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朴 구속돼 분당 원인 없어져”…유승민 “한국당, 바뀐 게 없어”
먼저 홍 지사는 이날 오전 대선후보로서 첫 일정으로 동작구 국립현충원을 방문한 자리에서 바른정당을 향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의 원인이 됐던 게 보수정당의 분열이었다”며 “대통령이 파면되고 구속되고 이제 끝났다. 원인이 이제 없어졌다. 분가했던 분들이 돌아오시는 게 통합의 길”이라고 한국당으로의 복귀를 촉구했다.
그러자 바른정당의 유 의원은 같은 날 세월호가 인양되어 있는 목포신항을 찾은 가운데 기자들에게 “자유한국당은 전혀 바뀐 게 없다. 오히려 바른정당 창당의 정당함이 증명된 것”이라며 “그쪽 대선후보로 뽑히신 분은 출마 자격조차 없는 분 아니냐. 더 이상 대꾸할 생각이 없다”고 홍 지사의 호소를 일축했다.
이에 홍 후보 역시 특유의 강도 높은 공세를 펴기 시작했는데, 그는 이날 오후 국회 헌정기념관 대강당에서 가진 한국당 국회의원·당협위원장 연석회의 직후 목포신항에서의 유 의원 발언을 꼬집어 “거기에는 대꾸 안 한다. 초등학교 학생도 아니고 한 두 번이냐”라며 “세월호 현장 가서 또 욕질이나 한다. 혼자 떠들라고 해라”라고 독설을 퍼부었다.
그러면서 홍 지사는 “분풀이 다했으면 들어와야지. (박 전 대통령이) 탄핵, 파면 구속까지 됐으면 끝난 것 아니냐”며 “이제 감정을 풀어라”라고 거듭 강조했다.
하지만 유 의원은 대구에서의 지원유세 뒤 기자들을 만나 홍 지사를 겨냥 “막말하기로는 제가 홍 후보를 어떻게 답하겠냐”며 홍 지사와의 신경전을 이어갔다.
한편 유 의원은 앞서 한국당과의 보수단일화에 대해서도 당내 친박청산과 정책변화 등 여러 사항을 내건 바 있는데, 전날 한국당 전당대회에서 홍 지사는 사실상 더 이상 친박 청산할 뜻이 없음을 내비친 채 바른정당에 당대당 통합도 아닌 일방적 복귀만 요구하고 있어 양측 간 갈등은 쉽게 풀리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홍 지사가 자신과 대선후보 자리를 놓고 경쟁했던 강성 친박 김진태 의원에게도 이날 여의도 한 일식당에서 저녁식사를 한 뒤 “강원도, 태극기 니가 잘 맡아라”라고 발언한 데 이어 김 의원이 “약속해주신 것만 잘해주면 뭐”라고 답해 일각에선 둘 사이에 어떤 밀약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일고 있다.
김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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