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미래:문재인 과거’ 경쟁주장...“바른·자유당과 단일화하나?” 반격

▲ 국민의당 경선에서 안철수 후보가 확정되자 함께 경쟁한 손학규·박주선 후보는 경선결과의 승복과 대선과정에서의 지지로 화답했다. 박지원 대표는 “이제 본격적으로 ‘안철수 미래:문재인 과거’가 경쟁한다”고 양자구조를 강조했다. 사진 / 고경수 기자
[시사포커스 / 오종호 기자] 국민의당 대통령 후보 선출 경선에서 당선이 확정된 안철수 후보는 첫 일정으로 5일 오전 국립현충원 사병묘역을 찾았다. 현충탑 헌화 후 전직 대통령 묘역으로 가는 대신 사병묘역을 먼저 찾은 그는 “우리나라는 그 분들(사병들)이 지킨 나라”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안 후보는 전날 마지막 지역경선에서 당선 확정 후 후보수락연설에서도 “실력으로 빽을 이기는, 성실한 국민들을 위해 이기겠다”며 “낡은 과거의 틀 부숴버리고 미래를 여는 첫 번째 대통령 되겠다”고 평범한 사람들을 위한 대통령이 될 것임을 강조했다.
 
그는 “대한민국 안보를 위해, 이기겠다. 대한민국 경제를 위해 이기겠다. 국민을 위해 이기겠다. 개혁을 위해 이기겠다. 미래를 위해 이기겠다”며 “물려받은 유산 없이도 실력으로 빽을 이기는, 성실한 국민들을 위해 이기겠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안 후보는 ‘대선 결선투표제’를 실현에 달라고 국민에게 요청하기도 했다. 그는 “저는 지지율 낮을 때도 대통령 결선투표제 주장했다. 단 한 번도 유불리 계산하지 않았다”면서 “이제는 국민의 힘으로 결선투표 해주실 때가 되었다. 위대한 국민의 힘으로 과반 지지 넘는 대통령 만들어 달라”고 선거제도 개편을 요구했다. 결선투표가 도입 되야 문재인 후보를 이길 수 있다는 계산에서다.
 
 
◆안철수 후보확정에 손학규·박주선, 승복과 지지·지원 약속
안철수 후보가 확정되자 함께 경쟁한 손학규·박주선 후보는 경선결과의 승복과 대선과정에서의 지지로 화답했다.
 
국민의당 경선에서 2위로 패한 손학규 전 대표는 4일 대전 한밭종합운동장에서 안철수 전 공동대표 공식 후보선출 축하연설을 통해 “이제 마음껏 안철수를 지지하고 대통령으로 만들어야 한다. 저 손학규의 한을 풀어주셔야 한다”고 승복과 지지의사를 밝혔다.
 
손 전 대표는 “사실 국민의당 후보가 되고 싶었다. 제가 대통령이 되고 싶었다. 제가 하면 제일 잘 할 것 같았다”며 “잠깐만요. 여러분들 너무했다. 손학규에게도 좀 표를 주시지, 20%도 안 된다는 게 무슨 말이냐”라고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손 전 대표는 “국민의당이 승리해야 하는 것은 자유한국당과 더불어민주당이라고 하는 양대 패권 정치세력이 집권하는 것을 반드시 막아야 하기 때문”이라며 “이들 세습 정치세력, 기득권 정치세력은 서로 끊임없이 대결과 갈등을 만들면서 스스로 개혁과 기득권을 버리지 않고 있다. 적대적 공존 세력이 다시 돌아온다면 우리 국민의당은 물론 이 나라의 운명이 불안하게 된다"고 규정했다.
 
손 전 대표는 “우리는 반패권, 범개혁, 중도세력을 통합해서 특권, 세습, 파벌정치세력의 집권을 반드시 막아야 한다”며 “우리의 모든 것을 바쳐서라도 국민의 승리를 위해서, 안철수의 승리를 위해서 모두 손에 손 잡고 힘차게 나아가자”고 지지를 호소했다.
 
박주선 국회부의장도 “이번 대선은 국민의당이 질려야 질 수 없고 반드시 이겨야 하는 선거고, 이길 수밖에 없다는 투철한 의식과 사명감을 갖고 반드시 이길 것을 기원하고 기대한다”며 안철수 후보에게 “깊은 축하의 말씀을 올린다”고 말했다.
 
