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품 빼돌리고 모조품 입고” 주장에 오리온 사실관계 확인 중“

▲ 시민단체들이 회사 소유의 미술품을 빼돌린 혐의로 담철곤 오리온 그룹을 검찰에 고발키로 한 가운데 S갤러리에 모조품을 입고하는 방식으로 진품을 빼돌려 비자금을 조성한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 [사진 / 시사포커스 DB]
[시사포커스 / 김용철 기자] “미술품 신경 쓰지 마라. 1억7천4백만 원 정도밖에 나가지 않는다.” “무슨 소리 하느냐. 책임 못진다. 책임 질 권리 없다.”

약탈경제반대행동과 예술인소셜유니온 등 시민단체들이 회사 소유의 미술품을 빼돌린 혐의로 담철곤 오리온 그룹을 검찰에 고발키로 한 가운데 S갤러리에 모조품을 입고하는 방식으로 진품을 빼돌려 비자금을 조성한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 이 때문에 오리온그룹과 S갤러리간 ‘책임 떠넘기기’ 공방으로 확산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약탈경제반대행동 관계자는 28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오리온 그룹에서 퇴임한 임원을 통해 ‘폭로되면 그룹이 끝이 난다’는 내용을 들었다”며 “S갤러리에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S갤러리에서도 ‘무슨 소리하느냐. 우리는 책임 못진다’는 발언을 고발자를 통해 들었다”며 “모조품을 입고하고 진품을 빼돌린 게 비자금 조성 의혹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들 시민단체는 이와 관련 30일 담철곤 오리온그룹 회장을 검찰에 고발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고발장을 서울중앙지검에 접수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고발장에서 “담철곤 회장이 그룹 소유의 소장 미술품인 마리아 퍼게이(Maria Pergay·86)의 ‘트리플 티어 플랫 서페이스 테이블’(Triple Tier Flat-sufaced Table·이하 '트리플 테이블')과 ‘장 뒤뷔페’(Jean Dubuffet·1901~1985)의 ‘무제’를 각각 횡령했다”고 적었다.

Maria Pergy 작가의 작품인 ‘트리플 테이블’은 시가 2억5,000만원 이고, Jean Dubuffet 작가의 작품 ‘Untitled는 1억 7,400만원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트리플 테이블’의 경우 진품을 임의 반출하고 모조품을 입고하는 방식으로 횡령한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에 따르면 담 회장이 오리온 양평연수원에서 소장하고 있는 ‘트리플 테이블’을 2014년 2월13일 그룹 계열사 A대표에게 지시해 임의반출하고 2014년 10월6일경 S갤러리 직원 모씨를 통해 진품 대신 모조품을 입고하는 방식으로 빼돌렸다는 것이다. 또 담 회장이 오리온 모 계열사로부터 임차해 이화경 부회장 사무실에 걸어놓은 장 뒤뷔페의 '무제'를 2015년 5~6월경 성북동 자택으로 빼돌린 의혹이 있다고도 했다.

이와 관련 오리온 그룹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시민단체에서 제기한 의혹에 대해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있다”며 “S갤러리와 책임 떠넘기기 관련해서도 받은 정보가 없기 때문에 현재로선 말할 게 없고 사실 확인 중에 있다”고 답했다.

담 회장은 2011년 법인자금 140억원으로 미술품 10여 점을 사들여 자택에 걸어둔 것이 드러나 횡령 혐의로 구속 기소돼 대법원에서 징역3년,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아 풀려난 바 있다.
 
저작권자 © 시사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