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양념’발언에 발끈...이종걸 등 ‘비문계’ 의원들, 적극지지 의문

▲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경선 승리 다음날 상임선거대책위원장에 추미애 대표를 확정하는 등 발 빠른 대선준비에 뛰어드는 한편 안희정, 이재명, 최성 후보 지지자 끌어안기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문 후보는 4일 오전 민주당 긴급 의원총회에 참석해 “경쟁했던 후보들의 캠프에 참여했던 분들, 그런 분들의 가치와 정책들을 전부 함께 아우를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진 / 고경수 기자
[시사포커스 / 오종호 기자]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경선 승리 다음날 상임선거대책위원장에 추미애 대표를 확정하는 등 발 빠른 대선준비에 뛰어드는 한편 안희정, 이재명, 최성 후보 지지자 끌어안기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문재인 후보는 4일 오전 민주당 긴급 의원총회에 참석해 “경쟁했던 후보들의 캠프에 참여했던 분들, 그런 분들의 가치와 정책들을 전부 함께 아우를 계획”이라며 “의원들도 어느 캠프에서 어떤 후보를 지지했든 이제는 다 지나간 일이다. 이제는 마음을 하나로 모아서 우리 당 선대위에 함께 해주기 바란다. 의원들은 우리 당 선대위에 빠짐없이 참여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요청했다.
 
 
◆문재인 “안희정-이재명-최성-박원순-김부겸의 열정·가치·경륜 함께 모을 것”
문 전 대표는 문자 폭탄과 관련해서는 “절박한 마음 때문에, 절박한 열의가 지나쳐서 후보들 사이에서는 금도를 잘 지켰는데, 지지자들 가운데서는 과도한 그런 일도 있었다고 생각한다. 제가 알았든, 몰랐든, 제 책임이든, 아니든 깊은 유감을 표하고 위로 말씀을 드린다”며 “혹시라도 경선과정에 앙금이 남거나 상처가 남는 일이 있으면 제가 앞장서서 그런 부분은 해소하겠다”고 상대 후보 지지자들을 달랬다.
 
문 후보는 “이제는 어쨌든 치열한 경쟁이 끝났으니 다시 하나가 돼야하지 않겠나”라며 “함께 경쟁한 안희정, 이재명, 최성 후보와는 이미 마음으로 하나가 돼 있다고 생각한다. 중간에 그만뒀지만 박원순 시장이나 김부겸 의원과도 함께 하겠다. 경쟁한 후보들, 박 시장, 김 의원과 함께 하는 것은 제가 책임지고 반드시 해내겠다. 함께 하는 모습을 빠른 시일 내 의원과 국민에게 보여 드리겠다”고 약속했다.
 
추미애 대표도 의총에서 “우리당은 비상한 각오, 사즉생의 각오로 대선에 임해야 한다"며 "당 중심의 ‘통합 선대위’ 논의를 시작하겠다. 문재인 후보 뿐만 아니라, 안희정-이재명-최성-박원순-김부겸의 열정과 가치, 경륜을 함께 모아 국민에게 비전과 희망을 함께 드리겠다”고 밝혔다.
 
추 대표는 “민주당의 이름으로 우리는 하나이며, 정권교체의 사명감을 가진 동지”라며 “본선에서는 더 겸허하고 낮은 자세로 국민들을 안심시켜야 한다”며 “신뢰를 쌓고 대한민국을 바꿀 힘을 달라고, 우리를 정권교체의 도구로 써달라고 믿음직한 정당의 모습을 보이는 데에 함께 해 달라”고 요청했다.
 
추 대표는 “안희정, 이재명, 최성 후보도 경선과정에서 어떤 정당과 후보가 가지지 못한 대한민국의 미래 비전과 열정을 보여줬다”며 “그 분들이 꿈꾼 대한민국의 미래가 제3기 민주정부의 미래가 돼야 한다. 경선 내내 이 분들이 우리 당 후보라는 사실에 감동했고, 또 감사했다”고 감사의 표시를 했다.
 
문재인 후보는 전날 경선 후 후보수락연설에서도 “더불어민주당 경선에 참여해주신 많은 국민들, 당원동지들, 그리고 아름다운 경쟁 끝에 제게 힘을 모아주신 안희정, 이재명, 최성 후보와 지지자분들께 깊이 감사드린다”고 첫 말을 꺼냈다.
 