박 부의장은 “완전국민경선에 의해 승리한 안철수에게 얼마나 많은 국민의 기대와 역사적 책임이 있는지 본인께서 분명 인식할 것”이라며 “우리를 지지하는 국민들이 걸어온 길이 천리였다면 걸어가야 할 길은 만리가 남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우리 모든 사람들이 오늘의 승리를 기쁨으로 끝내지 말고, 더 큰 영광을 만들기 위해 어떤 가시밭길이라도 힘차게 걷고 백 마디 말보다 한 보라도 행동으로 뛰는, 그래서 승리를 만드는 국민의당을 지지하는 헌신적 기여를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박 부의장은 “대한민국의 정치발전과 국민의당의 승리를 위해 제가 경선 후보 때보다 더 큰 역할, 큰 노력과 성의를 다 하겠다”고 안 후보 지지와 대선에의 기여를 다짐했다.
 
 
▲ 유승민 후보 캠프 지상욱 대변인은 4일 논평에서 “국민의당 대통령후보로 안철수 전 대표가 선출된 것을 축하한다”면서도 “안 후보는 앞으로 민주당 2중대 같은 행보가 아닌 진정 민생을 위한 정책적 기조로 선의의 경쟁을 해나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사진 / 고경수 기자
◆자유·바른, ‘민주당 2중대’ 연대거부...민주·정의, ‘적폐세력과 연대’ 정체성 의심
하지만 다른 정당의 반응은 축하일색은 아니었고 오히려 국민의당과 안철수 후보의 정치적 입지에 대한 비판과 경계였다.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은 국민의당을 ‘민주당 2중대’라고 비꼬았으며,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은 보수세력과의 연대 또는 단일화 여부를 경계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는 4일 JTBC 뉴스룸에 출연해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이 호남 적통을 두고 경쟁하고 있는데 어떻게 연대할 수 있느냐”며 “안철수 후보는 기본적으로 민주당에서 떨어져나온 2중대 아니냐”고 비꼬았다.
 
정우택 자유한국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도 5일 당사에서 열린 선거대책회의에서 “어제 안 후보가 국민의당 대선 후보로 당선됐는데 정체성과 국가 비전이 뭔지 모르겠다는 지적이 나온다”며 “분명한 정치적 가치관, 그가 제시하는 대한민국의 미래가 무엇인지, 군소정당이자 호남정당이나 마찬가지인 39석으로 국정운영을 어떻게 할 건지, 그가 내세우는 반문가치 외에 또 뭐가 있는지 밝혀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 원내대표는 “안 후보의 국민의당은 겉으로는 중도를 표방하지만 때로는 보수, 진보를 오락가락하면서 민주당 2중대에 불과하다는 지적을 받는 것도 불분명한 안보관과 대북관 때문”이라며 “본인이 진보인지 보수인지, 좌파인지 우파인지 분명하지 못하다”고 비판했다.
 
유승민 후보 캠프 지상욱 대변인은 4일 논평에서 “국민의당 대통령후보로 안철수 전 대표가 선출된 것을 축하한다”면서도 “안 후보는 앞으로 민주당 2중대 같은 행보가 아닌 진정 민생을 위한 정책적 기조로 선의의 경쟁을 해나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지 대변인은 “국민의당은 사드배치에 대해 당론으로 반대하고 있다”며 “안 후보 역시 안 된다며 철회하라고도 했다가 이제는 국가간 협정은 지켜야 한다는 등 오락가락한 안보관을 보이고 있다”고 꼬집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측 박광온 문재인 후보측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안 후보가 수락연설에서 ‘탄핵 반대세력에게 면죄부를 주는 연대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에 주목한다”면서 “안 후보는 국정농단에 대한 반성도 없이 문재인 후보 흠집 내기에 몰두하는 적폐세력과의 단절을 단호히 천명하라”고 요구했다.
 
박 대변인은 “정쟁과 네거티브에 소모할 시간이 없다. 남은 기간 정책과 비전으로 국민의 평가를 받는 선거가 될 수 있도록 선의의 경쟁을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 측은 배진교 선대위 대변인도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무엇을 이루고자 대선에 도전하는지 여전히 불분명하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며 “최근 박근혜 사면을 둘러싼 모호한 화법은 과연 적폐청산의 분명한 의지를 갖고 있는지 의심케 한다”고 지적했다.
 
