시장에 이어 최대시장인 중국 시장에서 현대기아차의 3월 판매량이 전년 대비 반토막으로 추락하면서 현대기아차의 올해 판매 목표 달성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 3월말부터 베이징 공장 야간작업을 중단했다. 앞서 허베이성 공장도 지난 3월24일부터 12일간 가동을 멈췄다. 기아차의 장쑤성 옌청 1~3공장은 돌아가면서 생산라인을 일주일간 멈췄다.

중국의 사드보복 여파가 롯데그룹에 이어 현대차그룹에도 영향을 줬다는 점에서 장기화 될 경우 현대기아차의 판매량 타격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현대차의 3월 판매량은 5만6026대로 전년 동기대비 44.3% 감소했다. 기아차는 1만6006대로 전년 동기대비 68% 감소했다.

지난해 현대기아차의 2월 판매량이 9만대로 미끌어진 이후 1년 만에 10만대 이하로 감소했다. 심각해지자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난 3일 긴급 임원회의를 열고 판매 급감에 따른 대응책 마련을 지시했지만 중국 소비자들의 반한 감정 확산으로 타개가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현 문제가 현대차그룹의 문제가 아닌 국가 간 외교적 문제다 보니 뾰족한 해법이 없어 현대기아차의 고민이 깊은 이유다. 현대차의 올해 중국 판매 목표는 전년 대비 9.6% 증가한 125만대, 기아차가 7.7% 증가한 70만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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