문 후보는 “세분 동지들 덕분에 우리당이 더 커졌다. 덕분에 저도 배웠다”며 “안희정 동지에게서 당당하게 소신을 주장하고 평가 받는 참된 정치인의 자세를 보았다. 우리 정치를 한 단계 바꿔보겠다는 발상의 전환이 담대했다”고 말했다.
 
문 후보는 또 “이재명 후보에게서 뜨거운 열정을 배웠다. 그의 패기와 치열함은 남달랐다”며 “최성 후보의 도전정신도 아름다웠다. 끝까지 멋진 완주, 오래 기억될 것이다. 아름다운 경쟁과 승복을 보여주신 세 동지의 모습을 뜨거운 박수와 함께 기억해달라”고 요청했다.
 
문 후보는 “세 동지가 미래의 지도자로 더 커갈 수 있게 제가 함께 하겠다”며 “민주당 정부가 다음, 또 다음을 책임지고 이어나갈 수 있도록, 제가 반드시 정권교체의 문을 열겠다”고 강조했다.
 
 
▲ 안희정 지사는 “명백하게 경선 결과에 승복한다”며 민주당의 대선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그런데 법적으로 선거 중립을 지켜야 돼서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당원, 시민의 한사람으로서, 경쟁자 한 사람으로서 모든 의무와 역할을 해서 당의 승리를 돕겠다”고 밝혔다. 사진 / 고경수 기자
◆안희정·이재명 경선 승복 “정권교체, 민주당 승리에 기여”
안희정 충남지사는 경선결과에 대한 승복을 밝히며 “지지자들과 함께 민주당의 승리에 힘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안 지사는 4일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명백하게 경선 결과에 승복한다”며 민주당의 대선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그런데 법적으로 선거 중립을 지켜야 돼서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당원, 시민의 한사람으로서, 경쟁자 한 사람으로서 모든 의무와 역할을 해서 당의 승리를 돕겠다”고 밝혔다.
 
안 지사는 대연정과 선의발언에 대해 “방향이 잘못됐다는 생각은 한순간도 가져본 적이 없다. 제 소신, 제 인생의 칼라, 제 인생의 맛이다”라며 “제가 후회하거나 반성할 대목은 아니다. 이 시대 많은 분들께 문제제기 됐다는데 자부심을 가진다”고 강조했다.
 
안 지사는 경선과정에서 “새로운 시대에 도전한다는 두려움에 대해 배웠다”며 “다수의 생각에 귀환하고 싶어 하는 유혹과 싸움, 대화와 타협이라는 정치 대화를 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적대적인 태도보다는 어떠한 견해든 간에 상대의 제안을 긍정적으로 존중해서 시작해야한다는 선의발언까지 두려운 순간들이었다. 그 두려움에 어떻게 서야 하는지를 배웠다”고 평가했다.
 
이재명 성남시장도 “민주당 중심으로 하는 정권교체가 국민의 열망을 담아 성공하기를 바란다”며 “정권교체의 길에 당원으로서 제 몫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재명 시장은 3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수도권강원제주 순회투표를 마친 뒤 기자들에게 “최선을 다했지만 역부족이었다. 그래도 '개시'치고는 괜찮았다”며 “과반을 저지했으면 좋았겠지만 '대세'가 너무 강해서 아쉽다. 한편으로는 축하드린다”고 밝혔다.
 
이 시장은 “저는 이 순간부터 현역 지방자치단체장이라서 말 한 마디를 ‘삐끗’했다간 가는 수가 있어 조심하겠다”며 “큰 길을 가고, 당원으로서의 역할을 다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시장은 “우리는 하나의 팀으로, 각자의 포지션을 정하는 게임을 해왔던 것”이라며 “우리는 경쟁을 했던 것이지, 전쟁을 했던 것이 아니기 때문에 작은 상처들은 빠른 시간 내에 치유하고 팀원으로서 같은 길을 가게 되기를 바란다”고 요청했다.
 