배 대변인은 “미래 세력을 자부한다면 과감히 과거세력 그리고 과거의 정치행태와 단절하는 것이 우선적인 출발점이 되어야 하는 것 아닌지 국민의당과 안철수 후보께 묻고 싶다”며 “안철수 후보와 국민의당이 지금까지 보인 모습이 각 당 후보가 확정된 이후 더욱 심하게 재연될 것이라는 우려가 부디 기우이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각 당의 반응을 보면 비문연대 또는 단일화 대상인 보수정당으로부터는 안 후보 중심의 단일화로 양자구도가 실현될까하는 데서 견제를 받고 있고, 진보정당으로부터는 정체성을 확실히 하라는 요구를 받고 있다.
 
 
▲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캠프의 전병헌 전략본부장은 “양자구도로 간다는 것은 각자의 희망사항일 뿐이다. 문 후보가 1등 후보로서 대세를 형성하고 있는 것을 어떻게든지 프레임을 깨 보려고 하는 희망 섞인 립서비스 수준”이라고 평가하면서 “여전히 큰 격차이고 이것은 선거 기간 내에 줄일 수 없다”고 확신했다. 사진 / 고경수 기자
◆국민의당, 단일화 없는 양자구도 불가능 지적에도 당장은 반복주장
이렇게 양쪽으로부터의 공격에 대한 대응은 양자구도를 만들어 내는 것이 될 수밖에 없다. 박지원 대표는 5일 최고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에서 “우리는 어제 대한민국의 새로운 미래를 여는 미래 대통령 안철수 후보를 국민의 손으로 뽑았다”며 “이제 본격적으로 ‘미래:과거’의 경쟁이 시작된다. ‘안철수 미래:문재인 과거’가 경쟁한다”고 양자구조를 강조했다.
 
주승용 원내대표도 “저는 국민의당과 안철수가 꿈꾸는 ‘미래’와 각 당의 후보들이 꿈꾸는 미래가 어떤 것인지 밤새워 토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아마 토론을 하면 할수록 왜 안철수와 국민의당이 정권교체의 적임자인지 드러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확신했다.
 
이에 더해 안철수 후보는 문재인 후보와의 1:1 끝장토론을 제안했다. 안 후보는 5일 오전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저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께 양자 끝장토론을 제안하고 싶다”며 “본인 스스로가 이번엔 대통령후보에 대한 검증이 중요해서 끝장토론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고 촉구했다.
 
안 후보는 “준비된 종이 없이 서로 맨몸으로, 미국 토론처럼 자유롭게 서로 끝장토론을 하게 되면 실제로 저 사람이 가진 생각이 어떤 건지 알 수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은 양자구도를 이루려는 안 후보의 시도를 일축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캠프의 전병헌 전략본부장은 5일 KBS 라디오 '안녕하십니까, 윤준호입니다'에 출연해 “양자구도로 간다는 것은 각자의 희망사항일 뿐이다. 문 후보가 1등 후보로서 대세를 형성하고 있는 것을 어떻게든지 프레임을 깨 보려고 하는 희망 섞인 립서비스 수준”이라고 평가하면서 “여전히 큰 격차이고 이것은 선거 기간 내에 줄일 수 없다”고 확신했다.
 
전 본부장은 “박지원 대표가 국정농단 세력과 끊임없는 물밑 교감을 하고 있다는 그런 식의 보도가 나오고 있기 때문에 국민의당이 이중 플레이를 하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그런 의심을 하고 있지만 성사되기 어렵다”며 “결과적으로 나머지 세 정당이 합쳐지게 되면 시너지 효과보다는 국민적 반감을 불러일으킬 것이고 합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고 단언했다.
 
양자구도를 주장하는 국민의당. 바른정당·자유한국당과의 단일화없이 무슨 양자구도냐라는 민주당. 원내5당 5자 구도에서 바른정당·자유한국당과의 단일화없이 그 지지세력을 끌어와야한다는 딜레마에서 아직 국민의당으로서는 양자구도가 형성됐다고 ‘문모닝’처럼 계속 반복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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