이 시장은 지지자들에게 ”여러분의 열정에 감사드린다. 우리의 열정과 이 눈물이 합해져 거대한, 세상을 바꾸는 격류를 만들 것“이라며 ”우리는 그 첫 길을 여는 눈방울이고 태산의 출발인 티끌“이라고 감사의 뜻을 표했다.
 
이 시장은 지지자 일부가 '부정경선'을 주장하는데 대해 “울지 말고, 탓하지 말고, 세상 사람들을 우리가 충분히 설득하지 못했구나, 우리의 진심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제대로 전달하지 못했구나, 우리가 더 많이 준비해야 되겠구나, 우리의 정성이 아직 부족했구나, 이렇게 생각하자”고 진정시켰다.
▲ 이재명 시장은 “우리는 하나의 팀으로, 각자의 포지션을 정하는 게임을 해왔던 것”이라며 “우리는 경쟁을 했던 것이지, 전쟁을 했던 것이 아니기 때문에 작은 상처들은 빠른 시간 내에 치유하고 팀원으로서 같은 길을 가게 되기를 바란다”고 요청했다. 사진 / 고경수 기자

 
 
◆박영선 ‘양념’발언에 발끈...이종걸 등 ‘비문계’ 의원들, 문재인 적극지지 의문
일단 안희정 지사와 이재명 시장은 경선 승복과 당 승리에의 지원을 약속했지만 현직 지자체장의 신분에서 어느 정도의 지원이 가능할지, 또 캠프 참여 의원이나 관계자 그리고 지지자들까지 적극 문재인 후보 지지에 나설지는 의문이다.
 
현직 지방자치단체장은 공직선거법상 정치적 중립 의무가 있어 문재인 후보를 직접 지지하거나 정치행사에 참석할 수 없다. 당연히 문 후보에 대한 지지에 소극적일 수 밖에 없는데, 이런 모습이 자칫 주변 사람들에게는 경선 후유증이나 앙금으로 비춰질 수도 있다.
 
더구나 이들 후보를 지지했던 의원들의 행보가 적극적인 문재인 지지로 돌아설지는 의문이 남는다. 특히 안 지사 측 박영선 의원과 이 시장 측 이종걸 의원은 비문계로 꼽히는데다 경선과정에서의 논란에 적극 대처해 오면서 상처를 입었을 수 있다.
 
당장 박영선 의원은 4일 오전 문재인 후보의 ‘양념’발언에 대해 페이스북에 “‘양념’ 이라는 단어하나가 던지는 사람의 모든 것”이라는 글을 올리며 “아침에 눈뜨니 문자폭탄과 악성댓글이 ‘양념’이 되었다. 막말 퍼붓는 사람들이야 그렇게 하고나면 양념 치듯 맛을 더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악성댓글 때문에 상처받고 심지어 생각하기도 싫은 험악한 일들이 벌어져왔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양념’이라는 단어의 가벼움이 주는 그 한마디는 어쩌면 그 내면의 들켜버린 속살인지도 모른다”며 “이 사안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어왔고 또 때론 즐겨왔는지. 또한 상대에 대한 배려라는 것이 늘 네 편 내편에서 이루어져 온 잣대가 다른 배려였지 않나”하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양념’ 이라는 단어는 상처받은 사람에게는 상처에 소금뿌리는 것과 같을 것”이라며 “상처에 소금뿌리는 것도 양념이냐고 반문하면 분명 버럭 화를 낼것이다. 그리고 네거티브 하지말자 할지도 모른다. 그걸 모를 리는 없었을 텐데 실수라고 하기엔 그 가벼움의 내면이 지나온 세월의 너무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이글을 올리고 나면 또 수많은 공격이 날아올 것”이라며 “승복하지 않느냐 에서부터 두렵지 않느냐 까지. 그러나 이것은 승복의 문제와는 별개의 것이고 악성댓글과 문자폭탄을 적폐청산대상으로 생각한 사람 입장에서는 이에 대한 반론제기가 불가피함을 밝혀둔다“고 단서를 달았다.
 
문재인 후보는 안희정·이재명 후보의 핵심 가치를 수용하고 캠프 인물을 포용한 선대위를 꾸리려 통합 절차를 본격화할 계획이지만, 아직은 시간이 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당 내부를 추스르고 아우르기엔 대통령 선거일 까지 남은 시간은 또 너무 부족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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